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부터 영주-안동-합천-광양-순천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외국인 교수님 한 분과 아이들 셋을 데리고 떠난 아주 셀레고 가슴 부푼 여행이었습니다. 작년 2012년에 농암 종택 예약을 한 달 전에도 못했던 터라 이번에 아예 2달 전부터 예약을 했지요. 그런데 비수기라 2월은 괜찮다고 그렇게 빨리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켜 주시는 주인 아주머니의 친절함에 1차 감동 먹었어요. 이제껏 예약해 본 결과로는 모두들 ‘암튼 빨리 예약하시라, 방이 있을지 장담 못 한다’는 주의신데 농암 종택의 주인 아주머님은 다르시더라고요. 주인 아주머님의 진솔한 마음이 느껴져서 정말 훈훈했어요.

 2차 감동을 주신 분은 일하시는 아주머니였습니다.

 여행 첫날 영주를 들러 풍기삼계탕집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갈 예정이었는데 저녁 7시에 예약까지 한 사람에게 그것도 1시간 전에 ‘닭이 떨어졌으니 오지말라’(예약착오라고 하시지만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는 주인아저씨의 황급한 전화에 어둑컴컴해지고 쌀쌀해지는 늦겨울 저녁 시각 정말 황망하던 차에 농암종택에서 일하는 아주머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저녁을 아직 해결하지 못해 지금 헤매고 있다고 하자 이곳에 식당이 하나 있으니 더 어둡기 전에 이쪽으로 빨리 오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마치 구세주를 만나는 듯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는 600년 넘게 조상님들께서 장수를 누리셨다는 농암종택의 나물류 등의 음식을 차려 주셨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거의 끝냈을 즈음까지 혼자 일하시길래 여쭈니 주인 분들은 일이 있으셔서 출타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친절하고 훈훈함을 주신 주인 아주머님도 뵙고 싶었는데 못 뵈어 아쉬웠어요. 그런데 주인 분들이 안 계셔도 이렇게 책임감 있게 일하시는 분은 처음 뵌 것 같았습니다. 정말 손도 어찌나 빠르신지 아마 그 때 4~6(잘 기억이..) 밥상이었던 같던데 반찬 가지 수는 한 밥상당 아마 10가지 넘었을 거예요. 암튼 그 많은 음식을 언제 다 준비하셨느냐니까 새벽에 일어나 하셨대요. 정말 대단했어요. 그리고 발효음식이야 그냥 그릇에 담으면 되지만 전과 같은 음식은 미리 해 놓으면 맛이 없어서 아침에 일일이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누룽지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따뜻한 숭늉을 마시는데 온 몸에 행복이 쫘악 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손님 대하시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풍기삼계탕의 주인 아저씨와 이 곳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님의 손님 접대 마인드가 이렇게 다르다니...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2014년 내년에도 다시 꼭 농암종택을 찾고 싶습니다.

 그 때 그 아주머님도 꼭 뵙고 싶어요. 그리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오래오래 뵐 수 있을 듯해서요. **^^**

 6박 7일 일정의 첫 여행지인 영주에서 받은 상한 마음이 그 분 덕에 치유가 되어 6박 7일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나머지 여행일정까지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