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는 무엇일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는 무엇일까요? 담백하고 풍성한 한식? 단아한 한옥? 유려한 색깔의 한복?
아마도 많은 대답이 가능할 것입니다.

 

유명한 사회학자인 토인비는 “한국이 인류 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효 사상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1996년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카코대학의 <게리 베커> 교수는  ‘한국인은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와 효(孝)사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앞으로 이 두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한국의 재도약은 어려울 것이다.’ 고 말했고 한국을 찾았던 LA 타임스의 외국인 기자는 “그 어떤 것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묘를 위해 먼 길을 달려가던 사람들의 끝없는 행렬”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네.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해서 잘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분명 한국인들이 가진 ‘효’의 마음은 특별한 것입니다.

 

우리의 효 문화가 왜 특별하게 느껴지는 걸까?

스웨덴에서는 많은 수의 노인들이 사회 복지 제도를 수정하라며 시위에 나서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복지가 훌륭하기로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스웨덴에서 복지 제도를 수정하라니, 그것도 복지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인 노인들이 말입니다.

이상한 일이지요? 하지만 스웨덴 노인들의 주장은 달랐습니다. 사회 복지가 너무 완벽해서 가족들이 복지 제도를 믿고 노인들을 방치하고 있다, 그래서 자식들이 찾아오지도 않고 외로움 속에 버려두기도 한다, 라고 그들은 말했습니다.

비단 스웨덴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가 발전한 선진국일수록 더욱 심합니다.
일본의 노인들이 겪는 소외와 외로움의 문제는 이미 몇 십 년 전부터 커다란 사회 문제로 인정되고 있으며,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은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그들 선진국에서는 나라의 복지제도가 자식들이 내팽개친 효도를 대신하고 있는 셈이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생화가 아닌 조화일 뿐이라고 그들 나라의 외로운 노인들은 말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눈에는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조상과 부모에 대한 마음을 지키고 있는 한국의 ‘효’ 사상이 놀랍고 또 부러운 것이겠지요.

 

현대 한국인의 효문화는?

그렇다면, 세계가 부러워하고 한 편으로 신기해 하기도 한 효 문화, 현대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까요? 리서치 전문 회사 갤럽의 흥미로운 설문 조사가 있는데요.

바로 어버이날 어떤 계획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9%가 ‘용돈 드릴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꽃(카네이션 등)을 선물 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33%, ‘부모님과 외식(식사)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28%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 ’전화로 감사인사를 하겠다‘는 응답자는 18%, ’꽃 이외의 다른 선물을 하겠다‘는 응답자는 17%, 그 외 ‘여행’ 3%, ‘편지’ 2%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이라도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해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20%’만이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해 본 것으로 나타나10명 중에 8명 정도는 ‘사랑 합니다’라는 표현을 거의 한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합니다.

 

네, 이렇게 한국에서 효문화는 살아있었습니다. 어버이날의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는 나라도,
또 응답자의 다수가 부모님께 선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하는 것도 모두 전통적인 ‘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이지요.

 

<대명절 추석에도 ‘효도’는 빠질 수 없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이미지출처: 뉴시스>

 

또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효도 상품’입니다.
한국에는 효도 여행, 효도 선물 등 부모님을 위한 산업이 독자적으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겠지요. 역시 2003년 실행한 한국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90.5%는 ‘효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의 효는 살아 있습니다.

 

살아있는 ‘효’ 사상, 현대 문화에 맞게 더 노력하자

그러나 우리의 ‘효’문화가 우리들은 지난 세기 눈부신 경제적 발전을 이루면서 잠시 외적인 것들에 눈이 팔려, 소홀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한강의 기적 뒤에는 유교문화와 가족주의라는 긍정적인 토대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토대가 되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과 책임감이 우리를 지금처럼 건강하고 부유한 국가로 만들어 주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랑스럽고 고마운 효에 대해서, 세계인들이 부러워하고 주목하는 효도에 대해서 정작 우리들은 조금씩 그 고마움을 잊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가장 한국적인 것들을 다시 살리고 제 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각박하게 변해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효도는 자칫 낡고 귀찮은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주는 힘입니다.

가장 한국적이고 또 세계적인 우리의 ‘효’. 이제 그 정신을 되살려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을 조금 더 단단하고 아름답게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