[놀토에 어디가지? ] 농암종택

농암 이현보의 자취가 깃든 고택
조선의 대표 선비…'어부가' 작가로 유명
직계자손이 650여년 대이어 살고 있어
안동 청량산 남쪽자락 낙동강변에 위치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청량산 남쪽자락에 낙동강을 끼고 있는 농암 종택.

관련단원 고교 문학교과서 인물

꼬장꼬장한 선비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부가와 농암가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농암 이현보(1467~1555) 선생이다.

그는 조선을 대표하는 선비였다. 표정은 비록 검고 거칠지만
속에는 맑은 술을 품고 있는 질그릇과 같은 인품이라 하여 '소주도병(燒酒陶甁·
소주를 담은 질그릇)'이라 불렸다는 농암 이현보 선생.

우리시대에 되돌아 보아야할 인물, 당당하고 인자한 목민관이자
둘도 없는 효자인 이현보.
쉰이 넘은 나이에 때때옷을 입고 어리광을 피우는 효자였고,
백성 앞에서는 한없이 인자한 관리이며
또한 자연을 사랑하고 노래한 풍류객인 농암의 자취가 깃든 농암 종택을 찾아 떠난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청량산 남쪽자락에 낙동강을 끼고 있는 농암 종택은
농암 선생이 태어나고 성장한 집이며
직계 자손이 650여년을 대를 이어 살아오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을 지은 사람은 영천이씨 안동 입향시조인 소윤공 이헌으로 선생의 고조부이다.
자손들은 지금 이 분으로부터는 23세손, 선생으로부터 18세손까지 내려왔다.
농암 선생은 '불천위'로 모셔졌다.

종택은 6천600㎡의 대지 위에 사당, 안채, 사랑채, 병채, 문간채로 구성된
본채와 긍구당, 명농당 등의 별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긍구당'은 1350년 이헌이 지은 건물이며,
'명농당'은 1501년 선생 나이 44세 때 귀거래의 의지를 표방하고 지은 집으로
벽 위에 '귀거래도'를 그렸다.

이현보 선생은 자는 비중, 호는 농암, 본관은 영천으로, 안동시 도산면 분천리에서
태어났다. 20세 때 홍귀달 선생께 수학하고 32세에 문과에 급제했다.
36세에 사관으로 사초를 바르게 쓸 수 있도록 직언하여 연산군의 미움을 얻었고,
38세 때는 서연관의 비행을 논하였다가 안동으로 유배되었다.
연산군의 실수로 기적적으로 죽음을 모면하니,
친구들은 선생의 이런 강직함을 보고 '소주도병'이라 했다.
사관으로서 유일하게 사지를 벗어난 경우이다.

중종반정으로 복직되어 형조참판, 호조참판, 지중추부사 등을 역임했으나 그때마다
외직을 자청하여 영천, 안동, 경주, 대구, 경상도관찰사 등의 8개 고을 관직에 있었다.
경직을 절대적으로 선호한 당시의 정치 풍토로 볼 때, 외직의 자청은 남다른 효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민생에 보다 가깝게 가고자 하는 일관된 신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농암 선생은 일찍부터 관직을 그만두고 자연에 묻혀 살고 싶어 하였으나 76세에
이르러서야 어렵사리 병가를 얻어 그 뜻을 이룰 수 있었다.
낙향한 후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아름다운 노래로 표현하였는데,
특히 전래되던 '어부가'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한문에다 우리말이 덧붙여진 형식이어서 기존의 한문시가와 달리
우리의 정서를 진솔하게 담아내는데 유용하였던 이 노래에 심취한 이현보는
가사의 순서와 내용을 바로잡고 다듬어 새로운 '어부가'를 만들었다.

"만사 무심히 오직 낚싯대에 뜻을 두니
정승의 자리라도 이 강산과 바꿀 수 없네

돛 내려라 돛 내려,산야에 비바람 치니 낚싯줄 거두리라
찌그덩 찌그덩 엇-샤, 평생 자취가 푸른 물결에 있도다.(어부가)"

이현보의 이러한 문학 활동은 영남지역 가단(歌壇)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로 이어지는 조선시대 강호시가(江湖詩歌)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이승호(대구답사마당 원장·taedabma.com)


# 알아볼까요

1. 이현보의 어부가와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를 비교해보자.
2. 소주도병(燒酒陶甁)은 무슨 뜻인가?
3. 이현보의 문집과 화보집을 찾아보자.

# 가는 길

대구~중앙고속도로~남안동IC~35번국도 도산서원 방향으로 40분~가송리 마을에서
우회전 낙동강 따라 10분(약 2시간30분 소요).

# 가볼만한 곳

1. 풍산한지공장(054-858-7007)- 한지를 직접 만들어볼수 있는 한지체험장과
닥종이를 원료로 하여 만든 전통한지공예품 상설전시관이 있다.

2. 장승공원(054-854-5331)- 하회별신굿탈놀이 기능보유자 김종흥씨가 깎은
각종 장승들이 전시돼 있으며, 도자기와 장승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3. 안동예절학교(054-841-0511)- 전통예절의 이론과 실습을 겸한 다양한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 먹을거리

안동시외버스터미널 옆에 위치한 영호골부리국식당(054-859-0457)은
맑은 하천의 자연산 다슬기로 끓인 시원한 국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