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대를 했습니다.

  경관은 정말 감동적이더군요.

  선비를 찾아서라는 책도 좋았습니다.

  차 준비도 좋았지만 차주전자는 세척해놓지 않았더군요.

 

  마당에 불을 밝힐 수 있고 고택에 아악연주가 잔잔하게 흐르면 좋겠더군요.

 

  아침식사는 정말 꽝이었습니다. 음식의 맛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종택에서 먹는 아침이 급식소에서 배식받는 형태여서야 어디..

 

  돈을 두 배로 올리더라도 방짜 유기 식기에 7첩이나 5첩 반상으로 차렸더라면 정말 좋은 체험이 아니었을까요.

 

 전통문화 체험은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생활의 체험도 중요합니다.

 

  일본의 료깐숙박에 비싼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무얼까요.

 

  아따미의 한 료깐에서의 숙박이 기억납니다. 중급정도의 료깐이었는데

 

 chek-in을 하니까 기모노차림의 60대 여성이 방으로 안내하곤 우리에게 절을 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차와 화고자가 담긴 찬합을 소개해주고 나간 후,

 

 가까운 곳 관광을 하고 저녁에 들어오니 상이 차려져있고 아까 그 기모노차림의 여성분이 밥통과 국을 들고와

 

 따뜻한 밥과 국을 퍼주고 따뜻하게 해야 할 음식엔 워머의 불을 키고 나갔습니다.

 

 저녁을 먹고 료깐 안에 있는 온천을 하고 들어오니 이부자리가 펴 있었습니다.

 

 기모노차림의 여성분이 들어와 과일과 화과자등의 후식을 준비해주고

 

 굿나잇인사로 또 큰 절을 하고 나갔습니다.

 

 이런게 일본 료깐 문화체험 아닐까요. 료깐의 시설에 대해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기모노차림의 여성이 했던 서비스는 10년이 넘은 지금도 너무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종택 체험은 너무 실망이었습니다.

 

 좋은 풍광을 보기 위해서라면 다른 곳도 얼마든지 갈곳이 많습니다.

 

  숙박비를 올려받더라도 전통 대가의 생활문화가 깃든 컨텐츠를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강각의 천장엔 벌레들이 잡혀있는 거미줄이 잔뜩 있더군요.  마루는 먼지투성이고..

 

 마당엔 그 흔한 구절초 한 송이 없더군요.

 

 배식대에 서서 반찬을 담으면서 아무리 정성 깃든 반찬이면 무엇하나 돼지죽처럼 한 접시에 모두 담아 먹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숭늉 하나 없고 전통차 한 잔 없는 아침을 하고 난 후의 씁쓸함이란..

 

 퇴실할 때 정성어린 배웅인사 한 번 못받는..

 

 우리나라 종택가문의 손님맞이, 손님배웅은 이런 것인가...

 

 차라리 하지 않았더라면 환상리라도 가졌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