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일당愛日堂
1512년, 농암은 ‘효孝’를 실천하고자 ‘애일당愛日堂’이라는 정자를 지었다. ‘애일’은 ‘날을 아낀다’는 뜻이니, ‘애일당’은 곧 ‘부모님이 살아계신 나날을 아낀다는 뜻의 집’이다. 농암은 여기서 아버지를 포함한 아홉 노인들을 모시고 어린아이처럼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추었다. 농암 자신이 이미 이때 70세가 넘은 노인으로, 중국의 전설적인 효자 노래자의 효도를 그대로 실행했다. 이를 ‘애일당구로회愛日堂九老會’라 했다.
농암의 이런 효행은 조정으로 알려졌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박상朴祥, 이행李荇, 소세양蘇世讓, 정사룡鄭士龍, 이장곤李長坤, 김세필金世弼, 이장곤李長坤, 어득강魚得江 등 당대 명현 47명이 축하 시를 보냈으며, 김안국金安國, 이언적李彦迪, 주세붕周世鵬, 이해李瀣, 이황李滉, 조사수趙士秀, 임내신任鼐臣, 황준량黃俊良 등의 인사들이 끊임없이 예방하였다.
이런 농암의 효행은 선조임금이 농암가문에 ‘적선積善’이라는 대자大字 글씨를 하사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농암종택 500여년을 이어오는 아름다운 전통이 되었다. 이 같은 측면은 첨예한 당시 정계 동향에서 정의로움으로 조화를 잃지 않았던 농암의 인격을 반증하는 것으로, 농암에게는 귀거래의 정서로 귀착되고 있다.
그런데 농암가문의 장수는 상상을 초월했다. 농암을 중심으로 하여 보면, 농암 89세, 아버지(欽) 98세, 어머니(안동권씨) 85세, 숙부(鈞) 99세, 조부(孝孫) 84세, 조모(청주양씨)77세, 증조부(坡) 76세, 고조부(軒) 84세, 외조부(權謙)93세, 외숙부 두 분(權受益, 權受福)이 93세, 73세, 외사촌(權矩)이 85세였다. 동생들(賢佑, 賢俊)이 91세, 86세이며, 아들 문량 84세, 희량 65세, 중량 79세, 계량 83세, 윤량 74세, 숙량 74세이고, 조카인 충량忠樑과 수량遂樑이 71세, 89세이니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 또한 문량의 증손자(榮運)와 고손자(養直)도 94세, 82세였으니, 1500년대 평균 년 령 80세, 그것도 7대 200여년에 걸쳐 계속되었다.
‘애일당 편액’은 ‘중국 제2명필’이 썼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고, 축하 시를 남긴 당대 명현은 80여명이다. 지금 마루에는 농암, 金安國, 李荇, 鄭士龍, 魚得江, 朴祥, 金世弼, 李長坤, 金誠一 선생의 시가 게판揭板 되어 있다.
농암은 만년에 애일당 난간에 홀로 서서 시 한편을 지은 바 있데, 이 시는 농암의 성품을 보는 것처럼 깨끗하고 탈속하다.
巖聾孰如主翁聾 농암바위와 나, 누가 더 귀 먹었는가
祈父猶嫌亶不聰 기보도 오히려 총명하지 않음을 혐의스럽게 여기지 않았다내
閱世已多餘鶴髮 세월 흘러 학발만 남았는데
謀生亦拙任鍾容 살림살이 졸렬하여 팔자에 맡겼다내
臺前流水銀千頃 대 앞 강물은 은 천 고랑
堂後孤峯玉一叢 집 뒤 봉우리는 옥 한 떨기
夜久倚欄淸不寐 깊은 밤, 난간에 의지하니 잠은 오지 않은데
倒江山影月明中 달빛에 산 그림자 강에 기울어지고
‘애일당구로회’를 찬양하여 시를 쓴 당대 명현들은 다음과 같다.
金安國, 金克成, 金世弼, 金縯, 金瑛, 金世卿, 金安老, 南袞, 柳希齡, 朴祥, 成俔, 蘇世讓, 蘇世良, 孫洙, 沈思遜, 魚得江, 魚泳濬, 黃漢忠, 李荇, 李希輔, 李迨, 李長坤, 李思鈞, 李偉, 兪仲翼, 兪瑍, 張玉, 曺伸, 鄭士龍, 洪彦國, 黃汝獻, 黃필(玉+畢), 玉峯野老, 文瓘, 秋溪子, 稚淸, 稚湖, 權應挺, 權應昌, 黃俊良, 李文楗 (이상 농암종택 친필 보존)
李文樑, 李彦迪, 李滉, 任鼐臣,蔡紹權, 任虎臣, 沈通源, 沈貞, 表憑, 趙穆, 金玏, 金璡, 李叔樑, 李仲樑, 權東輔, 金富弼, 吳守盈, 柳夢鼎, 全慶昌, 金箕報, 裵三益, 金農, 金克一, 金誠一, 權春蘭, 楊士奇, 金富倫, 申之悌, 李埈, 任屹, 金涌, 吳澐, 宋言愼, 南天祜, 李彙寧, 李彙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