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日堂 

이은상

낙동강 여흘물에

남아 끼친 어부사를

애일당 난간에 앉아

나도 한 번 외어본다

외우다

막히는 대목은

비소리가 잇는다

노산 이은상 시조선집 『 가고파 』,경남시조시인협회. 화중련 刊 

사람과 자연의 흐름이 이어지는 곳에는 풍류를 즐기는 정자를 짓고 세월을 몸으로 부딪쳐 말하는 모습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애월당도 그런 이현보 선생의 별당으로 알려져 있다. 노산 선생은 애일당에서 어부사 "굽어는 천심녹수 돌아보니 만첩청산 / 십장 홍진이 얼매나 가렸는고 /  강호에 월백하거든 더욱 무심 하여라"는 시조를 읊으며 막히는 대목은 빗소리가 이을 것이라 말하는 것에서 세월의 흐름이 하늘에 있음을 엿보는 듯 하다. 우리는 매일 같이 밥을 먹듯 마음가는 글 한 줄 읽을 수 있는 즐거움에 취하여 사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을 통하여 세상의 온갖 시련을 들어도 세월 속에 묻히는 일임을 알면 굳이 내 흉이 되거나 모가 나지 않는다. 그져 외우다 막히면 먼 하늘 바라보며 세월이 어디만큼 와 있는가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은상 선생의 시조선집을 읽으며 나 또한 막히면 밤하는 별자리 깜박이는 모습에 취하고 싶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