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는 일을 어려운 일입니다. 전에 아무도 가보지 않았기에, 갈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입니다. 한번쯤 가보고 싶지만 길을 잃을까 두려움 때문에 더욱 갈 수 없습니다. 더욱은 친지와 선배들이 가지 말라고 합니다. ‘위험하다’고.

숲에 노란 두 갈래 길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남들이 갔던 길을 갔고,- 오직 한사람의 시인만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청량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임- ‘청량산문화연구회’- 는 이제까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자 합니다. 그 길이 어떠한 길인지 지금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두의 마음속에는 그 길이 남들도 함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저 푸르고 푸른 청량산과 그 아래 구비치는 낙강은 천 년 전에 그러했듯이, 천년 후에도 한 결 같이 우뚝하며 변함없이 흘러갈 것입니다.
청량산과 낙강이 어우러져 묶어지는 소식지 ‘淸凉’은 청량산의 문화와 자연을 가꾸고 보존하여 지역사회를 좀 더 살기 좋은 ‘가거지지可居之地’로 만드는데 미력하나마 기여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500년 전, 신재愼齋 주세붕周世鵬 선생의 말씀처럼 청량산을 명실공이 ‘한국의 5대명산’으로 가꾸어가고자 합니다.

2005. 10. 1

<청량산문화연구회, ‘청량’ 창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