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손 어른 전

 

 1월30일 1박했던 영양공 24세손 이동호 입니다.

 

 농암 할아버지 종택은 오래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번에야 찾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곳곳에서 종택을 보존하기 위해 종손 어른이 얼마나 애쓰셨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긴 세월, 기울이신 그 정성과 수고로움에 감동할 따름입니다.

 

 집을 떠난 지 며칠이 지나 심신이 지친 제게 종택은 아늑한 휴식처였습니다.

 종부님의 세심한 배려로 따뜻한 방에 묵으며 오래간만에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식사 후 종손 어른의 말씀을 들으며  양반은 태생적인 것보다 삶의 과정에서 가문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키고 끊임 없는 자기수양을 통해 만들어 가는 것임을 이제사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조선의 수 많은 선비들이 평생동안 엄격한 수양을 거듭했는지 왜 그토록 자기 관리에 철저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 하다보니 많은 부분을 잊고 살았습니다.

 주신 가르침 명심하고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자식들에게도 그 가르침 꼭

 전 하겠습니다.

 

 종부님의 귀한 음식도 잊지 않겠습니다.

 단 맛에 익숙해진 탓에 단맛이 약한 식혜가 처음엔 입에 맞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그 깊은 맛과

 은은한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저녁과 아침, 정말 맛 난 만찬이었습니다.

 반찬 한가지 한가지 마다 들인 정성을 보며 식탁이 아닌 화려한 꽃밭이었습니다.

 음식이 육체적인 건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문화라는 말의 뜻을 새삼 깨닿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 고마운 정성에 감사 드립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눈도 많았고 근래 보기 드문 매서운 추위도 겪었습니다.

 내설악 백담사에서 통일전망대를 거쳐 남쪽으로 내려가며 겨울의 절정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내일 모래면 입춘입니다. 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제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난 겨울 가장 크고 혹독한 시련을 겪었지만 이겨낼 수 있을 것 입니다.

 더욱 강해지고 더욱 유연해질 것 입니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종택으로 향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운 많이 받았으니 이를 발판으로 삼아 재 도약 하겠습니다.

 이번에 두분이 베풀어 주신 고마움 두고두고 잊지 않겠습니다.

 

 두분 건강하시고 행복한 새해 맞으시기를 축원합니다.

 가까운 날에 좋은 소식 가지고 가족과 함께 다시 찿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2월2일

  용인에서 지손 이동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