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선생 유적지_분강촌 ::::::::: 농암종택

通訓大夫內醫院正杏巖公墓碣銘 - 諱閏樑

公諱閏樑字子構號杏巖李氏永川人上祖諱大榮高麗進士神虎衛大將軍封永陽君五傳諱軒軍器寺

少尹自永川移居于禮安之汾川是爲公五代祖也高祖諱坡縣監贈兵曹參議曾祖諱孝孫通禮門奉禮

贈吏曹參判祖諱欽縣監贈左參贊考諱賢輔崇政知中樞府事諡孝節公世稱聾巖先生妣貞夫人安東

權氏忠順衛孝誠女貞夫人順興李氏以中宗丙子生公於汾川里先生第六子也聰穎過人早遊退陶先

生之門性素勤學溫柔恭謹壬辰蔭授參奉精通醫學壬子登科除內醫院正孝節公寄書曰汝今從仕因

欲居京恐生驕心又曰汝自少勤學長而不怠能通術業入仕醫司今登科第爲京外稱道又求本道所任

來覲於家碧梧公有詩自註曰寒食弟子構爲設盛筵陶山門賢錄曰公在職時退溪先生上同樞辭狀于

公之弟衍樑行公從中周旋蒙許退之旨先生與碧梧公書自今眞作太平閒民若非衍樑兄弟之力將失

機會尤甚喜幸及先生將易簀公屢經診侍公事親孝事君忠嘗詣天朝有功不受爵賞只以盆松二株歸

植於宅之南巖臺自號杏巖以寓晩歲嘯咏之樂盤缸等物遺在本孫家與金山南富仁헌錦溪先祖吳春

塘守盈琴惺齋蘭秀道義磨礱交契最密錦祖撰孝節公墓誌曰某某二人精醫藥善漁獵能供晩歲之養

禮安縣誌云以醫名世溫柔恭謹人多佳美焉己丑五月二十三日卒壽七十四訃聞上命遣師官李懿臣

護葬于道谷南麓東幕洞乙坐原吳春塘挽曰早退汾江曲桑鄕久養神勤將肘後術幾濟病中人配淑人

南原梁氏府使泂女文襄公誠之曾孫卒十二月九日墓公墓右麓甲坐原配淑人興海裵氏定虜衛末丁

女己酉生六月二十日卒墓合封生一男二女男誠承蔭濟用監奉事壽僉樞女李岷裵興宗嗚呼今距公

之世四百有餘潩矣累經兵燹文獻蕩佚無以尋逐其影響且舊碣石泐苔埴䵝䵝不能讀後孫廷淵羲祚

等大懼賢躅之愈久而愈泯經紀伐石于海守淵珠淵掌其務日廷淵袖小識過헌於基州之錦陽山房責

以顯刻之文辭之固而義有終不可噤者遂據其狀而略敍之系而銘曰賢父典型宗師門墻早自奮勵

何用不臧馬家白眉荀里福星種德毓慶錫類綿邈道岑嶷嶷精魄攸扽載鑱貞珉永世不泐如公不見我

銘之讀朝鮮開國九癸卯仲秋旣望承文院副正字箕城黃헌(撰

통훈대부 행내의원 정 행암공 묘갈명 - 휘 윤량

공의 이름은 윤량(閏樑)이고 자는 자구(子構)이고 호는 행암(杏巖)이고 영천이씨이다. 상조 휘 대영(大榮)은 고려 때 진사로 신호위대장군을 지내고 영양군에 봉해졌고, 五대를 내려와서 휘 헌(軒)은 군기시 소윤을 지내고 영천에서 예안의 부내로 이사하여 살았으니 이 분이 공의 五대조부이다. 고조부 파(坡)는 현감을 지냈고 증직이 병조 참의이고, 증조부 휘 효손(孝孫)은 통례문 봉례를 지냈고 증직이 이조 참판이고, 조부 휘 흠(欽)은 현감을 지냈고 증직이 좌참찬이고, 아버지 휘 현보(賢輔)는 숭정대부 지중추부사를 지냈고 시호는 효절공(孝節公)이고 사람들이 농암(聾巖)선생이라 부른다. 어머니 정부인 안동 권씨는 충순위에서 벼슬한 효성(孝誠)의 따님이고, 다음 어머니 정부인 순흥 이씨가 一五一六년 (중종十一 병자)에 부내에서 공을 낳으니 농암선생의 여섯 째 아들이다.

재주가 총명하여 남보다 뛰어났고 일찍부터 퇴계선생 문하에서 수업하였고 천성이 소박하고 부지런하며 온화하고 유순하여 매사에 삼가했다. 一五三二년 (중종二十七 임진)에 음사로 참봉을 제수했고 의학에 정통했다. 一五五二년 (명종七 임자)에 과거에 급제하여 내의원 정에 제수됐다.

효절공이 주신 글에 "너가 지금 벼슬을 받아서 굳이 서울에 살려고 한다면 교만한 마음이 생길까 두렵구나"하셨고, 또 "너는 어려서부터 배움에 부지런하고 자라면서 게으르지 않아서 의술에 능통하고 내의원에서 벼슬하다가 이제 과거에 급제했으니 경외(京外)에서 칭찬한다. 또 본도에 소임을 받아 와서 가묘를 배알하여라."하였다.

벽오공이 지은 시에 스스로 주(註)를 하여 이르기를 "한식에 아우 자구가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고 했고, 도산문현록에 "공이 재직 시에 퇴계선생이 농암선생에게 올린 글에 「공의 아우 연량이 공을 따라서 알맞게 주선하여 퇴임의 윤허를 받았습니다.」했고, 퇴계선생이 벽오공에게 보낸 편지에 「자신이 지금 실업자를 참으로 태평하게 만들었음은 만약 연량 형제의 노력이 아니라면 앞으로 기회를 잃었을 것이니 더욱 기쁘고 매우 다행입니다.」"라고 했다.

퇴계선생이 돌아가실 무렵에는 여러 번 진료를 했으며 공은 부모를 효도로 모시고 임금을 충성으로 섬겼고, 명나라에 가서도 공로가 있었으나 벼슬과 포상을 받지 않고 다만 소나무 두 그루를 화분에 담아 와서 집의 남쪽 암대(巖臺)에 심고 스스로 호를 행암(杏巖)이라 하고, 만년에는 거처에서 시가를 읊으며 세월을 즐겼고 쟁반과 항아리 등 유물이 본손의 집에 남아 있다.

산남 김부인과 나의 금계(황준량)선조와 춘당 오수영과 성재 금란수와 더불어 도의로 학문을 연마하고 계(契)를 모아서 매우 친밀하게 교제했다. 금계선조가 지은 효절공 묘지에 "누구누구(윤량, 연량) 두 사람이 의약에 정통하고 물고기를 잘 잡아서 늙으신 부친에게 드리며 봉양했다"고 했고, 예안현지에 "의술로 이름났고 온화하고 유순하며 공손하고 삼가하여 많은 사람들이 훌륭하다고 했다"고 적혀 있다.

一五八九년 (선조二十二 기축) 五월 二十三일에 돌아가니 七十四세를 살았고, 임금이 부고를 듣고 사관(師官) 이의신(李懿臣)을 파견하여 상례를 치르게 하여 도곡의 남쪽 기슭의 동막골 을좌의 언덕에 안장했다. 오춘당의 만사에 이르기를 "일찍이 부내에 돌아와서 농사지으며 오래도록 수양했고, 부지런히 의술을 익혀서 살려낸 병자가 무릇 얼마였던가"라고 했다.

부인 숙인 남원 양씨는 부사 형(泂)의 따님이고 문양공(文襄公) 성지(誠之)의 증손녀로 十二월 九일에 돌아갔으며 묘소는 공의 묘소 우측 기슭 갑좌의 언덕이다. 다음부인 숙인 흥해 배씨는 정로위에서 벼슬한 말정(末丁)의 따님으로 一五四九년 (명종四 기유)에 출생하여 六월 二十일에 돌아갔으며 묘소는 합봉이다.

슬하에 一남 二녀로 아들 성승(誠承)은 음사로 제용감 봉사를 지내고 수직이 첨추이고, 사위는 이민(李岷), 배흥종(裵興宗)이다.

아! 지금은 공의 시대에서 四百여년이 지나서 여러 번의 전쟁과 화재로 문헌이 소실되고 잃어 버려서 자세한 기록을 찾을 수가 없으며 또 옛날 비석은 갈라지고 이끼가 끼고 시커멓게 되어 읽을 수가 없어서 후손 정연과 희조 등이 어진 분의 자취가 오래되어 사라지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여 해중석(海中石)을 다듬는 일을 수연과 주연에게 맡긴지 한 해가 지나서 하루는 정연이 도포 소매에 약간의 기록을 넣고서 풍기의 금양산방으로 나를 찾아 와서 비석의 글을 맡기는데 굳이 사양했으나 의리상 끝내 거절할 수 없어서 드디어 가장에 의거하여 간략한 서문에 이어서 다음과 같이 명을 이른다.

어진 부친 본받고 훌륭한 스승께 배워서 일찍이 분발 노력하니

어찌 훌륭히 등용되지 않았으리오

좋은 집안에서 으뜸이요 세상에서 우뚝하며

덕을 바탕으로 경사를 쌓으니 공적은 오래오래 가리라

쌓은 도(道)는 더욱 높고 정령과 기백은 은은하며

옳은 글을 좋은 돌에 새겼으니 영원하리라

공을 뵈옵지는 못하더라도 이 명을 읽을 지어다.

조선 개국후 아홉 번째 계묘년( 一九○三년) 九월 十六일에 승문원 부정자 기성인 황헌이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