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선생 유적지_분강촌 ::::::::: 농암종택

국역 애일당구경첩 상책

한국국학진흥원

애일당구경첩(愛日堂具慶帖) [표지]

무진년(1508, 중종3) 가을 한강 가에서 술을 마시며 전송할 때 그림[戊辰秋漢江飮餞圖] [그림]

영천으로 돌아가는 이비중을 전송하는 서문

送李棐仲歸永川序

내가 일찍이 선비로서 조정에서 벼슬하는 자를 보니, 처음에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여 나라에 충성하고 입신양명하여 부모에게 효도하려 하지 않는 이가 없지만, 높이 출세하기에 이르러서는 벼슬자리가 마음을 유혹하고 봉록이 입을 맛들이며 명예의 굴레와 세상의 그물에 메여 속절없이 조정에서 벼슬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부모는 만 리에 있고 몸은 서울에 있어 음식을 마련하여 봉양하고 아침저녁으로 문안하는 일을 빠트리고서 늙어죽도록 효도를 잘 마치지 못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는 자가 세상에 어김없이 있게 마련이다. 공자(孔子)가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가 늙었는데도 봉급을 받기 위해 벼슬을 하지 않는 것은 불효라고 하였다.

무릇 사람이 부귀영달을 구하는 이유는 나라를 위하는 것뿐만이 아니고 그 어버이를 위한 것이니, 어버이는 잘 봉양하고 나라를 돌아보지 않으면 충성이 아니고, 나라에는 몸을 바치고 어버이를 잘 봉양하지 못하면 효도가 아니다. 이군(李君) 같은 이는 그 두 가지를 다 얻었다고 할 만하다.

이군은 본래 영남(嶺南) 사람으로서, 나와 함께 택궁(澤宮 태학)에서 지낸 지가 7,8년이나 되었다. 그 뒤로 이군이 과거에 급제하여 한림학사(翰林學士)가 되었고, 나도 그 뒤를 잇게 되어 다시 서로 더욱 친밀하게 지냈으므로 이군의 사람 됨됨이에 대하여 깊이 알았다. 그는 평소 생활에 효우(孝友)가 가정에서 드러났고 행의(行義)가 고을에서 소문이 났다. 높이 출세하게 되어서는 사람들의 추중을 받고 화려하고 중요한 관직을 두루 거쳤으니 명예의 멍에와 세상의 그물에 메인 듯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어버이가 늙은 것이 안쓰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외직에 임명해주기를 힘써 요청하였고 조정에서 그 요청을 받아들여 형조 정랑으로서 영천 군수로 나가게 되었다. 이것이 어찌 어버이는 만 리에 있고 자신은 서울에서 생활하여[하느라] 봉양을 잘 마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옛사람이 부귀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지고 낮에 비단옷을 입고 가는 영예로 여겼으니, 공이 이번에 가는 것은 그 영예가[가게 된 영예로움이] 낮에 비단옷을 입고 가는 정도일 뿐이겠는가. 공이 고을에 도착하는 날, 좀먹은 정사를 개혁하고 낡은 풍속을 제거하고 세금을 공평하게 거두고 명령을 간편하게 하여, 온 고을이 일 없이 태평하게[스럽게] 할 것이다. 그런 뒤에 때때로 어버이 계신 곳을 찾아가 오정(五鼎)을 늘여놓고 삼생(三牲)을 마련해놓고 백숙부가 마루에 가득하고 빈객이 문에 가득한 자리에서 술잔을 올려 장수를 축원하고 차례로 일어나 춤을 추게 되면 너울너울 흩날리는 색동옷 춤사위를 바라보며 백발의 어버이가 기쁨에 겨워할 것이다. 이와 같이 6년 임기 내에 영예로운 봉양을 유감없이 다하게 되면, 공이 나라에 대한 충성과 어버이에 대한 효성을 둘 다 극진히 하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들으니, 한(漢)나라 때에 윤옹귀(尹翁歸)라는 사람이 효성과 청렴으로 고을을 다스리니 이웃 고을이 교화되어 사람마다 효성스럽고 청렴한 행실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공이 돌아가게 되면 영천(永川)의 사대부가 다 어버이에게 효도하면서 나라에 대한 충성을 잃지 않는 법을 본받게 되고 이웃 고을도 이와 같이 하고 영남의 사대부도 이와 같이 하게 되면, 공이 이 고을을 다스린 효과가 어찌 한량이 있겠는가.

아, 나의 아버님이 호남의 고을 원이 되신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기에 돌아가 봉양하려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였다. 비록 이군과 같은 마음을 가졌으나 이군과 같은 고을을 얻지 못하여 이군과 같은 일을 행하고 싶어도 이룰 수 없으니, 실로 한탄스럽다. 그가 떠나는 자리에서 이미 아름답게 여기고 또 부러워하였고, 또 인하여 서문을 쓰게 되었다. 시를 읊는다.

천리 멀리 계신 두 어버이 백발이시니千里雙親白盡頭

가시 숲에 봉황이 깃들어도 부끄럽지 않네棘林棲鳳不爲羞

붉은 기 자색 일산 석양에 번득이고紅旗紫蓋翻斜日

동호부와 금장이 저문 가을에 빛나네銅虎金章照暮秋

상여는 금의환향하여 촉 땅으로 돌아갔고衣錦相如還蜀土

하손은 꽃을 보러 양주로 향하였지看花何遜向楊州

훗날 채색 비단 달아 장홍을 설치하는 날他年掛綵長紅日

구군 빌려서 좀 더 유임하기를 청하리欲倩寇君爲少留

양주에서 호탕했던 놀이 어느덧 십년 落魄楊州已十秋

사람들은 두목의 풍류 최고였다지人言杜牧最風流

남천 물가에서 쇠 피리 비껴 불고橫吹鐵篴南川水

명원루 주렴 걷어 반쯤 걸어두었지半掛珠簾明遠樓

몸에 걸친 묵은 옷엔 술냄새 남아있고身上舊衣遺酒臭

상자 속 향침에는 머리 기름 젖었네篋中香枕濕油頭

그대 지금 떠나니 내 도리어 감회 일어因君此去還成感

백발에 부질없이 젊을 때 놀던 일 생각하네白首空懷少壯遊

-십년 전에 아버님이 신녕 현감(新寧縣監)이 되셨으니, 신녕은 바로 영천(永川)의 이웃 고을이다. 거침없이 놀던 자취가 지금도 가슴속에 스쳐가므로 아래 편에서 많이 언급하였다.-

동호산인(東湖散人) 이희보(李希輔)

나라의 선비로 군 같은 이 몇이나 있는가國士如君有幾人

이번 길에 한 고을 백성 남달리 은혜 입겠네此行偏惠一州民

조정에서 그대 용납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朝廷不是難容子

고을 원 인장 차고 가 어버이 봉양하려 함이네黑綬銅章屈爲親

동양(東陽) 대용(大用)

태백산이 소백산과 이어졌으니太白之山連小白

우뚝 솟아올라 동남지방에서 으뜸이네巍然磅礴雄南東

신령스러운 줄기 장백산에서 발원하여騁靈騖奇自長白

원기가 가까이 봉영과 통하네元氣近與蓬瀛通

영남에 선성이라는 고을이 있으니宣城有縣卽山南

정히 맑은 기운 이곳에 와 머물렀기에正當淸淑來停窮

기이한 물산은 금도 아니고 옥도 아니고異產非金亦非玉

작은 고을에 충신한 사람 우글거리네忠信十室何紛悤

나의 벗 비중이 그 중에 하나이니吾友棐仲乃其一

어릴 적부터 기개가 하늘을 찔렀네撑天意氣自桑蓬

청년의 나이에 명광전에 부를 올려 明光獻賦是靑年

십년 문명을 떨쳐 전공이라 일컬었네文名十載稱專工

연전에 치관 쓰고 오대에 앉으니年前冠豸坐烏臺

간담이 늠름하여 서리바람 몰아쳤고凜凜肝膽吹霜風

옥당과 금마문에 앞자리를 비웠으니玉堂金馬盡虛坐

청운 만리에 누가 나서서 다툴 이 있으랴雲程萬里誰爭雄

서산에 해 기울면 유독 괴로운 심사日側西岑思偏苦

놀란 기러기처럼 가을바람에 귀향의 뜻 일었네秋風歸意如驚鴻

조정에서 우대하여 고을 하나 빌려주니朝廷優子借一郡

어버이께 맛있는 음식 얼마나 풍성하던가奉親甘旨何其豐

임고는 산수의 고장으로 일컬어졌으니臨皐古稱山水鄕

회계산에 어찌 사안(謝安)만을 머물려 두랴會稽豈獨留謝公

천만 바위와 골짝에서 성정을 기르고千巖萬壑養性情

광대한 교화가 무위 중에 이루어지리 坱圠至化無爲中

순박한 풍속은 멀리 신라 때부터 이어와淳風況自羅代遠

소 잡는 칼은 힘을 들일 것도 없으리牛刀不必煩吾功

병을 안고 오늘 아침 그대를 전송하며抱病今朝送君行

회포 말하려 하니 그대 응당 상심하리有懷欲語君應恫

십년 교유한 이들 반은 흙으로 돌아가 十年交遊半塵土

혀를 차며 벽을 향해 허공에 글씨 쓰네咄咄向壁還書空

남쪽 고을에서 또 우암을 곡하였으니南州又哭寓庵人

마른 시신 어느 날 유택으로 돌아갈지蒿屍何日歸幽宮

그대 가는 길에 광여정을 지나게 되면知君道出曠如下

산양에서 느끼는 옛날 감회 나와 같으리니山陽感舊將吾同

상례를 꾸리는 데 십분 힘을 다하면營喪且盡十分力

그대 마음 속 의리에 내 감격하리라感激義類由君衷

고을 원으로 있는 몇몇 이에게 말을 전하니寄語全城二三子

또한 내 말이 혼미한 것이 아님을 알리라亦知我言爲不訌

-마지막 말은 명중(明仲), 사휘(士輝), 호숙(浩叔) 등이 듣게 하려는 것이다.-

계림(鷄林) 공석(公碩)

고을 원 인장 차고 날아갈 듯이 달리니龜章虎符馬飛騰

영남 고을 군수로 가는 길 기개가 높네出守南州氣槪增

누각과 사람 고고하여 푸른 빛 많이 나고樓合人高多綠出

산과 정사 간편하여 옥처럼 차네山隨政簡瑩寒氷

내실 없는 칭찬만으로 어찌 다스렸다 말하랴徒爲善譽何言治

백성 사랑하지 않으면 능력도 귀하지 않지如未仁民不貴能

바르고 어진 수령에 대한 송가 마치고 나면直待二天歌罷後

대궐에서 포상 내리는 교서를 보리라定看丹陞褒書徵

명지(明之)

6년 동안 대궐과 떨어진 것을 어찌 한하랴六期那恨隔楓宸

오마 타고 금의환향 한껏 자랑스러우니五馬堪誇晝錦身

당상에서 백발의 양친에게 축수 술잔 올리면堂上稱觴雙白髮

문전에 모인 친구들 수레 얼마나 될까門前傾蓋幾朱輪

부들 채찍으로 잠시 유군의 정사 시험하고鞭蒲暫試劉君政

보리이삭 노래로 장 군수의 어짊 알 수 있으리歌麥從知張守仁

백리의 뽕과 삼에 우로의 은택이 깊어百里桑麻深雨露

영남에서 다투어 영천의 백성을 일컫네嶺南爭道永川民

송사하는 뜰엔 사람 없어 풀만 깊었고訟庭人寂草空深

봄이 되니 마을마다 뻐꾸기 울음소리春至村村布穀音

명원루 속에는 처리할 일이 없어서明遠樓中無一事

사또가 종일 앉아 거문고를 탄다네使君終日坐鳴琴

번화함과 적막함은 둘 다 진실함이 아니니繁華寂寞兩非眞

가사 아직 몸에 걸쳤다고 부질없이 말하네謾說袈裟尙掛身

백 보가 어찌 오십 보에 과시할 수 있느냐고百步寧能多五十

남궁에서 취해 하던 말 더욱 또렷하구려南宮醉語更諄諄

동헌의 고요한 발 한낮에도 내려지고簾靜黃堂晝政垂

사또 취해 누웠으니 할 일이 뭐 있으랴使君醉臥更何爲

서울에서 교유하던 일 간혹 생각나니洛中倘記交遊事

때로 위랑의 작은 벽의 시에 화답하였지時和韋娘小壁詩

-시에 희롱하는 말이 많지만, 때로 간편하고 조용하게 일하면 백성들이 절로 다스려진다는 것을 깨우치는 점이 있다. 이는 나의 생각이다.-

정덕(正德) 무진년(1508, 중종3) 가을에 모재(慕齋) 김국경(金國卿).

낙엽 지는 가을 산에 나뭇잎 날고黃落秋山葉正飛

잿마루에 구름 낀 곳이 어버이 계신 곳嶺雲橫處是親闈

귀향하는 마음은 기러기처럼 높이 날아가歸心的的如鴻鵠

며칠 뒤면 고향집 뜰에서 색동옷 입으리不日鯉庭著彩衣

영천은 모두 이름난 고을이라 말하니穎川人共說名郡

조정 대신에 걸맞은 황공을 굽혀 보냈지爲屈黃公鼎鼐賢

다리 달린 봄 햇살 유달리 화사한 곳有脚春暉偏照處

아이들이 죽마 타고 다투어 맞이하리라兒將竹馬共爭迎

수개월 추관에서 옷깃을 접하면서數月秋官袂接襟

사랑과 위엄을 겸한 것에 감복하였네寸心唯許恤兼欽

성 남쪽에서 이번의 이별 견딜 수 없으니城南此別情無耐

거침없이 술잔 채우는 것을 사양하지 말게나尊酒休辭恣意斟

종남(終南) 여림(汝霖)

태수의 늠름한 기풍 나를 흥기시키니太守風稜足起予

세상의 다른 사람들은 분잡할 뿐이지世間餘子但紛如

본래 큰 관인 차고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고本非斗印誇趨走

정히 훤당에 문안드리기 위함이지端爲萱堂問起居

성상의 말씀 어찌 대궐 떠난 뒤에 잊으랴天語肯忘辭闕後

선정하는 소문은 부임할 때부터 퍼지리政聲還播下車初

당년에 병든 손으로 역사책을 쓰게 되면當年病手應脩史

고고한 명성을 대서특필 할 참이네準擬高名不一書

소세량(蘇世良) 원우(元友)

대전촌에 매우가 내리는데大田村中梅雨來

시냇가 작은 누각 산을 대하여 열렸네溪邊小樓對山開

헤어진 뒤에 주인은 머리 다시 희어지리니別後主人頭更白

국화 필 때 어디에서 취하여 대에 오르려나黃花何處醉登臺

명원루 앞에 흐르는 시냇물 가에明遠樓前溪水涯

초가을 작은 집에 손님들 와서 옮겼네新秋小屋客來移

고목에서 새 울고 날이 어두워지려 하니古木烏啼天欲暝

스산하게 낙엽은 지고 홀로 시 읊을 때로세蕭蕭落葉獨吟時

구정촌 속에 사는 최씨 성을 가진 사람鳩井村中姓崔人

가을 되어 익는 감 몇 번이나 새롭던가秋來柿子幾番新

당시에 취해 누웠던 모습 기억할 수 있으니當時醉臥吾能記

달그림자 무성하고 몸에 구름 가득하였네月影扶踈雲滿身

울적한 은둔생활로 머리에 백발이 가득하고鬱鬱幽居雪滿頭

올라보니 맑은 가을이라 감회가 새롭네登臨懷抱更淸秋

당시에 눈물 흘려 청산에 적셨으니當時淚落靑山濕

피는 국화꽃에도 옛날 시름 띠었으리應有黃花帶舊愁

전날 헛된 명예 입어 반평생 그르쳤고曾被虛名誤半生

청산은 백발의 몸으로 돌아와 밭 갈기 알맞은데靑山白首合歸耕

남방에서 죽을 고비 넘기고 아직 정신 못 차려萬死南荒猶未悔

다시 젊은이들 따라 서청으로 들어가네更從年少入西淸

그대 백발의 양친 계신 것이 부러우니多君鶴髮有雙親

주륜 타고 돌아가며 한바탕 웃어보겠지歸去朱輪一笑春

십년 동안 소나무 속 선영이 늘 꿈에 보이는데十載松阡長入夢

가련하다, 서울 풍진 속에서 돌아다니고 있으니可憐奔走九街塵

계림(鷄林) 최숙생(崔淑生) 자진(子眞)이 중양일에 쓰다.

고을 원으로 가는 날 어버이 뵈면趍庭爲郡日

오마가 또한 영화롭겠네五馬亦榮哉

임명장 받고 얼굴에 기쁨이 일고捧檄顔生喜

비파 타면 학이 함께 오겠지携琴鶴共來

아리따운 아이 죽마 타고 맞이하고嬌兒迎竹馬

축수 술은 금 술잔에 따르겠지壽酒酌金罍

비단 옷 짓는 일에 능숙하리니製錦知能事

칼을 잡으면 수월하게 마름하리라摻刀却易裁

아름다운 동남지방의 고을佳麗東南郡

풍류는 ☐ 더욱 길구나風流☐更長

명원루 가까이 서 있고一樓明遠近

집집이 즐거이 농사와 길삼을 하네萬戶樂耕桑

가을 냇물에 농어가 아름답고秋水鱸魚美

봄 밥상에는 죽순이 향기롭지春盤猫芛香

어느 때 한 번 서로 만나서何時一相見

술잔 잡고 청량산을 대할꼬把酒對淸凉

헌지(獻之)

해동에 늘어선 고을들 얼마나 많던가海東列郡知幾何

영남에 명승지 가장 자랑할 만하네嶺南形勝最可誇

크고 이름난 진번 아름다움 독차지했으니名藩巨鎭擅佳麗

영천 고을 풍물이 더욱 번화하도다永州風物尤繁華

편안하게 진압하려면 명망 높아야 하기에鎭綏必須名望高

조정에서 영웅호걸 가려 뽑았네朝廷遴選皆英豪

농서 이후는 사람 중에 봉황이어서隴西李侯人中鳳

아름다운 날개 보통 새와 달랐네羽彩婀娜非凡曺

전날에 나와 옥당에 들어가서昔曾與我入玉堂

옷깃을 접하며 함께 일하였지連裾接佩同翶翔

이후로 헤어져 제각기 돌아다니게 되었으니 邇來相失各奔竄

위수와 강운에 그리움 아득하였네渭樹江雲思渺茫

지금 다시 밝고 성스러운 날을 보게 된다면如今復覩聖明日

순임금 조정에 올려 보불을 깁게 할 인물擬上虞庭補龍黻

어찌 자유롭지 않게 고을 원을 청하였던가胡爲乞郡不自由

흰구름 속으로 귀향하고픈 마음 간절하였네白雲鄕國歸心切

아마도 이번 걸음 어버이 봉양 때문이지知君此去緣養親

사언이 산양으로 좌천된 것이 아니네 不是思彦山陽屈

군이 귀향하여 맛있는 음식 받들어 올리면 君歸桑鄕奉甘羞

오정의 봉양인들 어찌 비할 수 있으랴五鼎榮養誰與儔

어버이 계신 뜰에서 색동옷 입고 춤추고具慶堂前綵衣舞

축수 술잔 올리고 서로 술잔 권하리壽杯瀲灩還相酬

나는 어버이 이미 다 돌아가셨기에伊予怙恃俱已逝

풍수의 슬픈 마음 미칠 수가 없기에風樹悲懷靡所戾

오늘 이별의 정자에서 그대 떠나보내니離亭今日送君行

내 부질없이 눈물 뿌릴 것을 생각하게나念此悠悠空雪涕

하물며 지금 백성들이 난리를 겪은 뒤라況今遺民經喪亂

사방이 텅 비어 안도할 수 없는 지경임에랴環堵蕭然猶未按

그대 부디 어루만지고 돌보기를 먼저 힘써서君須先自務懷柔

강가 기러기처럼 슬피 울게 하지 말게나莫使嗷嗷悲澤鴈

진산(晉山) 유인귀(柳仁貴) 자영(子榮)

가을바람 속에 고향 가는 길秋風故鄕路

청사 재갈 먹인 오마로 달려五馬靑絲鞚

수레에 내려 동네 어귀를 지나면下車過里門

부로들이 깜짝 놀랄 것이고父老想驚動

온 고을 민가에서 <오고> 노래 부르고萬井歌五袴

문 닫고 거문고로 <삼롱>을 타리라閉閤琴三弄

조정에 불려올 날 멀지 않아서徵還應未久

백전으로 전송하는 것을 보게 되리佇見百錢送

연래로 귀향하고픈 마음 너무 간절하니年來苦思歸

순채국과 농어회가 좋아서가 아니리不爲蓴鱸美

백발의 어버이 문에 기대어 기다리시니鶴髮方倚門

고을 원 교지 받들었다고 어찌 기뻐하라捧檄那堪喜

한 번의 외직이 굴욕이 아니고一麾非爲屈

이름난 망아지 천리에 시험함이니名駒試千里

공수가 작다고 가벼이 보지 않고莫輕龔遂短

세속에서 염리라 부르리라氓俗稱髥李

서울에서 오래 교유하면서洛下交遊久

마주 대하면 이야기 끝이 없었는데晤語常亹亹

외지 고을을 청하여 나간다니尋聞乞外郡

서로 볼 날이 얼마 없겠지相見知無幾

은근하게 한 마디 말 드리고慇懃贈一言

그대 위해 종이 말미에 쓰니爲君書紙尾

이번에 가서 백성 고통 구하게나此去拯民瘼

경사를 쌓으면 하늘이 도와주나니積慶天所棐

영남 지방에 바야흐로 풍년이 들어南土歲方熟

사방 들에서 반옹으로 노래하겠지 四野歌飯罋

고고하게 누워 팔영루 시를 읊고 高臥八詠樓

기쁘게 삼도의 꿈을 점치겠지喜占三刀夢

산천은 너무 멀리 가로막혔고山川殊阻闊

휑한 하늘은 썰렁하기만 하네憀慄天宇空

친구의 대나무 아래 오솔길에故人竹下徑

다시 이중을 부를 일이 없겠네無復邀二仲

옛날 서울에서 놀 때에昔時遊都下

장난삼아 인욕개를 입었었지戱著忍辱鎧

오늘에 회계의 수령이 되었으니今日守會稽

대낮에 돈과 비단 빛나게 되리淸晝輝錢彩

촉 땅 사람들의 사랑을 자랑하지 말고莫誇蜀人寵

공거심의 죄를 면할 수 있도록 하고要免距心罪

하동처럼 훼방과 칭찬 내버려두고 河東任毁譽

영화와 치욕은 조물주에게 맡기게나榮辱委眞宰

세월은 하염없이 흘러가고冉冉歲云徂

햇살은 뉘엿뉘엿 짧아지네摵摵輝短景

누각에 올라 장사 이별하니登臨壯士別

강개하며 서로 충고하게 되네慷慨相規警

전란의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으니 瘡痍有未起

정사에 관대함으로 준엄함을 보완하라爲政寬濟猛

그대 꼭 들어주기를 청하니請君須聽取

이 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나니此言眞雋永

누이가 형제와 멀리 헤어져有妹遠兄弟

남편 따라 예천에서 사는데從人居醴泉

골육이 타향에 있는데도骨肉在他鄕

지금에 수년토록 보지 못했네不見今數年

평안하다는 소식을 전하고爲報平安字

물품도 자주 보내주게나餽遺須頻傳

만약 북쪽으로 오는 사자가 있거든若有北來使

편지 보내 옥천에 안부하게나寄書問玉川

문산후인(文山後人) 종룡(從龍)

9월 강 머리에 국화 누렇게 핀 때九月江頭菊正黃

행장 꾸려 지방으로 가는 그대 보내네送君關外束行裝

수년의 고향 소식 진면목을 볼 것이고數年鄕信眞面目

역사에는 몇 차례 피리소리 길게 울리겠지 一笛郵亭幾短長

기러기 우는 하늘은 가을이라 더욱 아득하고鴈叫幽天秋浩渺

안개 걷힌 황야에는 비 처량하게 내리네烟收荒野雨凄凉

슬픈 가을에 또 다시 이별의 시름 일어悲秋又起離愁恨

석양이 내리도록 말없이 홀로 서 있네獨立無言到夕陽

십년 교제하며 의기 서로 투합하여十年交契氣相孚

제각기 명주 가지고 몰래 던져주었지各抱明珠愼暗投

북쪽 한양을 바라보니 산 우뚝우뚝하고北望漢都山似束

남쪽 운해로 오니 물이 넘실거리네 南來雲海水如油

이별의 시름에 부질없이 여구가를 부르고驪駒空唱離愁曲

제결이 막 울어 초목 시드는 가을일세鶗鴂才鳴草樹秋

버들가지 꺾어주는 것 뜻이 따로 있으니折得柳枝要有說

나그네 우수나 벼슬살이에 묶이지 말게나莫絆羈情絆宦遊

달성(達城) 서후(徐厚) 덕재(德載)

두 줄기 냇물 가에 서 있는 명원루明月雙溪水上樓

소년 때 나그네 되어 몇 년 놀았었지少年爲客數年遊

옛 자취 찾고 싶어도 늙음이 혐의쩍고欲尋舊跡嫌吾老

오늘 가을날에 또 헤어지게 되는구려今日臨分又一秋

화산(花山) 영지(瑛之)

오마 타고 총총히 떠나서五馬悤悤去

양친 봉양 위해 남쪽으로 왔네南來爲兩親

색동옷에 햇살 밝게 빛나고日華明彩服

봄빛에 대춘나무 향기롭네 春色正芳椿

부로들은 기뻐하며 잔치를 열고父老歡開席

아동들은 좋아라며 축원을 하네兒童喜祝身

어버이 잘 모시는 은혜 미루어餘恩推老老

백성들에게까지 은택이 미쳤네惠澤及黎民

전에 영양에 한 번 들렀더니永陽曾一過

명원루 우뚝하게 서 있었네明遠有高樓

아득하게 큰 들이 펼쳐지고大野微茫裏

먼 하늘은 끝이 보이지 않았네長天不盡頭

사방으로 산 겹겹이 에워싸고四山圍面面

강물 한 줄기 유유히 흘렀네一水去悠悠

묶인 것 같은 이몸 부끄러우니却愧身如縶

어느 해에 자유를 얻게 되려나何年得自由

평보(平甫) -자중과 술에 취하여 써서 이전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게 되었다.-

이두에 햇살 밝으면 관료들 사이에 서고螭頭曉旭玉笋班

수압의 향기로운 연기 소매 가득 배였지睡鴨香烟携滿袖

형구에서는 날마다 준마처럼 달리고 亨衢日日散霜蹄

금문과 옥당에서 인끈 치렁치렁하였지金閨玉署紆紫綬

삼장 올려 굽혀서 지방관을 요청하여三章乞郡屈爲親

수령으로 나가 어버이와 친구 맞이하였네一騎出守迎親舊

고당에서 색동옷 춤추며 잔치를 즐기고高堂歡宴舞綵餘

대낮에도 거문고 잡고 몇 곡을 탔네瑤琴數曲彈淸晝

방울은 울지 않고 주렴을 내리고 있고鈴索不鳴簾幕垂

행양은 뜰에 누워 이끼가 덮였네桁楊臥庭苔痕覆

물처럼 담박하게 정신으로 교제한 친구 神交百年淡如水

연방에 함께 들어 지란의 향기에 젖었네蓮榜慣染芝蘭臭

훗날 역사서에 순리전을 쓰게 된다면他年靑史循吏傳

내 응당 그대를 맨 앞머리에 올리리라我當直筆君爲首

대관재(大觀齋) 심의(沈義)

이군 비중 씨는 나의 친구로李君仲氏友

소년 때부터 종유한 지 오래이네結髮從遊久

때때로 좋은 말씀 듣고時聞謦欬語

마치 태산북두처럼 우러렀네仰之如山斗

학문은 이치를 아는 것을 추구하고學問要識理

포부는 스스로 구차하지 않았네抱負自不苟

어렵지 않게 과거에 급제하였고俛仰拾科第

사람들이 나라 구할 인재라 추대했네衆推醫國手

연이어 문단에 들어가 聯翩入藝苑

붓을 잡고 주장을 펼치니秉筆書所守

춘춘필법 몇 편의 사론 앞에春秋二三策

만상의 아름다움과 추함이 드러났네萬象呈姸醜

사간원에서는 책임 더욱 중하여薇垣責逾重

한 몸으로 가부를 감당하였네一身當可否

광란이 큰 골짝에서 쏟아내리니狂瀾決巨壑

한 손으로 구제하기 어려웠네難容隻手救

사생은 본래 운명인 것을死生自有命

배운 바를 저버리지 않았네所學不宜負

팔뚝 걷고 임금의 수염 더듬었다가 奮臂探龍鬚

공야장처럼 형벌 받았네劇被公冶紐

멀리 화산 고을로 유배와서遠竄花山府

좌우에 책을 쌓아놓았네圖書唯左右

흰 이슬 갈대에 내렸고白露成蒹葭

씀바귀와 여뀌가 곡식을 밀어냈도다荼蓼去莨莠

마음이 참으로 정직하니中心苟正直

밖에서 닥치는 것이 어찌 유인하랴外施何能誘

풍진 속에서 3척의 칼을 휘두르고風塵三尺劍

심사는 한 잔의 술로 달랬네心事一杯酒

하늘의 마음 절로 재앙을 뉘우쳤고天心自悔禍

성인이 양구의 운기를 타게 되어聖人乘陽九

훌륭한 인물이 무리지어 일어나니群賢拔茅起

우리의 도가 대유의 시대 만났네吾道屬大有

실타래 뒤엉긴 채로 놔둘 수 없는데 治絲不用棼

잡다한 난장판 다스리기 어려웠네 制亂難雜揉

임금께 크고 작은 일 간할 때에는輕重在諫列

그대 추천하여 앞자리에 세웠네薦君稱爲首

높은 관 쓰고 사헌부에 들어가고峩冠入烏臺

임금 앞에서 정사의 가부를 진달하였네獻替冕前黈

바로잡는 데에도 과도하게 하지 않고矯枉不失過

급한 병에 침을 놓을 줄도 알았네急病知所灸

당시에 이군의 이름이當時李君名

만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지播在萬人口

선성에 옛날 고향 마을이 있어宣城有故里

문 앞의 버드나무 꿈속에 보였지夢入門前柳

흰구름 보며 <척호> 시를 읊었고白雲賦岵陟

뜻이 묘유에 있지 않았네志不在卯酉

어버이 위하여 한 고을을 맡았으니爲親屈一郡

금의환향을 영예롭게 여긴 것이 아니었네非以榮紫綬

색동옷 입고 북당에서 춤추고萊衣舞北堂

남산처럼 장수하기를 축원하였네稱獻南山壽

지역이 봉양하는 데에 편리하여地近偏所養

기쁜 마음 제구에까지 미쳤네懽情及諸舅

고을 다스림은 군에게는 여가의 일治郡君所餘

온 고을이 두모와 같다고 일컬었네一境稱杜母

어진 정사란 밖에서 구하지 않고仁政不外求

다만 두터이 할 바를 미루어가는 것일 뿐只在推所厚

내가 고을을 지키는 것을 돌아보면顧我守弊封

우마 끄는 하인에 비할 뿐만이 아니니不啻牛馬走

고개 숙이고 아전의 습속을 배우고低眉學吏俗

기량은 거칠고 무능하다네伎兩還鹵莽

백발의 나의 쌍친께서鶴髮我雙親

이달에 고향으로 돌아가시어今月歸田畝

내가 돌아가 봉양해야 마땅하나此身合歸養

아직 툭툭 털어버리지를 못하네未決猶抖擻

애써 남의 비방을 피하지만僶俛避人謗

다만 허물을 더 보탤 뿐이네祗以添厥咎

이군이 내 말을 들어주었으니李君聽我言

지기지우란 실로 우연이 아니네知己固不偶

말세의 풍속 일마다 길이 험하고 末俗事多歧

마른 음식에도 은혜와 원망이 갈리네恩怨在乾糗

사람들 말은 마침내 산을 띄우고 衆口終漂山

훈유가 단유처럼 뒤섞이고薰蕕混丹黝

온 세상이 명예에 목숨을 걸어擧世盡殉名

마치 순라군처럼 돌아다니네奔走如干掫

고을 다스릴 때 병통이 이에 있으니爲郡病在此

이 병통 내가 부끄러워하는 바일세此病我所忸

큰 도는 본래 형체가 없고大道本無形

지극한 보배는 티끌 속에 있지至寶含塵垢

내가 순리의 전기(傳記)를 보건대吾觀醇吏傳

실제 은혜는 고을을 떠난 뒤에 있었네實惠在去後

차야(次野) [수결]

≤p.0026≥[빈면]

≤p.0027≥기묘년 계추 화≤p.0028≥산 양로연 그림[己卯季秋花山養老燕圖][그림]

≤p.0029≥9월 그믐날 양로연 시

九月晦日養老燕詩

풍년 들고 시절 맑은 구월 하늘 아래歲稔時淸九月天

공당에서 잔치 열어 노인들을 모으니公堂開宴會高年

백발의 허리 굽은 노인들이 다 찾아와 霜髥雪鬢傴僂輩

붉은 단풍 누런 국화 난만한 잔치자리赤葉黃花爛熳邊

존비 따라 자리 펴고 두루 술잔 돌리고位設尊卑酬酢遍

안팎으로 대청 나누어 음악소리 이어지네廳分內外管絃連

술잔 앞에 색동옷 놀이 이상할 것 없으니樽前綵戲人休怪

태수의 두 어버이도 잔치자리에 있다오太守雙親亦在筵

기묘년(1519) 가을에 화산(花山 안동의 구호)에서 양로연(養老燕)을 베풀고 경내의 80세 이상의 노인들을 찾으니, 사족(士族)에서부터 천예(賤隷)에 이르기까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이가 해당되는 자라면 다 참여하게 하니 모두 수백 명에 이르렀다. 이때 나의≤p.0030≥ 부모님도 화산에서 한 나절 거리의 이웃 고을에 계시고 연세가 팔순이셨다. 《맹자(孟子)》에 이르기를 “내 집의 노인을 노인으로 잘 모시고 나서 남의 노인에 까지 미친다.” 하였으니, 지금 좋은 날을 맞이하여 잔치자리를 베풀고 빈객을 모아놓고 고을의 노인을 즐겁게 하는데 나의 어버이를 앞서서 하지 않는다면 인정과 사리에 어찌 합당하겠는가. 이로써 맞이하여 함께 참석시켜 안팎으로 대청을 나누어 나의 부모님을 주인으로 삼아 성대하게 음식을 차려서 더없이 즐겁게 하니, 구경하는 이들이 아름답게 여겼고 나도 스스로 흐뭇하게 여겼다.

대개 벼슬하여 장상(將相)에 이르러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그 어버이를 영예롭게 봉양하는 자가 어찌 세상에 없겠는가만, 나와 같이 이웃 고을의 원이 되어 고을의 노인들을 모아놓고 두 어버이를 모셔와 같이 즐겁게 잔치를 연 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모르겠지만, 이후로 다시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기쁘고 감격스러운 나머지 한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자연히 생기게 된다. 드디어≤p.0031≥ 4운(韻) 시를 지어 좌중에 보여 화답을 구하여 훗날 길이 사모하는 자료로 남겨두는 바이다.

농암 애일당 시

聾巖愛日堂詩

작은 고을 선성은 바로 나의 고향十室宣城是我鄕

선조 물려준 경사가 길이 이어지네祖先餘慶積流長

백발 노인 어버이는 여든을 넘으시고皤皤雙老年踰耋

슬하에 자손들이 마루에 가득하네膝下雲仍已滿堂

어버이 연로한데 왕궁을 사모하랴親老那堪戀帝鄕

임금 섬길 날은 길다고 옛사람이 말하였지古人猶說事君長

대대로 이어온 평천의 가업 분천 구비에 平泉世業汾川曲

바위 옆에 새로이 구경당을 지었다오新作巖邊具慶堂

바위가 집에서 동쪽으로 2리에 있는데, 높이는 몇 길 남짓 되고 위에는 20명이 앉을 만하다. 앞에 큰 냇물이 있어 여울이 세차면 물결소리가 귀에 울려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인데, 아마도 ‘농암(聾巖)’이라는 것은 이 때문에 불린 이름이라 여겨진다. 만약 숨어서≤p.0032≥ 세상의 출척(黜陟)을 듣지 않는 자가 산다면 이름과 뜻이 더욱 부합하니 참으로 아름다운 경계이다.

선대에서 이곳에 터를 잡고 산 이래로 아름다운 명절이면 자제들을 데리고 이곳에 놀았는데, 정자와 대(臺)를 만들어 더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지가 여러 대가 지났다. 나의 선친에 이르러 더욱 평소 마음을 두셨으나 미루다가 이루지 못한 채 노년에 이르렀다. 내가 선친께서 뜻을 이루지 못하시고 아름다운 경계가 황폐해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돌을 쌓아 대를 만들고 그 위에 정자를 지어, 쌍친께서 건강히 살아계실 때에 그 속에서 모시면서 여년을 즐겁게 보내실 수 있게 하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이름을 ‘애일당(愛日堂)’이라 하였으니, 그 마음과 뜻이 어찌 급히 서두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절구 두 수를 지어 여러분들에게 화답을 구하여 이전의 양로연(養老宴) 시(詩)와 함께 아울러 남겨두려고 한다.

≤p.0033≥연(縯)이 거칠고 무능한 글로 우러러 고고한 시에 화답하니 참으로 개 꼬리가 담비 꼬리를 잇는 것이어서 마음속으로 부끄러워 땀이 나지만, 분부를 어기기 어렵기에 삼가 써서 올리다.

縯荒拙仰和高韻眞所謂狗毛之續貂慚汗于懷然重違下敎錄奉

사또의 효성이 하늘을 감동시켜使君誠孝感旻天

백발의 두 어버이 백년 장수 누리네鶴髮雙親享百年

저무는 가을 구하상엔 국화가 뜨고黃菊霞觴秋欲盡

훤당(萱堂)의 색동옷 춤 뜻이 무궁하네斑衣萱室意無邊

이제 노인들 잘 보살펴 환성이 드높고從今老老歡聲沸

해마다 교화 펴서 경사가 이어지리興化年年慶事連

부모 여읜 못난 이몸은 여한이 많아 堪恨龍鍾何怙恃

이날 잔치에 과분하게 끼여 눈물 뿌리네叨參此日淚垂筵

청량산 산수는 영남에서 으뜸이고淸凉山水冠南鄕

넓고 넒은 분천 한 구비 길게 흐르네浩浩汾川一曲長

농암에 정자 ≤p.0034≥지은 지 몇 해이던가卜築聾巖今幾歲

팔순 어버이 고당에 계시는 경사 누리네八旬有慶在高堂

트인 들 고상한 정취 있는 산수의 고장高情開墅水雲鄕

색동옷 춤 기쁨 끝에 호탕한 기운 길어라綵舞歡餘浩氣長

꽃과 대나무 숲 이루어 아취 느껴지고花竹成林知雅趣

섬돌과 계단에 늘어서서 마루를 비추네依階繞砌映華堂

사지당(四止堂) 김연(金縯) 삼가 지음

차운하다

次

한 고을에 두 하늘이 있는 것이 기쁘고一境感欣有二天

백성들은 또 다행히 풍년을 맞았네閭閻又幸得豊年

좋은 시절 갈바람 속에 잔치를 베푸니佳時設宴秋風外

대궐 속 임금님께서 희색이 넘치리喜氣生君白日邊

우리 사또 노인 잘 모신다고 다 말하고共說吾侯能老老

가문의 경사 이어질 것은 이로써 안다네 從知家慶復連連

고을의 백성들 이로부터 다 효심을 일으켜州民自此皆興孝

사람들 우레 같은 말이 잔치자리 울리리라萬口雷喧撼四筵

≤p.0035≥옛날부터 대대로 이곳에 터 잡고 살아家世從前宅是鄕

애워 싼 산과 흐르는 물 근원이 길도다籠山流水發源長

지금에 따로 바위 가에 정자를 지으니從今別築巖邊着

그대 같은 자식이 참으로 긍당이라 하리有子如君眞肯堂

객지 나갔던 자식 마침내 귀향하여遊子終能歸故鄕

집에 돌아오니 일월이 긴 줄 알지 못하네還家日月不知長

날마다 이 사이에서 색동옷 입고 재롱떠니斑衣日日是間戱

눈만 들면 북당에 두 어버이 계시네擧目雙親在北堂

상정야로(橡亭野老)쓰다.

부모 은덕 갚는 일 하늘같이 망극한데報德由來罔極天

고당에서 더군다나 팔순 연세 누리시니高堂況復八旬年

어버이 즐겁게 함은 지성 외에 달리 없고悅親不在眞誠外

세상 노인에게 미침은 예의 절차 봐야 하리及老須看禮數邊

한 시절 아름다운 행사 본래 우연이 아니니勝事一時元不偶

백리의 환성 전부터 이어진 것을 생각하네歡聲百里想曾連

이번 길에 또 다시 청화절을 만났으니玆行又値淸和節

돌아가 농암에서 양친 축하연 베푸리라歸設聾巖具慶筵

≤p.0036≥영남에 예안 고을이 있다 하였고嶠南聞有禮安鄕

분천 일대가 가장 좋다고 말하였네最說汾川一帶長

부온이 굳게 감춰두지를 못하여富媼只應慳不得

공이 오늘에 애일당을 짓게 되었다오公今愛日爲構堂

공이 전에 밀양군에서 사랑을 남겼고公曾遺愛密陽鄕

다시 이 화산에서 교화의 날이 길도다復此花山化日長

백 살의 양친 봉양하는 곳을 중히 여기니重是百齡榮養地

고당에서 색동옷 춤 몇 번이나 보려나幾看綵舞繞高堂

가정(嘉靖) 원년(1522, 중종17)에 남호(南湖) 손수(孫洙) 도원(道源)이 삼가 차운하다.

황당에서 색동옷 춤 어버이께 보답하고戱綵黃堂報所天

한 고을에 인을 미루어 노인들에게 미쳤네仁推一境遍遐年

머리에 꽂은 꽃은 창안에 비추어 빛나고簪花映發蒼顔色

춤사위 소매가 백발 옆에서 펄럭이네舞袖翻欺皓髮邊

푸른 봄 술잔에 들어 큰 은택 되돌리고入斝春靑回渥澤

서천에 지는 해 붙잡아 머물려두리當楡西日爲留連

그대의 경사 부러워 도리어 눈물 적시니歆君永慶還堪淚

늙은 부윤 당시에도 이 연회 베풀었다오老尹當時亦此筵

-내가 전에 경주 부윤(慶州府尹)으로 있으면서 또한 이 연회를 베풀었기에, 군의 시첩(詩帖)을 보게 되니 갑자기 비감이 일어 나도 모르게 언급하였다.-

≤p.0037≥ 대대로 은덕이 있다고 사람들 칭송하고家世人稱隱德鄕

양친부모 여든 연세 경사가 무궁하네雙親八十慶能長

가는 해 잡아두려 해도 원래 땅이 없는데人有駐景元無地

오직 그대 집에는 애일당을 지었구려唯有君家愛日堂

지는 해에 정이 깊어 괴롭게 고향 생각하니情深西日苦思鄕

백세토록 조석으로 모셔도 길다 못 하리百歲晨昏未信長

날마다 축수의 술잔 백발노인 즐겁게 하니日進壽尊娛鶴髮

고당에 봄날 같은 화기 가득하리라一春和氣藹高堂

가정(嘉靖) 기원(1522, 중종17) 청화절 1일에 희락당(希樂堂) 병부(病夫)가 누워서 쓰다.

추풍 속에 피리와 북소리 맑은 하늘에 울리고秋風簫鼓殷晴天

화려한 마루에 술 마련하여 노인들 위로하니値酒華軒慰大年

창안에 백발이 성성한 분들 좌상에 앉았고白髮蒼顔臨座上

단풍과 국화꽃 빛이 술동이 가에 비치네丹楓黃菊映尊邊

사또는 어버이 즐겁게 하여 기쁨이 넘치고使君喜氣怡愉裏

부로들 기뻐하는 목소리 원근에 이어지네父老歡聲遠近連

고을 얻어 남쪽으로 돌아온 지금 너무 좋으니得邑南歸今更好

명년에는 어디에서 또 양로연을 열게 될지明年何處又開筵

낙서(洛西) 호숙(浩叔)이 삼가 짓다.

≤p.0038≥백성들 장수하는 요순시대 태평세월에民登壽考値堯天

양로연 여니 응당 다시 풍년이 오겠네 養老其虛更有年

늦가을 햇살 속에 노인들 줄지어 앉으니鮐背分行映秋晩

오두가 안석 받들고 어버이 곁에서 모시네遨頭奉几侍親邊

향산에서는 뇌봉이 다 모인 것을 못 봤고 香山未見雷封闔

낙사에서는 감헌이 연이었을 뿐이었지洛社徒聞紺幰連

어찌 비하랴, 한 고을 노인들 다 모시고 와서爭似扶携傾一府

화려한 연회 베풀어 어버이 기쁘게 해드린 것에 承歡具慶敞華筵

청량산 골짜기를 신선 고장이라 부르고淸凉洞府號仙鄕

연하 깊이 잠긴 곳에 경치가 으뜸이네深鎖煙霞景最長

백년의 지극한 쾌락 이만한 것이 있으랴至樂百年寧有此

중한 즐거움에 마주보며 고당에 기대었네重歡相對倚高堂

한 집안이 고을에서 장수를 독차지하고一家能擅壽爲鄕

은덕으로 앞으로 경사 더욱 이어지겠네隱德終知慶更長

삼도십주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三島十洲人不見

인간세상의 쾌락이 다만 이 마루에 있구려人間快樂只斯堂

퇴우당(退憂堂) 표빙(表憑) 경중(敬仲)이 짓다.

≤p.0039≥남극성 별빛이 푸른 하늘에 비칠 때南極星芒動碧天

영가에서 당일에 양로연을 열어서永嘉當日饗高年

삼생의 음식 영예로운 봉양 소원을 미루어서能推榮養三牲願

나물밥 먹는 고을 백성들에게 두루 미쳤네遍及窮閻半菽邊

관청의 정사와 가정의 정사가 어찌 다르랴官政豈容家政異

어질다는 명성과 칭송하는 소리 이어지리라仁聲還與頌聲連

아마도 백발노인들 부축하고 돌아갈 때에想看白髮扶歸處

성대한 잔치자리에 신과 두건 흘려두고 갔으리 墮履遺巾散綺筵

-위는 양로연시에 삼가 차운한 것이다.-

분천 한 구비는 바로 신선이 사는 고을汾川一曲是仙鄕

봄 햇살 머물려 길이 비치는 별천지라네駐得春輝特地長

백발에 아이처럼 우는 일 얼마나 할까白首兒啼能有幾

다만 이곳을 노래자의 마루라 불러야 하리秪應喚做老萊堂

효성과 인자함으로 소문난 집 한 고을에 으뜸이라仁孝家聲擅一鄕

그 덕에 자손의 경사 무궁할 것임을 알겠네仍知餘慶自應長

가슴 ≤p.0040≥속 기쁨과 두려움 아는 사람 없고 胸中喜懼無人識

준오만이 이 마루를 비추고 있다오只有踆烏照此堂

-위는 애일당시에 삼가 차운한 것이다.-

[남사화(南士華)]

흰 구름 속 아득히 남쪽 하늘 바라보며白雲遙望極南天

어버이 연세에 늘 기쁨과 두려움 일었네每念椿萱喜懼年

성대한 일을 시 구절 속에서 만나게 되니盛事幸逢詩句上

나그네 창가에서 부질없이 눈물 흘리네 淚行空落旅窓邊

몇 말 쌀을 가지고 어버이 봉양하려 하니欲將斗米爲親養

긴 실로 가는 해를 잡아맬 수 있을지倘得長絲繫日連

스스로 부끄러운 것은 덧없는 명예에 잡혀서自愧浮榮應挽我

병든 몸 억지로 끌고 경연에 참석하고 있다네强扶衰病忝經筵

예안은 바로 그대의 고향 고을로禮安桑榟是君鄕

가문의 경사 낙동강과 길이 흐르네門慶同流洛水長

세상에서 자식 직분 이미 닦고서人世已修爲子職

쉬지 않고 가는 세월을 아까워하네光陰還惜去堂堂

≤p.0041≥반은 서울에 있고 반은 고향에 있으니半在京師半在鄕

벼슬의 뜻은 응당 짧고 초야의 뜻이 길었네宦情應短野情長

봄바람에 다시 색동옷 재롱을 생각하노니春風更憶萊衣戱

쌍수봉 아래에 효우당이 있다네雙秀峯前孝友堂

-선친이 마루 이름을 ‘효우당(孝友堂)’이라 하였으므로 이른 것이다.-

가정(嘉靖) 원년(1522, 중종17) 3월 일, 소세량(蘇世良) 원우(元友).

영가의 양로연 자리에서 지은 제공들의 시에 차운하여 어버이를 뵈러 영남으로 가는 비중을 전송하다

次永嘉慶席諸公韻送棐仲覲親嶺南

양친이 모두 영남 하늘 아래 계시어雙親俱在嶺南天

이른 나이에 대궐에 휴가 청원하였네北闕休書尙早年

상상컨대 행차가 고향집에 들어가는 날 像想行候閭閤日

축수 술잔 올리고 색동옷 흩날리며 춤추리蹁跹彩舞壽樽邊

동대문에서 전송하는 자리 관료들 다 모였고東門祖帳簪纓合

강가엔 가을바람 속에≤p.0042≥ 날씨 해맑았네江上秋風霽景連

구차하게 벼슬하며 어버이 잊은 이 몇이던가苟仕忘親知幾許

영가의 잔치 경사스럽다고 선비들이 칭송하네士林稱慶永嘉筵

고기와 벼 지금 한창 고향에 가득하리니魚稻今應滿故鄕

돌아가는 그대 보내니 흥이 더없이 길어라送君歸去興何長

배 타고 강동으로 간 것도 호쾌하다 하는데江東一棹猶云快

더욱이 두 어버이 북당에 계시는 분이라네況乃雙親在北堂

치청(稚淸) 지음.

가없이 크나큰 은혜 하늘과 같아서罔極鴻恩等昊天

오직 축수하는 술로 장수에 보답하네惟將壽酒報椿年

화산의 원로들 얼마나 남아 있던가花山耆老問餘幾

사헌부의 젊은이가 곁에서 모시네栢府兒郞今侍邊

슬하 자식의 마음은 흡족하지 못하여膝下烏情應未洽

꿈속에도 노창이 서로 이어지리라夢中臚唱定相連

늘 아호의 눈물 에 상심하면서自傷每洒莪蒿淚

남을≤p.0043≥ 위해 장수 축시만 짓고 있다네秪爲他人賦壽筵

한 집안 효성으로 고을을 감화시켰다고一家興孝感諸鄕

일찍이 영남 사람들 이야기가 길었지曾聽南人說話長

천고의 농암에 주인 있음을 알겠거니千古聾巖知有主

후손들 백세토록 이 애일당을 보존하리雲仍百世保斯堂

때때로 안주와 술로 이웃고을 사람 모으고有時鷄酒聚隣鄕

피리와 거문고 없어도 즐거운 뜻 길었어라非竹非絲樂意長

주인 손 서로 권해 취하면 일어나 춤추니 主勸賓酬旋醉舞

연로하신 두 어버이가 중당에 계신다네雙親壽考坐中堂

나헌(蘿軒) 성지(成之)

비중(棐仲)이 전에 안동에 있을 때 9월 9일을 만나 판여(板輿)를 가지고 양친을 모셔오고, 또 민간의 남녀로서 연로한 이들을 모아 청사를 나누어 양로연을 베풀었다. 그리고 시를 지어 그 사실을 기록하여 남기니 화답한 자가 또한 많았다. 지금에 어버이를 찾아뵙고서 예안에서 돌아오면서 나에게 들렀는데, 짐을 풀어 그 시를 보여주고는 한 수 지어달라고 매우 간절하게 청하였다. 이에 즉석에서 ≤p.0044≥원시(原詩) 운에 따라 읊었다.

棐仲前在安東逢九日板輿迎雙親又集民間男女年耆分廳開養老宴屬詩留其事和者亦衆今以謁覲自禮州還過吾解槖示之要一言切甚席上步本韻云

영호루 밖에 하늘 같이 푸른 강물映湖樓外水如天

거문고와 학 맑은 풍류로 6년을 보냈네琴鶴淸風閱六年

관복 입은 훤칠한 아들이 슬하에서 났고袍笏長身生膝下

백수 누리는 양친이 술동이 옆에 나오셨네期頤二老出樽邊

진흙탕 속 강현 노인에게 은택이 두루 미쳤고泥塗絳縣恩波徧

노래와 춤에 노인들의 기쁨이 이어졌네歌舞鮐班喜氣連

영남 고을에서 지금껏 아름다운 일로 남았는데南府至今留勝事

가을이 오면 누가 다시 화려한 잔치 열려나秋來誰復敞華筵

또 애일당 시에 화답하다

又和愛日堂韻

영남의 예안 고을은 바로 군의 고향이고禮城南嶠是君鄕

두 어버이 백발이 천 길이라네千丈雙親鶴髮長

날을 아끼는 마음 깊어 망극한 은혜 보답하고愛日情深酬罔極

색동옷 입고 재롱떨어 어버이 기쁘게 하였네萊衣戲處悅高堂

≤p.0045≥남대에서 휴가 내어 대궐을 떠나니休沐南臺出帝鄕

바람결에 우는 말로 영남 먼 길 내다렸네嘶風驄馬嶺途長

성상의 효도로 다스림 지금 유달리 중히 여겨君王孝理今偏重

일부러 애일당으로 가 근친하게 허락하셨네故許歸寧愛日堂

눌재(訥齋) 삼가 짓다.

풍수의 한 사람마다 하늘을 원망하는데風樹人人怨彼天

한 집안에서 귀학이 유독 장수 누리네一家龜鶴獨彌年

이름난 고을 정사 은택 널리 베푸는 날名都政在推恩日

색동옷 입고 재롱떠니 노인들 기뻐하네 庶老歡從戲綵邊

민의 감발시켜 아름다운 정사 증진하고感發民彝增盛美

수역으로 모시고 다시 축하 잔치 열었네扶携壽域更留連

오늘같이 아름다운 일 전날보다 좋기에如今勝事多前觀

중승의 경사스러운 잔치 귀 세우고 듣네 聳聽中丞設慶筵

충신한 곳으로는 예안 고을이라 일찍이 들었고忠信曾聞禮有鄕

분천에 새로 집 지으니 경사 새삼 길어라汾川新築慶還長

농암엔 세상 ≤p.0046≥시끄러운 소리 들리지 않고世喧不到聾巖上

푸르른 대춘나무와 훤초 북당에 그늘지네翠色萱椿蔭北堂

소백산 남쪽에 덕성이 모인 고을小白山南聚德鄕

지는 해에 줄을 매니 뜻이 몹시 길어라掛繩西日意偏長

반도 아직 삼천 년의 결실을 하지 않았고蟠桃未結三千子

색동옷 입고 물 받들고 마루에 오르네奉水斑衣更上堂

계림(鷄林) 공석(公碩)이 짓다.

차운하다

次

-중양일에 성주(城主)가 양로연을 베풀고 양친을 모시고 자리를 압도하였는데, 나의 부친께서도 이 자리에 참석하셨기에 기쁘고 경사스러움이 모두 절실하였다.-

사람들이 우리 고을에 두 하늘이 있어서人道吾鄕有二天

부모 모시는 마음 미루어 노인들 위로한다네 能推老老慰高年

따온 국화 향기는 색동옷 위에 묻어나고掇英香惹萊衣上

모자 날리는 바람은 백발에 솔솔 불어오네吹帽風輕鶴髮邊

기쁜 분위기 흐뭇하게 화기를 따라 합해지고喜氣剩隨和氣合

환성이 ≤p.0047≥축하하는 소리에 이어지네歡聲從與賀聲連

일찍이 영남에서 이런 일 보지 못했으니 南中此事看曾未

나의 어버이도 참석하셔 너무 행복하다오何幸吾親亦赴筵

권벌(權橃)

차운하다

次

마음속 한 덩어리 화기를 저버리지 않고心中不負一團天

늙음을 애석히 여겨 양로연을 베풀었네爲設周儀惜暮年

효로 다스림 나로부터 하고 밖에서 빌리지 않으며孝理自吾非假外

예절 갖춤은 안에서 나오고 외면을 꾸미지 않네禮容由內不修邊

삼추의 광경은 시절이 바야흐로 길하고三秋光景時方吉

만년 축수하는 술잔은 소매자락에 이어졌네萬壽杯觴袂正連

아버님 여의고 풍수의 한이 맺힌 자의 슬픔風樹造哀孤子慟

어찌하여 삼구정 위에는 잔치가 없는지三龜亭上奈虛筵

≤p.0048≥소나무 잣나무 선 산등성이가 고을을 둘러싼 곳松柏岡陵擁一鄕

학과 같은 장수를 누리는 세월이 길어라爭輸鶴算歲年長

반도 올려 바치니 두 어버이 행복한 웃음蟠桃一獻萱椿笑

하늘이 희화(羲和)를 보내 이곳에 머물렀구려天遣羲和駐此堂

대대로 선영이 늘어서 있는 영가 고을에纍纍雙塚永嘉鄕

무덤 가 나뭇잎 서풍을 맞아 운치 길어라 宰樹西風葉韻長

이 늙은이는 누구를 위해 날을 아껴야 할지老子爲誰知愛日

그대 마루에 오르며 슬픈 눈물 감당하지 못하네不堪哀淚到君堂

안동(安東) 김영(金瑛)이 낙재(樂齋)에서 쓰다.

삼가 화답하다

奉和

동어부 허리에 차고 와서 이천이 되니腰佩銅魚作二天

백성 평안하고 물산 넘쳐 풍년 이루었네民安物阜致豊年

우아한 쪽머리 비단 차림 밖에 병풍을 치고屛開雲鬢羅紈外

아름다운 단풍 가에 ≤p.0049≥술동이 늘어섰네尊列霜楓錦繡邊

의관 갖춘 노인들 어지럽게 모여들고諸老衣冠紛雜遝

두 어버이도 수레 타고 와서 참석하였네兩親車蓋亦留連

삼한에서 천고에 비할 데 없는 경사이니三韓千古無雙慶

평범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잔치 아니라오不是尋常歌舞筵

모자 떨어뜨리는 중양절에 잔치를 여니開燕重陽落帽天

노인들 다 모여서 여년을 즐기네老人齊會樂餘年

이내는 훤당(萱堂) 가를 뿌옇게 두르고祥烟白帶萱堂畔

안개는 비단 장막 옆에서 피어오르네 瑞霧靑浮綉幕邊

곤어 현 쇠 채로 타는 소리 그치지 않고鐵撥鯤絃聲未闋

봉생과 용관 소리 어울려 서로 이어지네鳳笙龍管響相連

덕성 그림자 문성에 접하여 빛나고德星影接文星彩

영화로운 빛 찬란하게 궤연에서 나오네赫赫榮光生几筵

≤p.0050≥그대 지금 비단옷 입고 낮에 고향으로 돌아가니君今衣綉晝還鄕

애일당 깊숙한 곳에 해는 길겠지具慶堂深白日長

축수하는 잔치 열어 즐겁게 노는 곳에獻壽筵開和樂處

노래자 옷 입고 재롱떨며 중당에 춤추리라戱披萊服舞中堂

상재 그늘 짙게 드리운 고향 땅에서桑榟陰濃是故鄕

어버이 아픈 데 없이 장수를 누리시네[女+耶]孃無恙壽延長

수년 뒤 남가몽에서 깨어나게 된다면年來若覺南柯夢

바위 가에 다시 녹야당을 지으리라巖畔重開綠野堂

우계어은(愚溪漁隱) 양좌(良佐)가 짓다.

≤p.0051≥양로연 큰 은혜는 실로 하늘에서 내린 것養老覃恩實自天

사또가 첩지 받들고 와 노인 불러 모았네府公承帖使之年

칭송하며 축수할 때는 세 등급을 나누고揄揚上壽分三級

어버이 부축해 와 주인 자리에 앉혔네扶擁雙親押一邊

효도로 다스리는 정사 양친에게 돌아갈 뿐이지만孝理只應歸具慶

어진 풍화 이제 고단한 이들에게 미치겠네仁風從此及顚連

국화 필 때 백발의 감회 고금이 같으니白頭黃菊無今古

가을날 춤추는 잔치에 찾아가고 싶구려擬向高秋踏舞筵

사람들이 선성을 정공향에 비하니宣城人比鄭公鄕

풍운이 잘 만난 뜻 말이 응당 길리라 際會風雲語合長

봄 햇살 갚으려면 응당 날을 아껴야 하니報得春暉當愛日

농암 바위 가에 애일당이 우뚝하구나聾巖巖上峙斯堂

선비가 고향 떠나지 않고 사는 것이 귀하니士貴生來不去鄕

그 어느 산 어느 강물 감회 끝이 없네某丘某水感懷長

몇 년 ≤p.0052≥아버님 소요하시던 땅에幾年郎罷徜徉地

긍구당 우뚝하게 서는 것을 보게 되리라突兀俄看肯構堂

70세 노인 조신(曺伸)이 금시헌(今是軒)에서 쓰다.

이선생 비중 씨가 안동부사가 되어 평소 아름다운 계절이 되면 노인을 기르는 예를 닦아 객관에 잔치를 베풀고 가마로 양친을 맞이해와 내외의 빈주(宴主)를 삼았다. 선생이 축수하는 술잔을 받들어 올리고 직접 술잔을 잡고 차례로 노인들에게 따라주어 마시게 하니, 이날 더없이 즐거운 자리가 되어 온 고을이 고개를 쳐들고 구경하면서 감탄하고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성대한 일이라 하였다. 선생이 이에 칠언절구 시를 짓고는 좌중에 두루 차운을 부탁하였고, 서울의 사대부들도 이어서 화답하니, 장차 책으로 만들어 길이 전할 계획이었다.

선생이 어느 날 그것을 가지고 나에게 보여주기에 그 자리에 끼여 성대한 광경을 보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기고 비루함을 잊고 차운하여 송축하게 되었다.

李先生棐仲氏爲安東府使日用佳節修養老禮設宴客館轎迎兩親作內外宴主先生奉觴上壽躬執杯杓以次飮諸老是日極歡一府聳觀嗟嘆以爲蓄眼未見之盛事先生因作七言四韻詩徧屬座中次其韻中都大夫士亦續而和之將成卷軸以永其傳先生一日持以示僕恨不獲參席末睹盛光也忘陋次韻頌而禱云

어버이 즐거워하니 하늘에 읍소할 일이 없고怡愉無事泣旻天

솥과 솥에 음식이니 쌀 져오는 것을 한탄하랴列鼎何嘆負米年

태수가양로연 열어 ≤p.0053≥ 은택이 우악하고太守恩優養老日

아이처럼 병아리를 가지고 재롱을 떨었네嬰兒戲劇弄雛邊

구경 나온 사녀들은 교문을 가득 메웠고觀瞻士女橋門塞

선비들은 축시를 지어 두루마리 이어졌네歌詠衣冠卷軸連

이어온 가문의 경사 끝없을 것을 믿으니家慶由來知未艾

해마다 어김없이 작년의 잔치를 베푸리라今年每設去年筵

황효헌(黃孝獻)삼가 짓다.

문득 추워진 날씨에 국화 아름답게 핀 날黃花猶艶乍寒天

풍년을 만나 공당에서 잔치 열었네開筵公堂値有年

궁벽한 마을에서 구장이 다 찾아와鳩杖畢來窮巷裏

석양 속에서 백발이 어지럽게 춤추네霜髭亂舞夕陽邊

아름다운 손님과 함께 푸른 동이에 술 가득하고翠尊酒與佳賓滿

미인의 노래가 애절한 피리소리 따라 이어지네晧齒歌從急管連

노인 예우하는 은혜에 술 취해 손뼉 치니 老老餘恩拚衆醉

훗날 이날의 잔치 응당 아까워하리라他年應共惜玆筵

≤p.0054≥선성은 듣자니 신선의 고장이고宣城聞說是仙鄕

애일당 앞에 날이 정히 길어라愛日堂前政日長

효성은 본래 멀리까지 감동 일으키니誠孝從來興感遠

자손들 이 애일당의 뜻 저버리지 않으리라雲仍應不負斯堂

효행은 참으로 한 고을에 합당할 만하고孝行眞堪比一鄕

가문의 넉넉한 경사 길이 이어지겠네自家餘慶料應長

서울에서 안주하지 못하는 것 이상히 여기지 말라不安京洛人休怪

언제나 맑은 꿈속에 애일당으로 돌아간다오淸夢長歸愛日堂

함종(咸從) 어영준(魚泳濬) 지어 올림.

장인의 큰 복 정히 하늘에서 받았으니丈人胡福定膺天

우뚝한 구경당 백년에 이르렀네具慶高堂到百年

임명장 받들고 낙동강 가에 새로 와서捧檄鼎來淸洛上

술잔 들고 영호루 가에서 옛이야기 하네稱觴舊說映湖邊

수많은 노인들이 은택 듬뿍 입었고幾多鳩杖親霑飽

자리 사방에 잠화 그림자 이어지네四座簪花影更連

노인 봉양하는 도리 미루어가는 사또 함께 기뻐하니共喜使君推善養

더욱이 잔치 앞자리에 양친이 계신다오椿萱況復壓玆筵

≤p.0055≥언제나 고향 가까이서 고을 원이 되니分符常得近桑鄕

임금과 부모 섬기는 데 길고 짧음 일찍 알았네早判君親事短長

묻노니, 옛날 현인이 자랑하였던 주금당이 爲問前賢誇晝錦

집을 지어 애일당이라 한 것과 어떠한가何如愛日扁新堂

어찌 하면 관직 버리고 내 고향으로 돌아가 安得抽簪返我鄕

어버이 백세토록 봄날 길이 머물게 하랴庭闈百歲駐春長

반평생 동안 헛된 명예의 굴레에 얽매여半生剛被浮名縛

십완당 소나무와 국화 잡초에 묻히고 말았네 松菊渾蕪十玩堂

십완(十玩) 정운경(鄭雲卿) 지어 올림.

단풍 떨어지고 서리 찬 시월 하늘에楓落霜寒十月天

오늘 그대 떠나보내니 둘 다 노년일세送君今日各衰年

도성 문 밖에서 여구가 한 곡 부르니驪駒一曲都門外

멀리 조령 가로 조개 따라가네皂盖遙隨鳥嶺邊

대궐≤p.0056≥에서 근심 나누어 떠날 날 잡히고 魏闕分憂行己卜

북당으로 돌아가는 꿈 밤마다 이어졌으리北堂歸夢夜應連

옥 번쩍이며 여러 분들이 전송하니圭璋交映群公餞

애끓고 넋이 나가는 석별의 자리일세腸斷魂銷此別筵

치호(稚湖)

삼가 드림

奉贈

비중이 어버이를 뵈러 남쪽으로 가게 됨에 내가 졸렬함을 잊고 감히 이 시를 지어 드리는 것은, 아침에 귀고(貴稿) 속에 또 내가 지은 거친 율시 한 수가 있는 것을 보고서 공께서는 글이 아름다운 것을 취하지 않고 정과 뜻으로 허여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무릅쓰고 맑은 책상 위에 올리는 바이다. [棐仲省親南行所以忘拙敢此者朝見貴稿中亦有僕荒律一首因知公不以詞華爲取而一以情志自許故冒萬死仰瀆淸案云耳]

노을 지는 하늘에 구름 한 쪽 날아가고一片雲飛夕陽天

두 어버이 다투어 같이 장수를 누리시네椿萱競秀共高年

몸이 대궐 뜰아래에서 하직하고 나니身辭金闕丹墀下

마음이 색동옷 입고 춤추는 고향집 뜰로 달렸네心迫萊庭彩舞邊

벼 익어 빚은 축수 ≤p.0057≥ 술잔에 향기 가득하고稻熟壽杯香液滿

고기 살쪄 맛있는 음식 기름이 번지르르 하리魚肥甘旨脆腴連

고을 사람들 다 와서 연회에 참석하여鄕人畢至參玆會

당시 효로 다스린 잔치 앞다투어 일컬으리爭道當時孝理筵

새벽에 서울 대궐에서 하직하고서晨辭魏闕五雲鄕

말 타고 남쪽으로 가니 즐거움이 길어라匹馬南行樂更長

집 위에는 푸른 산 집 아래는 강물屋上靑山屋下水

그대 집 고당에는 두 분 어버이 계시네君家俱慶在高堂

친구 죽계(竹溪) 명지(明之) 삼가 짓다.

유월에 사헌부에서 한 자리에 있다가同席烏臺六月天

지금에 헤어지니 어느 해 다시 만나랴從今分袂會何年

어버이 기쁘게 한 아름다운 일 시구에서 보고悅親勝事看詩句

날을 아낀 효성스런 마음 애일당에서 찾네愛日誠心覓堂邊

내 어버이는 늙기도 전에 봉양을 버리셨는데吾老未衰榮奄棄

≤p.0058≥공의 어버이는 여든 넘으니 경사가 이어졌네公親踰耋慶相連

좌중에서 아호의 눈물 얼마나 흘렸을까坐中幾費莪蒿淚

당시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한스럽지 않네不恨當時添此筵

산수 아름다운 영남 고을에 대대로 살아世卜嶠南山水鄕

높은 벼슬 이어진 가문 경사 어찌나 길던지 簪纓門地慶何長

분분한 세상의 수 없는 사람 중에서 紛紛世上人無數

비로소 그대 집 구경당을 보게 되었네始得君家具慶堂

그대의 집 효도 경사가 남쪽 고을 교화시켜君家孝慶化南鄕

사람마다 선행 칭송 끝이 없음을 깨닫네頗覺人人善善長

당년에 어디에서 색동옷 입고 춤추었던가戱彩當年何地着

농암 동쪽에 몇 칸 집 애일당이 있다지聾巖東有數間堂

왕산탄주인(王山灘主人) 유중익(兪仲翼)국좌(國佐).

≤p.0059≥비중의 양로연 율시와 애일당 절구 2수의 시에 차운하여 올리다. -이때 형이 부모 봉양을 위하여 성주 목사로 보내줄 것을 청하였다.-

次棐仲養老律及愛日堂二絶韻錄奉

고을 원 인장 요청하여 하늘에서 내려오니乞得銅章下九天

어버이 연세 때문에 기쁘고도 두려웠지心兼喜懼是親年

머리 돌려 다시 삼각산을 바라보고回頭更望山三角

조령 너머 한쪽으로 돌아가는 길 바빴네歸路忙尋嶺一邊

맑은 한강 점점 남쪽 낙동강과 떨어지고 淸漢漸分南洛隔

노인성 멀리 북극성을 향해 이어졌네老星遙向北辰連

성상의 은혜 곳곳마다 바다처럼 깊어서君恩到處深如海

감격의 여파가 축수 잔치에 미쳤네感激餘波及壽筵

옛사람도 기쁘게 금의환향을 하였지만古人衣錦好還鄕

더욱이 두 어버이 같이 장수를 누리시네況復雙親壽共長

이제부터 앞길이 만 리와 같으니此去前途猶萬里

세한의 노송이 명당의 기둥이 되리라歲寒松老棟明堂

≤p.0060≥그대 가문 대대로 고을에서 잘 살아聞君家世善居鄕

넉넉한 경사 지금에 갑절 더 불었네餘慶于今一倍長

농암에 현판 하나 걸렸다고 들었으니見說聾巖釘有額

어버이 사랑하여 가는 해를 아끼는구려愛親知愛景堂堂

월성(月城) 이사균(李思鈞) 중경(重卿) 짓다.

어떻게 동아줄을 푸른 하늘에 걸어長繩安得掛靑天

지는 해 묶어서 만년 장수 하게 할꼬繫日桑楡作萬年

중구절 만나서 축수하는 술잔 올리고壽酒又稱重九節

색동옷 입고 국화꽃 속에서 춤을 추네彩衣聊戲菊花邊

영남의 아름다운 일 다투어 전파되어嶺南勝事爭傳播

멀리 임금의 은혜 멀리까지 전해지리漢北恩波遠接連

부로들 당시에 듣고 함께 축원하는 말父老當時聞共祝

사또 무병하여 자주 양로연 열라 하네使君無病數開筵

≤p.0061≥어버이 축수연에 한 고을 사람 모아놓고具慶筵中聚一鄕

날이 짧음을 아쉬워하니 뜻이 얼마나 긴고 日華苦短意何長

만약 금단을 굽는 솥은 얻을 수 있다면若爲乞得金丹鼎

영세토록 기쁘게 하며 북당에서 받드리라永世怡愉奉北堂

집에 사는 것이 백운향이 부럽지 않으니家居不羡白雲鄕

백발 어버이 살아계시니 낙이 절로 길어라鶴髮俱存樂自長

큰 저택에서 솥을 늘여놓고 먹이더라도 甲第紛紛列鼎食

어찌 이 높은 마루에서 조석 문안함만 하랴何如溫凊此高堂

덕수(德水) 이택지(李擇之) 쓰다.

맑은 하늘에 중양절 풍광 아름다우니重陽景物媚晴天

정히 사또가 축수하는 때를 만났네政値遨頭上壽年

백발의 어버이 색동옷 재롱 보며 기뻐하고白髮怡愉萊戲裏

누런 국화꽃이 술동이 옆에 흐드러졌네黃花輝映酒尊邊

≤p.0062≥강산이 흥을 돋우는 비단 같은 가을에江山供興秋如錦

늙은이 어린이 함께 즐겨 소매가 이어졌네老稚同歡袂作連

큰 인장 또 다시 이름난 고을로 차고 가서斗印又專名郡去

늘 아름다운 계절 오면 이 잔치를 열리라每當佳節敞斯筵

대춘과 훤추리 모두 무성한 영남 고을에椿萱俱茂嶠南鄕

사람마다 아름다운 일 끝없이 이야기하네勝事人人說更長

날을 아끼는 깊은 효성 응당 끝이 없기에愛日深情應罔極

꿈속에 부질없이 효우당 으로 달려가네魂夢空勞孝友堂

용화산 앞이 바로 나의 고향이니龍華山前是我鄕

남쪽 흰 구름 바라보며 시름이 길어라 白雲南望不禁長

십년의 벼슬살이 많지 않은 자식으로十年宦況無多子

꿈속에 부질없이 효우당으로 달려가네魂夢空勞孝友堂

진산후인(晉山後人) 소세양(蘇世讓) 언겸(彥謙)이 청심당(淸心堂)에서 쓰다.

≤p.0063≥사또 인장 차고 고향산천으로 돌아가印章還領故山川

삼년 흡족한 정사에다 풍년을 만났네治洽三年更有年

누각은 맑은 낙동강 왼쪽 상류에 있고樓據上游淸洛左

경계는 흰구름 속 어버이 집에 연이었네境連親舍白雲邊

두 어버이 모셔다가 신선 술잔 올리고爲迎具慶霞觴擧

지팡이 짚은 노인들에게 아울러 미쳤네兼及高年鳩杖連

그대 시 읽어보고 부질없이 상상해보니追讀君詩空遠想

세상사람 몇이나 이런 모임 열었던가世間人幾有斯筵

지금 대궐로 돌아와 고향을 생각하니闕下今還憶故鄕

꿈속에서 머나먼 길도 꺼리지 않네夢魂不憚道途長

비단옷 입고 이날 부모님 문안하는 곳繡衣此日歸寧處

옛날처럼 농암이 북당을 대하고 있으리依舊聾岩對北堂

전날 영천 고을에서 풍수의 한에 슬펐는데昔罹風樹永之鄕

그대가 나와 교대하여 6년이나 이어갔네君作交承六載長

≤p.0064≥십오 년 이후로 나는 뜻을 다 접은 몸十五年來吾已矣

역마 타고 고당에 문안가는 그대 부럽구려羡君馳馹拜高堂

춘방학사(春坊學士) 관포장인(灌圃丈人) 어득강(魚得江) 쓰다.

두 사람 정다움 하늘이 준 것 아니런가兩人情好豈非天

어버이 함께 장수함은 얻기 어렵다네難得雙親共一年

다섯 말 수레 소리 산촌 고을에 떠들썩하고五馬喧闐山縣裏

풍악은 해변 누각 옆에서 서로 울리네衆音交奏海樓邊

그대 이 즐거움 아직도 이어짐이 부럽고多君此樂今猶繼

나는 전날의 기쁨 끝내 잇지 못해 슬프네嗟我前歡竟莫連

기억하리, 중양절에 노인 높여 모시는 날記取重陽尊老日

당시의 멋스런 일 손님 잔치에 있는 것을當時勝事在賓筵

-비중(棐仲)의 부모가 나의 부모와 동갑이었으므로 언급하였다.-

≤p.001-65≥서울에서 오랫동안 풍진 속에서 살았는데久踏紅塵寄帝鄕

한 고을이 유달리 성은을 듬뿍 받았네 一方偏荷睿恩長

꿈속에 송추 울창한 고향으로 돌아가고夢回故國松楸鬱

선성의 구경당을 부질없이 부러워하네空羡宣城具慶堂

옥봉야로(玉峯野老) 쓰다.

동호부 차고서 오래 남방을 다스렸는데久將銅虎管南天

늘 백성들이 1년 더 빌려달라고 하였네長見居民借一年

잘 기름은 본래 서백에게 뒤지지 않고善養本非西伯下

울며 재롱떠는 것은 노래자에게 미친다네戱啼猶及老萊邊

국화 흐드러지게 피고 잔칫상 성대하여黃花爛熳杯盤盛

백발노인들 기우뚱거리며 취해 춤을 추네 白髮欹斜醉舞連

모두 말하기를 ≤p.0066≥요지에서 왕모가 연 연회에共說瑤池王母宴

선도 새로 따서 잔칫상에 올렸다네靈桃新摘薦初筵

고향 가까이서 관직 구해 어버이 봉양하며求官奉養近家鄕

천 가닥 실로 해를 매어 잡아두려 하였네欲把千絲繫日長

아름다운 시절 올 때마다 자손들을 불러每到佳晨呼子姓

가마에 태워 부축하고 와 고당에 올랐네 板輿扶擁上高堂

사마 끄는 수레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니駟馬高車返故鄕

세상의 영예로움 또한 끝이 없어라世間榮幸亦應長

동네 어귀에 1천 명 기마병 세워놓고爭如千騎里門下

해마다 북당의 어버이께 축수 술잔 올리리라歲歲稱觴壽北堂

헌지(獻之)

≤p.0067≥길러주신 어버이 은혜 이 또한 하늘이니鞠育慈恩是亦天

천년 장수하시라고 늘 축원하였네每將椿壽祝長年

쌍친께서 화산의 잔치에서 기뻐하시고雙親娛悅花山宴

고을 노인들 석양 속으로 모시고 왔네群老扶携落照邊

멋진 일이 아름다운 시절과 잘 만났고勝事獨與佳節會

고향 생각이 벼슬살이 중에 우러나왔네鄕心猶自宦情連

인생에서 이 즐거움 얻기 어려움을 아노니人間此樂知難得

해질녘에 벼슬아치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네日暮簪纓散舞筵

들으니 선성은 산수 아름다운 고을聞說宣城魚鳥鄕

농암 이름 난 가문 뜻이 문득 길어라聾巖名家意便長

그 속에서 기쁘고 두려운 마음 간절하니箇中喜懼情思切

태양이 늘 밝게 이 마루를 비추리白日明明照此堂

온 세상은 유유히 취향으로 치닫는데擧世悠悠一醉鄕

공같이 지극한 즐거움 누가 길이 가지랴如公至樂更誰長

≤p.0068≥멀리 남쪽 하늘 흰 구름 아스라이 떠가는 곳白雲望斷天南北

해치관 벗어던지고 이 마루에 오르고 싶네欲解豸冠躋此堂

요말(僚末) 풍산후인(豊山後人) 심사손(沈思遜)

나비 늙고 단풍 지는 세모의 하늘蝶老楓愁歲暮天

아름다운 잔치 열어 노인들 대접하네高張佳會享殘年

국화꽃은 향기로운 술동이 밖에 비치고黃花晻映芳樽外

백발노인 너울너울 비파소리에 춤추네白髮婆娑錦瑟邊

앉아서도 한 고을 풍속 후하게 다스려坐使一方民俗厚

어느새 사방 들판에서 칭송이 들려오네還聞四野頌聲連

중양절 곳곳마다 오사모 비스듬히 썼는데重陽處處欹烏帽

몇몇 고을에서 이런 연회를 베풀었던가幾箇州官設此筵

농암의 멋진 경치 영남에서 으뜸이고聾岩形勝冠南鄕

속세 밖 별천지에 해와 달이 길어라物外乾坤日月長

고상한≤p.0069≥ 모임에 귀한 분들 와 환영하니高會朱轓呈綵戱

초가집 정자가 참으로 기영당일세茅亭眞箇耆英堂

안개비 속 외론 마을 산수 아름다운 고을烟雨孤村魚鳥鄕

바위 옆으로 흐르는 물 근원이 길어라岩邊流水發源長

어버이 즐겁게 하는 뜻 하느님도 알아서天公亦解娛親意

사면에 구름 낀 산으로 애일당을 애워쌌네四面雲山擁此堂

안분당(安分堂) 백익(伯益) 삼가 짓다.

양로연 시에 차운하여 성산목으로 부임하는 비중을 전송하다.**

次養老宴詩韻送棐仲赴星山牧

명공의 충효가 하늘을 감동시켜明公忠孝達于天

백년 성대한 시대 임금과 신하 만났네際會昌期屬百年

철면이 잠시 대궐을 벗어나서鐵面暫辭靑鎖下

화려한 수레 타고 흰 구름 가로 향하니朱幡重向白雲邊

≤p.0070≥오마 내린 성상의 은총 영예가 크고恩頒五馬爲榮大

부모님 봉양하라는 어명이 이어졌네勅賜雙親奉養連

옛날에 화산에서 노인들 많이 받들었으니 昔日花山多尙齒

가야의 노인들 몇 번이나 잔치 받으려나伽倻耆老幾當筵

애일당 시에 차운하다

次愛日堂詩韻

분천 한 굽이가 바로 공의 고향마을汾川一曲是公鄕

들으니 신선의 땅에 해와 달이 길다네聞說仙關日月長

여든 연세 두 어버이 다 살아계시어八十雙親俱慶下

고당에서 색동옷 입고 재롱을 떨었네彩衣今復戱高堂

깃발 드날리며 고향으로 달려가서征旆搖搖指故鄕

축수 술동이 여는 곳에 경사 이어지네壽尊開處慶延長

천년에 보기 드문 공의 가문의 일千年罕覿公家事

백발의 두 어버이 북당에 계시네鶴髮雙親在北堂

취성(鷲城) 후학 추계자(楸溪子) 명수(明叟) 짓다.

저물녘 문 앞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데望切廬門近暯天

이몸은 조석 출퇴근 벼슬에 매인 나날卯申維縶度年年

≤p.0071≥ 하루아침에 소매 휘날리며 돌아가니一朝歸袖風披後

천리 길 고향 산이 취한 눈길에 들어오네千里家山醉眼邊

훤당(萱堂)에 웃음소리 들려오는 날이면遙想萱堂開笑日

노래자 춤사위가 구름 속으로 이어지겠지定知萊舞接雲連

술동이에 술 가득하고 노래 소리 울려나와尊中酒滿歌聲發

축수의 옥 술잔을 잔치자리에 올렸겠네獻壽瓊杯已上筵

흰 구름 떠가는 곳이 바로 내 고향白雲飛處是桑鄕

굳게 잡은 말채찍에 나그네 길이 멀어라强着征鞭客路長

산촌 객관에는 국화꽃이 만발하고山館黃花開爛熳

세월은 내 맘 등지고 하염없이 가누나年光背我去堂堂

이위(李偉) 대이(大而)

국화꽃 피는 아름다운 시절에歲樂辰良正菊天

동헌에서 멋진 잔치 노인들을 모셨네黃堂勝宴會高年

동해 바다 물로 술동이에 채워 붓고東溟添注芳樽裏

남극 밝은 별빛 양로연 자리에 비치네南極輝臨壽席邊

온 마을 사람들이 손뼉치고 춤추며 취해 흩어지고抃舞千村群醉散

백리에 즐거운 노래 울리며 환성이 이어지네歡謠百里喜聲連

≤p.0072≥노인 잘 모심이 백성들 효도 흥기함이니深知老老興民孝

양친 장수 경축하는 잔치 세상에서 드물다네具慶人間罕此筵

-이군(李君)이 다스리는 안동부(安東府)는 영남에 있고 또 동해와 가까우므로 3,4구에서 언급하였다.-

삼가 농암 애일당 시에 차운하다. -애일당에는 맑고 아름다운 산수가 있다.-

奉次聾巖愛日堂韻【堂有山水淸勝】

어버이 기쁘게 하려고 산수 고을에 집 지으니娛親新構水雲鄕

날마다 노래와 음악으로 즐거움이 끝이 없고歌管朝朝樂意長

마치 만정봉에서 연회 열던 날과 같아서還似幔亭張會日

눈에 가득한 증손이 고당에 절을 올리네曾孫滿眼拜高堂

내가 전날 신선 고을을 찾아간 적이 있는데塵蹤曾記訪仙鄕

시내 골짜기에 봄이 머물러 날이 길었네溪洞留春化日長

천년 대춘나무와 훤추리 푸른 빛 아롱지고千歲椿萱交映翠

축수하는 신선주 받들고 함께 마루에 올랐네壽觴霞液共升堂

내가 영남을 안찰하던 때 비중이 사는 곳을 방문하여 마루에 올라 양친께 장수를 축하한 적이 있는데, 연세가 모두 여든을 넘었는데도 여전히 건강하셨다. 시내 골짜기가 깊숙하고 산수가 맑고 아름다워 마치 무릉도원에 들어가 신선을 만난 듯하였다.

문소(聞韶) 김안국(金安國) 국경(國卿)

≤p.0073≥영남에서 북쪽 구중궁궐 바라보는데南中北望九重天

왕래한 지 지금에 몇 년이나 되었던가往復于今費幾年

평소의 절개가 어찌 백발이라고 쇠하랴素節豈衰華髮後

충정이 바야흐로 백운 가에서 간절하도다丹心方切白雲邊

고을 맡은 깊은 마음 군친을 아울렀고專城深眷君親竝

영예 미루어 베푼 잔치 자리 상하에 이어졌네分席餘榮上下連

세상에 반포의 효도 이에 비할 이 없으니反哺人間無此比

금오가 응당 농추하는 잔치에 머무리라金烏應駐弄雛筵

-화산(花山) 양로연(養老宴)의 운(韻)이다.-

하늘이 천년의 법도를 갚으려는 참인데昊天擬報千年矩

효자가 어찌 백년인들 길게 여기랴孝子寧知百歲長

백발의 아이가 황발 아래에서 울고白髮兒啼黃髮下

날을 아끼는 마음으로 새 마루에 현판 걸었네猶收愛日揭新堂

이몸은 백운향 바라볼 길이 없어기에殘生望斷白雲鄕

풍수의 슬픈 울음 한이 길어라風樹悲鳴攪恨長

매양 춘휘단 향해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每向春輝看落日

하염없이 눈물 뿌리며 그대 부러워하네不堪揮淚慰君堂

-농암(聾巖) 애일당(愛日堂) 운이다.-

-춘휘단(春輝壇)은 정(貞)이 90세 어머니를 위하여 집 북쪽 동산 위에 지어 헌수(獻壽)하며 즐겁게 놀이하던 곳인데, 지금에는 이미 어떻게 할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공으로 인하여 감회가 일어, 나도 모르게 슬퍼 오열하였다.-

소요당(逍遙堂) 반식옹(伴食翁) 정지(貞之) 짓다.

≤p.0074≥ [빈면]

≤p.0075≥단풍 붉고 국화 만발하여 저물어가는 날紅葉黃花欲暮天

영가 고을 공관에서 노인들을 위로하네永嘉公館慰高年

추풍 속에 색동옷 소매 휘날리는 춤萊衣舞袖秋風裏

동안의 백발노인들 축수의 술잔 들었네鶴髮童顔壽爵邊

촌로들 이미 향로들 따라 이르렀고野老已隨鄕老至

노래 소리가 다시 피리소리와 이어졌네 歌聲還與篴聲連

인간에 삼생의 봉양이 있다고 하나人間縱有三牲養

이날 잔치 같은 것은 세상에 다시 없으리世上無如此日筵

성산의 아름다운 경치 바로 신선의 고을星山佳致是仙鄕

대나무 섬과 꽃 핀 집에 흥이 길어라竹嶼花齋引興長

기다리는 분 오늘 돌아가 봉양하게 되었으니倚閭今日須歸養

쌍정 휘날리며 가서 북당에 위문하리好把雙旌慰北堂

용재(慵齋) 상로(商老) 삼가 쓰다.

≤p.0076≥<오관(五冠)> 맑은 가락 울려 퍼지고五冠淸調拂靑天

소년처럼 색동옷 입고 재롱을 떨었네戱着萊衣作少年

석양 속에 붉은 잎새와 꽃 찬란하고赤葉紅花殘照裡

저녁 구름 가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蒼頭白髮暮雲邊

봉황음은 노래 가락에 들어 흐드러지고鳳凰吟入歌聲鬧

앵무배는 춤추는 소매에 전해 이어졌네鸚鵡杯傳舞袖連

아름다운 행사 당시 사람들 감탄했으니勝事當時人共嘆

세상에 이런 잔치 여는 이 몇이나 되랴世間能幾此開筵

한 구역 아름다운 경관 신선의 고을一區形勝是仙鄕

호리병 속 천지에 해가 길어라壺裡乾坤白日長

훤초(萱草)는 백년 봄날 시들지 않고萱草百年春不老

효성은 애일당 이름에 꼭 들어맞았네孝思端合也名堂

영천(靈川) 유환(兪瑍) 짓다.

≤p.0077≥머리 숙여 은근히 이천에 감사하노니稽首慇懃謝二天

길이 은혜 베풀어 노인을 공경하네長施恩禮敬高年

술은 강물처럼 한량이 없을 터이고酒兼江海應無量

즐거움 천지와 같이 하니 어찌 끝이 있으랴樂與乾坤豈有邊

아름다운 일 회자되어 조야에 전해지고美事合傳朝野說

행사 그림으로 그려 자손으로 이어지네縟儀宜畵子孫連

백발의 나 또한 자주 부름을 받고 와서白頭我亦頻承喚

성대한 잔치에서 끼여 맑은 모습 접했네叨揖淸光忝錦筵

층층 처마 고운 경치 고을에서 으뜸이고層簷姸緻擅桑鄕

더욱이 양친 봉양 즐거운 날이 길다네況奉雙親樂日長

효자 백년의 마음가짐 잠시도 놓지 못해서孝子百年心計緊

세월이 하염없이 가지 말라고 몰래 기도하네暗祈時序莫堂堂

일과 실질이 효자의 고을이라 하기에 마땅하고事實宜稱孝子鄕

햇볕이 나직이 처마를≤p.0078≥ 돌아 길어졌네日光低繞畵簷長

해마다 축수하는 날 다투어 부러워하리니年年壽節人爭羡

다 장수하는 어버이가 고당에 계셔서라네摠爲椿萱共在堂

계미년(1523) 봄에 김세경(金世卿) 삼가 올림.

망극한 부모 은덕 누가 다 갚으랴報德誰堪罔極天

영가의 영예로운 효도 당년에 으뜸이었네永嘉榮孝冠當年

황당 위에서 어버이 얼굴 화사하게 빛나고萱椿交暎黃堂上

색동옷 입고 춤추니 노인들 다 기뻐하였네鮐鶴同歡彩舞邊

효성은 실로 경사와 복이 이어짐으로 나타나고錫類固應綿福慶

인을 미루는 일 솔선하여 궁한 이들에게 미쳤네推仁先已洽顚連

또 성악에서 다시 잔치를 연다고 들리니又聞星嶽重開宴

수연에 참석하여 신선 복숭아를 올릴까 하네擬獻仙桃忝壽筵

산수 아름다운 고을에서 장수하는 가문 菊潭家世水雲鄕

백발의 어버이 계셔 경사가 길이 이어지네鶴髮萱椿流慶長

일찌감치 이정에서 의분을 다했으니 早向鯉庭輸義分

훗날 찾아가면≤p.0079≥ 마루에 오르기를 허락하리他年枉道許陞堂

흰 구름 속 푸른 산 신선의 고을白雲蒼巘是仙鄕

골짜기 속 샘 물길이 길게 흘러가네洞裡泉源出派長

일생 순전한 효성 하늘도 감동하여一生純孝天應格

만년의 장수가 길이 애일당에 내리네萬壽長臨愛日堂

을유년(1525, 중종 21) 가을에 희강(希剛).

온 고을이 화락하게 오복을 누리는 곳闔境熙熙五福天

어버이 위한 축수연에 노인들을 모았네椿萱高會壽朋年

걸언에 대한 임금의 은전 고향 마을에 미쳤고乞言令典覃鄕曲

봉격의 깊은 효성 대궐에 이르렀네奉檄深誠到日邊

≤p.0080≥ 즐겁게 봉소 불며 노랫가락 간드러지고歡弄鳳簫歌宛轉

취하여 지팡이 짚고 춤사위 이어지네醉扶鳩杖舞留連

지금의 부로들 나중에 옛일 회상하며至今父老猶追想

아이들 향해서 이 잔치 이야기하리라詫向兒童說此筵

대대로 가업 전해온 수석 아름다운 고을家世靑氈樹石鄕

솔 창 대나무 오솔길에 해가 유달리 길어라松窓竹徑日偏長

남쪽 비탈 난초 따서 봉양할 만하니陔蘭細擷堪怡養

백발의 어버이가 한 마루에 계신다네白髮綦巾共一堂

저녁 해 뉘엿뉘엿 지려 하여 방황하는데桑楡翳翳莫知鄕

누가 긴 줄로 잡아매어 길게 늘이랴誰把長繩繫許長

창을 힘껏 휘둘러 지는 해 되돌렸으니回斡餘暉戈有力

덕≤p.0081≥성이 모인 마루에 양오 머무르리陽烏應駐德星堂

신실하게 한 고을 교화했을 뿐만 아니라不獨恂恂化一鄕

웅번(熊轓) 닿는 곳마다 칭송이 길었네 熊轓到處頌聲長

다섯 고을 효로 다스려 많이 은혜를 입었고五州孝理多懷惠

황당에서 어버이 축수하는 것을 사랑하였네人愛黃堂祝北堂

청천(菁川) 유희령(柳希齡)이 구성(龜城) 고을 관아에서 쓰다.

장수하는 땅에 하늘의 은총 흠뻑 내려壽域渾蒙雨露天

화산 고을 유달리 노인을 예우하였네花山偏荷禮高年

정사는 동헌에서 노인 섬기는 일 앞세우니政先老老黃堂上

그 은택 집집마다 어버이 섬기는 데 미쳤네澤及親親白屋邊

노인들 행렬 나눠 앉으니 백발이 반짝이고龜鶴分行華髮映

부모님 좌상에 모셔 색동옷 이어졌네椿萱壓座綵衣連

취해 돌아가 다같이 큰 은혜에 감탄하며醉歸共歎恩如許

남은 생애 성연에 답하기를≤p.0082≥ 기원하네願獻殘齡答盛筵

평생 효성으로 한 고을을 교화하였기에誠孝平生化一鄕

희화가 날을 아낌을 알아 오래 머물렀네羲和知愛駐偏長

해마다 미수 더하기를 삼가 원하노니年年祗願添眉壽

어찌 꼭 금옥이 집에 가득할 필요가 있으랴金玉何須更滿堂

농암 자자한 칭송 한 고을에서 으뜸인데籍甚聾巖獨擅鄕

아름다운 명성 이로부터 더욱 길이 전하리芳名從此更垂長

훗날에 숫돌처럼 평평해진다 하더라도他年若也平如砥

춘훤은 여전히 애일당에 그늘 드리우리依舊椿萱蔭一堂

하원(河源) 후학 장옥(張玉) 짓다.

≤p.0083≥병술년(1526, 중종 22) 중양일에 ≤p.0084≥분천에서 잔치를 올릴 때 그림[丙戌重陽日汾川獻燕圖] [그림]

≤p.0085≥ 이 보덕이 중양절에 어버이 장수를 축원하여 올린 시의 서문

李輔德重陽壽親詩序

우리나라에서 중국 제도를 본떠서 모든 도에 감목관(監牧官)을 두고 때때로 서울 관원을 파견하여 말을 점검하고 그 수효를 기록하게 하였으니 이를 ‘점마(點馬)’라 한다. 금년 가을에 예주(禮州)의 이군(李君) 현보(賢輔) 씨가 이 명을 받고 영남으로 갔다가 고향에 가서 부모를 찾아뵈었다. 도착하니 때가 모자 날리는 계절이어서 울타리에 국화가 향기롭게 피어 양친이 장수하는 즐거움이 좋은 계절과 잘 만났다. 그리고 관찰사가 미리 그 뜻을 알고서 이웃 고을 ≤p.0086≥수령들에게 공문을 보내 축수 잔치를 마련하도록 독려하였다. 마침 사는 곳이 작은 강과 접하였으므로 드디어 물가에 장막을 쳐서 남녀를 구별하여 연회석을 만들었고 노래를 부르는 기녀들도 다 모였다. 부친은 85세이고 모부인은 80세로서 안팎 연회석의 주인이 되어 희디흰 백발의 모습이 신선 세계에 있는 사람과 같아서 혀를 차면서 경건히 우러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에 이군이 술동이 앞에서 술잔을 씻어 삭랑주(索郞酒)를 따르고 남양(南陽)의 국화를 띄워 공손히 아우들과 함께 올려 축수하니 모든 손님들이 손을 들어서 칭하하고 ≤p.0087≥또 차례로 번갈아가며 축수 술잔을 올렸다. <남해(南陔)>와 <백화(白華)>를 번갈아 연주하여 흥을 돋우었고, 또 웃을 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몰래 작은 배에 기녀를 태워 장구를 치고 피리를 불면서 멀리 강물 가운데로 노를 저어 가게 하였으니, 어버이를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방도에 대하여 마음을 다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구경하는 자들이 온 성 안에서 다 나와 세상에서 성대한 행사가 있게 된 것을 알았다.

영해 부사(寧海府使) 채소권(蔡紹權)이 맨 먼저 절구 2수를 지어 찬양하여 뒤에 이어서 읊을 장본(張本)으로 삼았다.

≤p.0088≥ 이군(李君)이 행사를 마치고 대궐로 복명하여, 이윽고 나에게 들러 그 전말을 말해주었는데, 나는 부모님을 여의 사람이기에 부러워하고 감탄해 마지않았다. 며칠이 지난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 더욱 간곡히 서문을 부탁하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맹자(孟子)가 “군자에게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나 천하에 왕이 되는 것은 그 속에 포함되지 않는다.[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라고 하였다. 대개 왕이 되어 천하를 소유하는 것은 사람의 큰 소망인데 저것을 가지고 이것과 바꾸지 않으니 세 가지 즐거움이 천하보다 큰 점이 ≤p.0089≥어떠하겠는가. 세 가지 중에서 천도(天道)와 관계되는 것이 한 조목이고 인사(人事)에 관계되는 것이 두 조목이니, 천도와 관계되는 것은 부모가 모두 생존하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바로 그것이고, 인사에 관계되는 것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아래로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과 천하의 영재(英才)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대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인사(人事)이고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것은 천도(天道)이니, 인사는 나의 힘을 다하여 충분히 이룰 수 있으나 천도에 이르러서는 ≤p.0090≥공자(孔子)같은 성인이나 증삼(曾參)같은 효자라도 참으로 그 사이에 터럭만큼도 끼어들 수 없다. 지금에 이군은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바를 하여 위로 하늘에서 얻어서 부모가 모두 생존하고 형제가 무고한 즐거움을 가졌으니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70세도 ‘드문 나이’라고 하는데 15년만 지나면 백세를 바라보고 십년만 지나면 90세를 바라보는 경우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이는 성인이고 효자인 자도 할 수 없는 것을 이군만 홀로 하여서 홀로 소유하고 있으니, 한 고을에 그런 이가 몇 사람이나 있겠는가. 한 고을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한 ≤p.0091≥나라에서도 많이 볼 수 없다. 한 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천하에도 아예 없거나 겨우 몇이 있거나 할 것이다. 천하에 아예 없거나 겨우 몇이 있거나 한 것이 한 나라 안에 있기에 한 나라 사람들이 다 귀하게 여겨서 노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해 부사의 시가 쉰여섯 글자에 불과하지만 이어 화답하여 장차 몇 천만 수가 될지 알 수 없다. 세상의 선비들이 반드시 나의 말을 듣고서 기꺼이 축시를 지어 왼쪽으로 이어서 쓰게 될 것이다.

황명(皇明) ≤p.0092≥가정(嘉靖) 병술년(1526, 중종 22) 겨울에 눌재거사(訥齋居士)가 삼가 서문을 쓰다.

경축 연회의 시권에 쓰다

題慶筵詩軸

내 보니 자식 낳아 머리가 마르기 전에吾看生子髮未燥

밤낮으로 쓰다듬으며 입신양명 바라는데日夜撫頂冀立揚

하루아침에 부귀하여 열정에 이르면一朝富貴至列鼎

어느새 풍수의 한에 부질없이 슬퍼하고 말지已矣風樹徒悲傷

두 가지 섬김 다 완전함은 옛날부터 적었으니二事雙全從古少

참으로 덕을 뿌리지 않고서 어찌 그렇게 되랴苟非種德焉能當

누가 지금 이내상에게 비할 수 있으랴誰似今時李內相

구십 세 양친이 아직도 건강한 것처럼九秩耶孃尙强康

일찍 <녹명>을 노래하여 벼슬하니早歌鹿鳴貢帝庭

높은 명성 찬란하게 한 고을을 울렸네超名奕舃殷一鄕

임명장 받들어 영예로 봉양한 지 수십 년捧檄榮養數十載

큰 고을 곳곳에서 공황을 구가하였네列傍鉅郡歌龔黃

특별히 승정원에 성대하게 조서를 내리니特下鸞詔盛銀臺

구경당에 먼저 환성이 울려퍼졌네懽聲先騰具慶堂

바로 비황 내려 귀향하여 어버이 모시니 旋賜飛黃歸洗牏

융숭한 ≤p.0093≥성은에 조야가 감탄하였네 朝野嘖嘖聖恩汪

태수는 쇠뇌를 지고 앞장서서 달리고太守負弩爲前驅

방백은 행차 머물러 길가에서 기다렸네方伯駐節候路傍

문에서 기다리는 눈에 들어오는 찬란한 빛 倚門望中爛生輝

초관과 옥 귀고리 고향에서 빛나네貂冠玉珥暎榟桑

큰 강가에 구름 같은 장막 높게 펼치니高張雲幕大江濱

어룡 잠긴 물속에 산하 그림자 어른거리네山河影動魚龍藏

이 때가 바로 정해년 초겨울이어서是歲丁亥之初冬

매서운 추위에 바람이 거세었는데 寒威料峭風力剛

상제가 염려하여 축융에게 명하여上帝念此勅祝融

온기를 불어넣어 봄 햇살이 돌아왔네呵噓溫氣回春陽

따뜻한 바람과 햇살 너무나 반가우니 風日姸暄大有情

버들 춤추는 듯하고 물새 날아오르네渚柳似舞沙鳥翔

진수성찬이 은쟁반에 쌓여 있고龍胙鳳炙堆銀盤

금 술잔 옥 술병이 수없이 돌았네金樽玉壺紛千行

서왕모가 천년의 선도를 받들어 올리고王母捧進千年桃

옥왕제가 아름다운 글을 내렸네玉皇勅賜雲篆章

신선같은 모습으로 서로 상좌에 앉으니仙姿相對壓上座

얼굴은 봄꽃 귀밑머리는 서리 같았네顔如春紅鬢如霜

춘훤 그림자 속에 화기애애한 정취椿萱影裏情融融

준오 날지 않아 ≤p.0094≥겨울 해가 길었네踆烏不飛冬日長

옛날 무릎에서 떼쓰고 울던 아이가昔時嬌啼膝下兒

오늘은 비단 도포 입고 옥을 찬 분今日玉珮雲錦裳

<목계가> 우렁차고 색동옷 입고 춤추니木鷄歌高舞綵衣

십리에 어로의 향기 피어 올랐네 十里飄拂御爐香

북두로 술 따라 남산의 장수 축원하니手斟北斗祝南山

남극 노인성이 반짝반짝 빛나네南極老星動光芒

한 구역의 풍류가 바로 신선 모임이니一區風流是仙會

요지의 잔치 어찌 자랑할 것이 있으랴瑤池之宴何足張

여러 고을 사람들 발이 부르트면서 왔고數郡人民重趼至

좌우에서 구경하는 이들 담처럼 둘렀네左右觀者如堵墻

그중에 부로들 눈물 흘리며 하는 말이箇中父老垂淚說

고을이 있고부터 이런 영광이 없었다네自有此鄕無此光

뜰 가득한 묵객들 아름다운 일 축송하여滿筵詞客頌勝事

붓을 휘둘러 주옥같은 시를 읊었네爭揮綵筆鳴琳琅

돌아와 조정 관료들 다 참여하니歸來挫盡縉紳中

하루 천 편의 시가 상자에 가득 찼네一日千首盈金箱

여광이 외람되게 동호자에게 미쳤으나餘光叨忝東湖子

이몸 재능이 없으니 어찌 감히 바라랴賤子才薄安敢望

나는 당시에 영가의 ≤p.0095≥백성我是當年永嘉氓

영가의 어진 정사 실컷 맛보았네永嘉德政曾飽嘗

충효가 이와 같이 밝게 드러났으니忠孝昭昭有如此

경사 기름이 남다르지 않을 수 있으랴毓慶能不異尋常

가문에 경사를 쌓음이 두텁기에吾知于門積慶厚

멀리 후손까지 미쳐 끝이 없고遠及雲仍應未央

훗날 이 시권 이어져 수레에 가득하여他年此軸續盈車

청사에 기록되어 더욱 훤히 빛나리傳入靑史增輝煌

내 이름 끝에 끼였으니 얼마나 다행인가何幸姓名厠紙尾

천추만세토록 무궁히 전해지리라千秋萬歲垂無疆

부모 봉양을 위해 영천 군수(榮川郡守)를 구하여 부임하는 이비중(李棐仲)을 삼가 송별하다.

奉別李棐仲爲養乞榮川郡守之任

금의환향하여 색동옷 입고 재롱을 떨고錦衣去作斑衣戲

양친 연세 높아 기쁨과 두려움 교차하리具慶年今喜懼幷

≤p.0096≥보국의 날은 길고 어버이 섬길 날은 짧기에報國日長親日短

새로이 은총 받아 영예롭게 군수가 되었구려拜章新寵郡爲榮

청학도인(靑鶴道人) 쓰다.

어제 아침 얘기하고 작별하자던 약속昨朝期話別

오늘에 어찌하여 서로 어겼는지今日奈相違

세상일이란 구름과 비와 같고人事如雲雨

덧없는 명예는 시비가 분분하네浮名有是非

훤당에 계신 백발의 어버이께萱堂雙白髮

해질녘에 색동옷 입고 재롱떨겠지西日一萊衣

이것은 바로 평소 이루려던 소원卽此平生願

어느 때 다시 북쪽으로 돌아오려나何時更北歸

자미(子美)

≤p.0097≥ [빈면]

≤p.0098≥ [표지 이면]

≤p.0099≥ [뒤 표지]

표점 애일당구경첩 상책

한국국학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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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001≥[빈면]

≤p.0002≥(愛日堂)具慶帖[앞 표지]

≤p.0003≥[표지 이면]

≤p.0004≥[빈면]

≤p.0005≥戊辰秋(漢≤p.0006≥江)飮餞圖 [그림]

≤p.0007≥送(李棐仲)歸(永川)序

余嘗觀士之仕于朝者, 其初莫不欲蹇蹇匪躬以忠於國, 立揚身名以孝於親. 及其達也, 爵位累其心*利祿膏其口, 名韁焉以縶之*世網焉以縻之, 悠悠碌碌仕宦于朝, 親在萬里而身居京師, 以至闕滫瀡之養*廢溫凊之問, 甘老死而不得終孝者, 世亦有之. (孔子)以家貧親老不爲祿仕, 以爲不孝, 凡人之求富貴利達者, 非徒爲其國, 蓋亦爲其親焉. 得於親而失於國, 非≤p.0008≥忠也; 得於國而失於親, 非孝也. 若(李君)者, 可謂兼得之矣.

(李君)本(嶺南)人也, 與余同居澤宮已七八歲矣. 厥後(李君)登第, 爲翰林學士, 余亦承乏其後, 復相得益密, 深知(李君)之爲人也. 其平居, 孝友著於家庭*行義聞於鄕閭, 及其達也, 爲物論所推重, 歷踐華要, 其於名韁世網, 宜若有所縶焉縻焉. 而悶親之老不自克, 力求外補, 朝廷重違其請, 以刑曹正郞出郡(永川), 豈親在萬里而身居京師, 不得終養者歟?

≤p.0009≥古人以富貴歸故鄕爲晝錦之榮, 公之是行, 其榮豈特晝錦哉? 公至郡之日, 政之蠹者, 革之; 俗之弊者, 祛之, 平其賦而簡其令, 使一郡恬然無事. 然後時時往覲萱堂, 列五鼎*備三牲, 叔伯滿堂, 賓從盈門, 奉觴稱壽, 秩起爲舞, 綵衣婆娑, 鶴髮怡愉, 以極榮養於六期之內, 則公之忠於國而孝於親, 可謂兩至矣.

吾聞: (漢)之時有(尹翁歸)者, 以孝廉治其郡, 傍郡化之, 人人皆有孝廉之行. 今公之歸, (永)之士大夫皆以公之孝於親≤p.0010≥而不失於忠爲法, 傍郡化之亦如是, (嶺南)之士大夫亦如是, 則公之爲是郡, 夫可量哉?

噫! 吾親爲(湖南)宰, 今已有年, 嘗欲歸養而未得焉. 雖有(李君)之心, 而未得(李君)之郡, 欲行(李君)之事, 不可得矣, 良可歎也. 其於行, 旣佳之, 又羨慕之, 又從而爲之序. 詩云:

千里雙親白盡頭, 棘林棲鳳不爲羞.

紅旗紫蓋翻斜日, 銅虎金章照暮秋.

衣錦(相如)還(蜀)土, 看花(何遜)向(楊州).

他年掛綵長紅日, ≤p.0011≥欲倩寇君爲少留.

落魄(楊州)已十秋, 人言(杜牧)最風流.

橫吹鐵篴(南川)水, 半掛珠簾(明遠樓).

身上舊衣遺酒臭, 篋中香枕濕油頭.

因君此去還成感, 白首空懷少壯遊.

【十年前, 家君作宰(新寧), (寧)卽(永)之傍邑. 漫浪遊跡, 至今往來懷中, 故下篇多及之云.】

(東湖散人) (李希輔)

國士如君有幾人? 此行偏惠一州民.

朝廷不是難容子, 黑綬銅章屈爲親.

(東陽) (大用)

≤p.0012≥(太白)之山連(小白), 巍然磅礴雄南東.

騁靈騖奇自(長白), 元氣近與(蓬)*(瀛)通.

(宣城)有縣卽山南, 正當淸淑來停窮.

異產非金亦非玉, 忠信十室何紛悤?

吾友(棐仲)乃其一, 撑天意氣自桑蓬.

(明光)獻賦是靑年, 文名十載稱專工.

年前冠豸坐烏臺, 凜凜肝膽吹霜風.

玉堂金馬盡虛坐, 雲程萬里誰爭雄?

日側西岑思偏苦, 秋風歸意如驚鴻.

朝廷優子借一郡, 奉親甘旨何其豐?

(臨皐)古稱山≤p.0013≥水鄕, (會稽)豈獨留(謝公)?

千巖萬壑養性情, 坱圠至化無爲中.

淳風況自(羅)代遠! 牛刀不必煩吾功.

抱病今朝送君行, 有懷欲語君應恫.

十年交遊半塵土, 咄咄向壁還書空.

南州又哭(寓庵)人, 蒿屍何日歸幽宮?

知君道出曠如下, (山陽)感舊將吾同.

營喪且盡十分力, 感激義類由君衷.

寄語全城二三子, 亦知我言爲不訌.

【末語欲(明仲)*(士輝)*(浩叔)輩聞耳】

≤p.0014≥(鷄林) (公碩)

龜章虎符馬飛騰, 出守南州氣槪增.

樓合人高多綠出, 山隨政簡瑩寒氷.

徒爲善譽何言治? 如未仁民不貴能.

直待二天歌罷後, 定看丹陞褒書徵.

(明之)

六期那恨隔楓宸? 五馬堪誇晝錦身.

堂上稱觴雙白髮, 門前傾蓋幾朱輪?

鞭蒲暫試(劉君)政, 歌麥從知(張守)仁.

百里桑麻深雨露, (嶺南)爭道(永川)民.

≤p.0015≥訟庭人寂草空深, 春至村村布穀音.

(明遠樓)中無一事, 使君終日坐鳴琴.

繁華寂寞兩非眞, 謾說袈裟尙掛身.

百步寧能多五十? 南宮醉語更諄諄.

簾靜黃堂晝政垂, 使君醉臥更何爲?

洛中倘記交遊事, 時和(韋娘)小壁詩.

【詩多戲語, 然時有規尙簡靜而民自理, 僕意也. 】

(正德)戊辰秋, (慕齋) (金國卿).

黃落秋山葉正飛, 嶺雲橫處是親闈.

歸心的的如鴻鵠, 不日(鯉)庭著彩衣.

(穎川)人共說名郡, 爲屈(黃公)鼎鼐賢.

有脚春暉≤p.0016≥偏照處, 兒將竹馬共爭迎.

數月秋官袂接襟, 寸心唯許恤兼欽.

城南此別情無耐, 尊酒休辭恣意斟.

(終南) (汝霖)

太守風稜足起予, 世間餘子但紛如.

本非斗印誇趨走, 端爲萱堂問起居.

天語肯忘辭闕後? 政聲還播下車初.

當年病手應脩史, 準擬高名不一書.

(蘇世良) (元友)

(大田村)中梅雨來, 溪邊小樓對山開.

別後主人頭更白, 黃花何處醉登臺?

(明遠樓)前溪水涯, 新秋小屋客來移.

古木烏啼天≤p.0017≥欲暝, 蕭蕭落葉獨吟時.

(鳩井村)中姓(崔)人, 秋來柿子幾番新?

當時醉臥吾能記, 月影扶踈雲滿身.

鬱鬱幽居雪滿頭, 登臨懷抱更淸秋.

當時淚落靑山濕, 應有黃花帶舊愁.

曾被虛名誤半生, 靑山白首合歸耕.

萬死南荒猶未悔, 更從年少入西淸.

多君鶴髮有雙親, 歸去朱輪一笑春.

十載松阡長入夢, 可憐奔走九街塵.

(鷄林) (崔淑生) (子眞)重陽日書.

≤p.0018≥趍庭爲郡日, 五馬亦榮哉!

捧檄顔生喜, 携琴鶴共來.

嬌兒迎竹馬, 壽酒酌金罍.

製錦知能事, 摻刀却易裁.

佳麗東南郡, 風流■更長.

一樓(明遠)近, 萬戶樂耕桑.

秋水鱸魚美, 春盤猫芛香.

何時一相見, 把酒對(淸凉)!

(獻之)

海東列郡知幾何? (嶺南)形勝最可誇.

名藩巨鎭擅佳麗, (永州)風物尤繁華.

鎭綏必須名望高, 朝廷遴選皆英豪.

(隴西) (李侯)人中鳳, 羽彩婀娜非凡曺.

昔曾與我入玉堂, 連裾接佩同翶翔.

邇來相失各奔竄, ≤p.0019≥(渭)樹江雲思渺茫.

如今復覩聖明日, 擬上虞庭補龍黻.

胡爲乞郡不自由? 白雲鄕國歸心切.

知君此去緣養親, 不是(思彦) (山陽)屈.

君歸桑鄕奉甘羞, 五鼎榮養誰與儔?

具慶堂前綵衣舞, 壽杯瀲灩還相酬.

伊予怙恃俱已逝, 風樹悲懷靡所戾.

離亭今日送君行, 念此悠悠空雪涕.

況今遺民經喪亂, 環堵蕭然猶未按!

君須先自務懷柔, 莫使嗷嗷悲澤鴈. 【鄕】

(晉山) (柳仁貴) (子榮)

秋風故鄕路, 五馬靑絲鞚.

下車過里門, 父老想驚動.

萬井歌/五袴//, 閉閤琴/三弄//.

徵還應未久, 佇見百≤p.0020≥錢送.

年來苦思歸, 不爲蓴鱸美.

鶴髮方倚門, 捧檄那堪喜?

一麾非爲屈, 名駒試千里.

莫輕(龔遂)短, 氓俗稱“髥李”.

洛下交遊久, 晤語常亹亹.

尋聞乞外郡, 相見知無幾.

慇懃贈一言, 爲君書紙尾.

此去拯民瘼, 積慶天所棐.

南土歲方熟, 四野歌飯罋.

高臥(八詠樓), 喜占三刀夢.

山川殊阻闊, 憀慄天宇空.

故人竹下徑, 無復邀(二仲).

≤p.0021≥昔時遊都下, 戱著忍辱鎧.

今日守(會稽), 淸晝輝錢彩.

莫誇(蜀)人寵, 要免(距心)罪.

(河東)任毁譽, 榮辱委眞宰.

冉冉歲云徂, 摵摵輝短景.

登臨壯士別, 慷慨相規警.

瘡痍有未起, 爲政寬濟猛.

請君須聽取, 此言眞雋永.

有妹遠兄弟, 從人居(醴泉).

骨肉在他鄕, 不見今數年.

爲報平安字, 餽遺須頻傳.

若有北來使, 寄書問(玉川).

(文山)後人(從龍)

≤p.0022≥九月江頭菊正黃, 送君關外束行裝.

數年鄕信眞面目, 一笛郵亭幾短長?

鴈叫幽天秋浩渺, 烟收荒野雨凄凉.

悲秋又起離愁恨, 獨立無言到夕陽. 【短】

十年交契氣相孚, 各抱明珠愼暗投.

北望(漢都)山似束, 南來雲海水如油.

驪駒空唱離愁曲, 鶗鴂才鳴草樹秋.

折得柳枝要有說, 莫絆羈情絆宦遊.

(達城) (徐厚) (德載)

明月雙溪水上樓, 少年爲客數年遊.

欲尋舊跡嫌吾老, 今日臨分又一秋.

(花山) (瑛之)

≤p.0023≥五馬悤悤去, 南來爲兩親.

日華明彩服, 春色正芳椿.

父老歡開席, 兒童喜祝身.

餘恩推老老, 惠澤及黎民.

(永陽)曾一過, (明遠)有高樓.

大野微茫裏, 長天不盡頭.

四山圍面面, 一水去悠悠.

却愧身如縶, 何年得自由!

(平甫) 【與(子中)醉倒草修, 庶不負前約云. 】

螭頭曉旭玉笋班, 睡鴨香烟携滿袖.

亨衢日日散霜蹄, 金閨玉署紆紫綬.

三章乞郡屈爲親, 一騎出守迎親舊.

高堂歡宴舞綵餘, 瑤琴數曲彈淸晝.

鈴索不鳴簾幕垂, 桁楊臥庭苔痕覆.

神交百年淡如水, 蓮榜慣染芝蘭臭.

他年靑史循吏傳, 我當直筆君爲首.

(大觀齋) (沈義)]

<(李君) (仲)氏友, 結髮從遊久.

時聞謦欬語, 仰之如山斗.

學問要識理, 抱負自不苟.

俛仰拾科第, 衆推醫國手.

聯翩入藝苑, 秉筆書所守.

/春秋//二三策, 萬象呈姸醜.

薇垣責逾重, 一身當可否.

狂瀾決巨壑, 難容隻手救.

死生自有命, 所學不宜負.

奮臂探龍鬚,> ≤p.0024≥劇被(公冶)紐.

遠竄(花山府), 圖書唯左右.

白露成蒹葭, 荼蓼去莨莠.

中心苟正直, 外施何能誘?

風塵三尺劍, 心事一杯酒.

天心自悔禍, 聖人乘陽九.

群賢拔茅起, 吾道屬大有.

治絲不用棼, 制亂難雜揉.

輕重在諫列, 薦君稱爲首.

峩冠入烏臺, 獻替冕前黈.

矯枉不失過, 急病知所灸.

當時(李君)名, 播在萬人口.

(宣城)有故里, 夢入門前柳.

白雲賦/岵陟//, 志不在卯酉.

爲親屈一郡, 非以榮紫綬.

萊衣舞北堂, 稱獻南山壽.

地近偏所養, 懽情及諸舅.

治郡君所餘, 一境稱(杜母).

仁政不外求, 只在推所厚.

≤p.0025≥顧我守弊封, 不啻牛馬走.

低眉學吏俗, 伎兩還鹵莽.

鶴髮我雙親, 今月歸田畝.

此身合歸養, 未決猶抖擻.

僶俛避人謗, 祗以添厥咎.

(李君)聽我言, 知己固不偶.

末俗事多歧, 恩怨在乾糗.

衆口終漂山, 薰蕕混丹黝.

擧世盡殉名, 奔走如干掫.

爲郡病在此, 此病我所忸.

大道本無形, 至寶含塵垢.

吾觀醇吏傳, 實惠在去後.

(次野) 수결

≤p.0026≥ [빈면]

≤p.0027≥≤p.0028≥ 己卯季秋(花山)養老燕圖 [그림2]

≤p.0029≥九月晦日養老燕詩

歲稔時淸九月天, 公堂開宴會高年.

霜髥雪鬢傴僂輩, 赤葉黃花爛熳邊.

位設尊卑酬酢遍, 廳分內外管絃連.

樽前綵戲人休怪, 太守雙親亦在筵.

己卯秋, 設養老燕於(花山), 搜訪境內年八十以上老, 自士族至賤隷, 無問男女, 苟准齒者咸與焉, 多至數百人. 時予≤p.0030≥之嫏孃在(花)之隣縣, 距半日程, 年且八旬. 《軻書》云: “老吾老, 以及人之老. ” 當此佳辰, 開設燕席, 聚賓客娛鄕老, 而不先吾親, 情與事豈得歟? 因邀共參, 分作內外廳, 皆以吾老作主. 大張供具, 極盡歡欣, 觀者稱美, 予亦自多焉. 蓋仕宦而至將相, 享列鼎, 榮養其親者, 世豈無之? 作宰隣邑, 聚會鄕老, 而奉兩親同歡如予者, 宜未多得. 不識此後能更作此事否? 一喜一懼之懷, 自然生于歡感之餘. 遂成≤p.0031≥四韻詩, 示座中求和, 留以爲他日永慕之資云.

(聾巖) (愛日堂)詩

十室(宣城)是我鄕, 祖先餘慶積流長.

皤皤雙老年踰耋, 膝下雲仍已滿堂.

親老那堪戀帝鄕? 古人猶說事君長.

(平泉)世業(汾川)曲, 新作巖邊具慶堂. 【泉】

巖在家東二里, 高數丈餘, 上可坐二十人. 前臨大川, 灘激則響應, 聒亂人耳, 聲語不聞, 意者(聾巖)其以此而得名歟? 如有隱≤p.0032≥而黜陟不聞者居焉, 則名義尤合, 眞佳境也. 自先世卜居以來, 每於佳辰令節, 率子弟遊于此, 欲作亭臺增飾其美, 而不果者蓋累代. 迄我家君, 尤常念念, 而遷延不就以至于老. 予悶其先志之不遂*勝境之蕪沒, 因巖而基, 疊石爲臺, 作堂其上, 欲及家君之無恙, 侍遊其中以娛餘年, 名之曰“(愛日堂)”, 情志豈不急急歟? 成詩二絶, 求和諸公, 欲與前之養老詩幷留云.

≤p.0033≥(縯)荒拙仰和高韻, 眞所謂狗毛之續貂, 慚汗于懷. 然重違下敎, 錄奉.

使君誠孝感旻天, 鶴髮雙親享百年.

黃菊霞觴秋欲盡, 斑衣萱室意無邊.

從今老老歡聲沸, 興化年年慶事連.

堪恨龍鍾何怙恃? 叨參此日淚垂筵.

(淸凉)山水冠南鄕, 浩浩(汾川)一曲長.

卜≤p.0034≥築(聾巖)今幾歲? 八旬有慶在高堂.

高情開墅水雲鄕, 綵舞歡餘浩氣長.

花竹成林知雅趣, 依階繞砌映華堂.

(四止堂) (金縯)拜

次

一境感欣有二天, 閭閻又幸得豊年.

佳時設宴秋風外, 喜氣生君白日邊.

共說吾侯能老老, 從知家慶復連連.

州民自此皆興孝, 萬口雷喧撼四筵.

≤p.0035≥家世從前宅是鄕, 籠山流水發源長.

從今別築巖邊着, 有子如君眞肯堂.

遊子終能歸故鄕, 還家日月不知長.

斑衣日日是間戱, 擧目雙親在北堂.

(橡亭野老)稿

報德由來罔極天, 高堂況復八旬年!

悅親不在眞誠外, 及老須看禮數邊.

勝事一時元不偶, 歡聲百里想曾連.

玆行又値淸和節, 歸設(聾巖)具慶筵.

≤p.0036≥(嶠南)聞有(禮安)鄕, 最說(汾川)一帶長.

富媼只應慳不得, 公今愛日爲構堂. 【鄕】

公曾遺愛(密陽)鄕, 復此(花山)化日長.

重是百齡榮養地, 幾看綵舞繞高堂?

(嘉靖)元年, (南湖) (孫洙) (道源)敬次.

戱綵黃堂報所天, 仁推一境遍遐年.

簪花映發蒼顔色, 舞袖翻欺皓髮邊.

入斝春靑回渥澤, 當楡西日爲留連.

歆君永慶還堪淚, 老尹當時亦此筵.

【僕曾尹(鷄林), 亦設此燕. 看君詩帖, 傷感飜切, 自不覺言之及也. 】

≤p.0037≥ 家世人稱隱德鄕, 雙親八十慶能長.

人有駐景元無地, 唯有君家(愛日堂).

情深西日苦思鄕, 百歲晨昏未信長.

日進壽尊娛鶴髮, 一春和氣藹高堂.

(嘉靖)紀元淸和一日, (希樂堂)病夫臥草.

秋風簫鼓殷晴天, 値酒華軒慰大年.

白髮蒼顔臨座上, 丹楓黃菊映尊邊.

使君喜氣怡愉裏, 父老歡聲遠近連.

得邑南歸今更好, 明年何處又開筵?

(洛西) (浩叔)拜稿

≤p.0038≥民登壽考値(堯)天, 養老其虛更有年.

鮐背分行映秋晩, 遨頭奉几侍親邊.

(香山)未見雷封闔, (洛)社徒聞紺幰連.

爭似扶携傾一府, 承歡具慶敞華筵!

(淸凉)洞府號仙鄕, 深鎖煙霞景最長.

至樂百年寧有此? 重歡相對倚高堂.

一家能擅壽爲鄕, 隱德終知慶更長.

三島十洲人不見, 人間快樂只斯堂.

(退憂堂) (表憑) (敬仲)

≤p.0039≥南極星芒動碧天, (永嘉)當日饗高年.

能推榮養三牲願, 遍及窮閻半菽邊.

官政豈容家政異? 仁聲還與頌聲連.

想看白髮扶歸處, 墮履遺巾散綺筵.

【右, 奉次養老宴詩韻. 】

(汾川)一曲是仙鄕, 駐得春輝特地長.

白首兒啼能有幾? 秪應喚做老萊堂.

仁孝家聲擅一鄕, 仍知餘慶自應長.

胸≤p.0040≥中喜懼無人識, 只有踆烏照此堂.

【右, 奉次(愛日堂)詩韻. 】

<(南士華)>

白雲遙望極南天, 每念椿萱喜懼年.

盛事幸逢詩句上, 淚行空落旅窓邊.

欲將斗米爲親養, 倘得長絲繫日連.

自愧浮榮應挽我, 强扶衰病忝經筵.

(禮安)桑榟是君鄕, 門慶同流洛水長.

人世已修爲子職, 光陰還惜去堂堂. 【榟】

≤p.0041≥半在京師半在鄕, 宦情應短野情長.

春風更憶萊衣戱, (雙秀峯)前(孝友堂). 【家君有堂, 名以“(孝友)”云. 】

(嘉靖)元年三月日, (蘇世良) (元友).

次(永嘉)慶席諸公韻, 送(棐仲)覲親(嶺南).

雙親俱在(嶺南)天, 北闕休書尙早年.

像想行候閭閤日, 蹁跹彩舞壽樽邊.

東門祖帳簪纓合, 江上秋風≤p.0042≥霽景連.

苟仕忘親知幾許? 士林稱慶永嘉筵.

魚稻今應滿故鄕, 送君歸去興何長?

(江東)一棹猶云快, 況乃雙親在北堂!

(稚淸)蒿

罔極鴻恩等昊天, 惟將壽酒報椿年.

(花山)耆老問餘幾? 栢府兒郞今侍邊.

膝下烏情應未洽, 夢中臚唱定相連.

自傷每洒莪蒿淚, 秪爲他≤p.0043≥人賦壽筵.

一家興孝感諸鄕, 曾聽南人說話長.

千古(聾巖)知有主, 雲仍百世保斯堂.

有時鷄酒聚隣鄕, 非竹非絲樂意長. **

主勸賓酬旋醉舞, 雙親壽考坐中堂.

(蘿軒) (成之)

(棐仲)前在(安東), 逢九日, 板輿迎雙親, 又集民間男女年耆, 分廳開養老宴, 屬詩留其事, 和者亦衆. 今以謁覲自(禮州)還, 過吾, 解槖示之, 要一言切甚. 席上步≤p.0044≥本韻云.

(映湖樓)外水如天, 琴鶴淸風閱六年.

袍笏長身生膝下, 期頤二老出樽邊.

泥塗(絳縣)恩波徧, 歌舞鮐班喜氣連.

南府至今留勝事, 秋來誰復敞華筵?

又和(愛日堂)韻

(禮城)南嶠是君鄕, 千丈雙親鶴髮長.

愛日情深酬罔極, 萊衣戲處悅高堂.

≤p.0045≥休沐南臺出帝鄕, 嘶風驄馬嶺途長.

君王孝理今偏重, 故許歸寧(愛日堂).

(訥齋)拜稿

風樹人人怨彼天, 一家龜鶴獨彌年.

名都政在推恩日, 庶老歡從戲綵邊.

感發民彝增盛美, 扶携壽域更留連.

如今勝事多前觀, 聳聽中丞設慶筵.

忠信曾聞(禮)有鄕, (汾川)新築慶還長.

世≤p.0046≥喧不到(聾巖)上, 翠色萱椿蔭北堂.

(小白山)南聚德鄕, 掛繩西日意偏長.

蟠桃未結三千子, 奉水斑衣更上堂.

(鷄林) (公碩)稿

次【重陽日, 城主設養老燕, 陪兩親壓席. 民父亦參鮐班, 喜慶交切.】

人道吾鄕有二天, 能推老老慰高年?

掇英香惹萊衣上, 吹帽風輕鶴髮邊.

喜氣剩隨和氣合, 歡聲從≤p.0047≥與賀聲連.

南中此事看曾未, 何幸吾親亦赴筵!

(權橃)

次

心中不負一團天, 爲設(周)儀惜暮年.

孝理自吾非假外, 禮容由內不修邊.

三秋光景時方吉, 萬壽杯觴袂正連.

風樹造哀孤子慟, (三龜亭)上奈虛筵?

***

≤p.0048≥松柏岡陵擁一鄕, 爭輸鶴算歲年長.

蟠桃一獻萱椿笑, 天遣(羲和)駐此堂.

纍纍雙塚(永嘉)鄕, 宰樹西風葉韻長.

老子爲誰知愛日? 不堪哀淚到君堂.

(安東) (金瑛) 書于(樂齋)

奉和

腰佩銅魚作二天, 民安物阜致豊年.

屛開雲鬢羅紈外, 尊列霜楓錦≤p.0049≥繡邊.

諸老衣冠紛雜遝, 兩親車蓋亦留連.

(三韓)千古無雙慶, 不是尋常歌舞筵.

開燕重陽落帽天, 老人齊會樂餘年.

祥烟白帶萱堂畔, 瑞霧靑浮綉幕邊.

鐵撥鯤絃聲未闋, 鳳笙龍管響相連.

德星影接文星彩, 赫赫榮光生几筵.

≤p.0050≥君今衣綉晝還鄕, 具慶堂深白日長.

獻壽筵開和樂處, 戱披萊服舞中堂.

桑榟陰濃是故鄕, 女+耶孃無恙壽延長.

年來若覺南柯夢, 巖畔重開(綠野堂).

(愚溪漁隱) (良佐)稿

≤p.0051≥養老覃恩實自天, 府公承帖使之年.

揄揚上壽分三級, 扶擁雙親押一邊.

孝理只應歸具慶, 仁風從此及顚連.

白頭黃菊無今古, 擬向高秋踏舞筵.

(宣城)人比(鄭公)鄕, 際會風雲語合長.

報得春暉當愛日, (聾巖)巖上峙斯堂.

士貴生來不去鄕, 某丘某水感懷長.

幾年≤p.0052≥郎罷徜徉地, 突兀俄看肯構堂.

七十歲翁(曺伸)書于(今是軒)

(李先生) (棐仲)氏爲(安東)府使, 日用佳節修養老禮, 設宴客館, 轎迎兩親, 作內外宴主, 先生奉觴上壽, 躬執杯杓以次飮諸老. 是日極歡, 一府聳觀嗟嘆, 以爲蓄眼未見之盛事. 先生因作七言四韻詩, 徧屬座中次其韻, 中都大夫士亦續而和之, 將成卷軸以永其傳. 先生一日持以示僕, 恨不獲參席末睹盛光也. 忘陋次韻, 頌而禱云.

怡愉無事泣旻天, 列鼎何嘆負米年!

太守≤p.0053≥恩優養老日, 嬰兒戲劇弄雛邊.

觀瞻士女橋門塞, 歌詠衣冠卷軸連.

家慶由來知未艾, 今年每設去年筵.

(黃孝獻)稿奉

黃花猶艶乍寒天, 開筵公堂値有年.

鳩杖畢來窮巷裏, 霜髭亂舞夕陽邊.

翠尊酒與佳賓滿, 晧齒歌從急管連.

老老餘恩拚衆醉, 他年應共惜玆筵.

≤p.0054≥(宣城)聞說是仙鄕, (愛日堂)前政日長.

誠孝從來興感遠, 雲仍應不負斯堂.

孝行眞堪比一鄕, 自家餘慶料應長.

不安京洛人休怪, 淸夢長歸(愛日堂).

(咸從) (魚泳濬)稿奉

丈人胡福定膺天, 具慶高堂到百年.

捧檄鼎來淸洛上, 稱觴舊說(映湖)邊.

幾多鳩杖親霑飽, 四座簪花影更連.

共喜使君推善養, 椿萱況復壓玆筵!

≤p.0055≥分符常得近桑鄕, 早判君親事短長.

爲問前賢誇晝錦, 何如愛日扁新堂?

安得抽簪返我鄕, 庭闈百歲駐春長?

半生剛被浮名縛, 松菊渾蕪(十玩堂).

(十玩) (鄭雲卿)書奉

楓落霜寒十月天, 送君今日各衰年.

驪駒一曲都門外, 皂盖遙隨(鳥嶺)邊.

魏≤p.0056≥闕分憂行己卜, 北堂歸夢夜應連.

圭璋交映群公餞, 腸斷魂銷此別筵.

(稚湖)

奉贈

(棐仲)省親南行, 所以忘拙敢此者, 朝見貴稿中亦有僕荒律一首, 因知公不以詞華爲取, 而一以情志自許, 故冒萬死仰瀆淸案云耳.

一片雲飛夕陽天, 椿萱競秀共高年.

身辭金闕丹墀下, 心迫萊庭彩舞邊.

稻熟壽≤p.0057≥杯香液滿, 魚肥甘旨脆腴連.

鄕人畢至參玆會, 爭道當時孝理筵.

晨辭魏闕五雲鄕, 匹馬南行樂更長.

屋上靑山屋下水, 君家俱慶在高堂.

故人(竹溪) (明之)拜稿

同席烏臺六月天, 從今分袂會何年?

悅親勝事看詩句, 愛日誠心覓堂邊.

吾老未衰榮奄棄, ≤p.0058≥公親踰耋慶相連.

坐中幾費莪蒿淚? 不恨當時添此筵.

世卜(嶠南)山水鄕, 簪纓門地慶何長!

紛紛世上人無數, 始得君家具慶堂.

君家孝慶化南鄕, 頗覺人人善善長.

戱彩當年何地着? (聾巖)東有數間堂.

(王山灘主人) (兪仲翼) (國佐)

≤p.0059≥次(棐仲)養老律及(愛日堂)二絶韻, 錄奉. 【時兄爲親乞補星(州牧)】

乞得銅章下九天, 心兼喜懼是親年.

回頭更望山(三角0, 歸路忙尋嶺一邊.

淸(漢)漸分南(洛)隔, 老星遙向北辰連.

君恩到處深如海, 感激餘波及壽筵.

古人衣錦好還鄕, 況復雙親壽共長!

此去前途猶萬里, 歲寒松老棟明堂.

≤p.0060≥聞君家世善居鄕, 餘慶于今一倍長.

見說(聾巖)釘有額, 愛親知愛景堂堂.

(月城) (李思鈞) (重卿)稿

長繩安得掛靑天, 繫日桑楡作萬年?

壽酒又稱重九節, 彩衣聊戲菊花邊.

(嶺南)勝事爭傳播, (漢)北恩波遠接連.

父老當時聞共祝, 使君無病數開筵.

≤p.0061≥具慶筵中聚一鄕, 日華苦短意何長!

若爲乞得金丹鼎, 永世怡愉奉北堂.

家居不羡白雲鄕, 鶴髮俱存樂自長.

甲第紛紛列鼎食, 何如溫凊此高堂?

(德水) (李擇之)書

重陽景物媚晴天, 政値遨頭上壽年.

白髮怡愉萊戲裏, 黃花輝映酒尊邊.

≤p.0062≥江山供興秋如錦, 老稚同歡袂作連.

斗印又專名郡去, 每當佳節敞斯筵.

椿萱俱茂(嶠南)鄕, 勝事人人說更長.

愛日深情應罔極, 魂夢空勞(孝友堂).

(龍華山)前是我鄕, 白雲南望不禁長.

十年宦況無多子, 魂夢空勞(孝友堂).

(晉山)後人(蘇世讓) (彥謙)書于(淸心堂)

≤p.0063≥印章還領故山川, 治洽三年更有年.

樓據上游淸洛左, 境連親舍白雲邊.

爲迎具慶霞觴擧, 兼及高年鳩杖連.

追讀君詩空遠想, 世間人幾有斯筵?

闕下今還憶故鄕, 夢魂不憚道途長.

繡衣此日歸寧處, 依舊(聾巖)對北堂.

昔罹風樹永之鄕, 君作交承亦感長.

十≤p.0064≥五年來吾已矣, 羡君馳馹拜高堂.

春坊學士(灌圃丈人) (魚得江)書

兩人情好豈非天? 難得雙親共一年.

五馬喧闐山縣裏, 衆音交奏海樓邊.

多君此樂今猶繼, 嗟我前歡竟莫連.

記取重陽尊老日, 當時勝事在賓筵. 【(棐仲)雙親與吾父母皆同庚, 故及之.】

≤p.0065≥久踏紅塵寄帝鄕, 一方偏荷睿恩長.

夢回故國松楸鬱, 空羡(宣城)具慶堂.

(玉峯野老)書

久將銅虎管南天, 長見居民借一年.

善養本非(西伯)下, 戱啼猶及(老萊)邊.

黃花爛熳杯盤盛, 白髮欹斜醉舞連.

共說≤p.0066≥瑤池王母宴, 靈桃新摘薦初筵.

求官奉養近家鄕, 欲把千絲繫日長.

每到佳晨呼子姓, 板輿扶擁上高堂.

駟馬高車返故鄕, 世間榮幸亦應長.

爭如千騎里門下, 歲歲稱觴壽北堂?

(獻之)

≤p.0067≥鞠育慈恩是亦天, 每將椿壽祝長年.

雙親娛悅(花山)宴, 群老扶携落照邊.

勝事獨與佳節會, 鄕心猶自宦情連.

人間此樂知難得, 日暮簪纓散舞筵. 【筵】

聞說(宣城)魚鳥鄕, (聾巖)名家意便長.

箇中喜懼情思切, 白日明明照此堂.

擧世悠悠一醉鄕, 如公至樂更誰長?

≤p.0068≥白雲望斷天南北, 欲解豸冠躋此堂.

僚末(豊山)後人(沈思遜)

蝶老楓愁歲暮天, 高張佳會享殘年.

黃花晻映芳樽外, 白髮婆娑錦瑟邊.

坐使一方民俗厚, 還聞四野頌聲連.

重陽處處欹烏帽, 幾箇州官設此筵?

(聾巖)形勝冠南鄕, 物外乾坤日月長.

高≤p.0069≥會朱轓呈綵戱, 茅亭眞箇(耆英堂).

烟雨孤村魚鳥鄕, 岩邊流水發源長.

天公亦解娛親意, 四面雲山擁此堂.

(安分堂) (伯益)拜稿

次養老宴詩韻, 送(棐仲)赴(星山牧).

明公忠孝達于天, 際會昌期屬百年.

鐵面暫辭靑鎖下, 朱幡重向白雲邊.

≤p.0070≥恩頒五馬爲榮大, 勅賜雙親奉養連.

昔日(花山)多尙齒, (伽倻)耆老幾當筵?

次(愛日堂)詩韻

(汾川)一曲是公鄕, 聞說仙關日月長.

八十雙親俱慶下, 彩衣今復戱高堂.

征旆搖搖指故鄕, 壽尊開處慶延長.

千年罕覿公家事, 鶴髮雙親在北堂.

(鷲城)後學(楸溪子) (明叟)稿

望切廬門近暯天, 卯申維縶度年年.

≤p.0071≥一朝歸袖風披後, 千里家山醉眼邊.

遙想萱堂開笑日, 定知萊舞接雲連.

尊中酒滿歌聲發, 獻壽瓊杯已上筵.

白雲飛處是桑鄕, 强着征鞭客路長.

山館黃花開爛熳, 年光背我去堂堂.

(李偉) (大而)

歲樂辰良正菊天, 黃堂勝宴會高年.

東溟添注芳樽裏, 南極輝臨壽席邊.

抃舞千村群醉散, 歡謠百里喜聲連.

深≤p.0072≥知老老興民孝, 具慶人間罕此筵. 【(李君)所臨(安東府), 在(嶺南), 且近(東海), 故三四及之. 】

奉次(聾巖) (愛日堂)韻【堂有山水淸勝】

娛親新構水雲鄕, 歌管朝朝樂意長.

還似幔亭張會日, 曾孫滿眼拜高堂.

塵蹤曾記訪仙鄕, 溪洞留春化日長.

千歲椿萱交映翠, 壽觴霞液共升堂.

(安國)按(嶺南)日, 曾訪(棐仲)所居, 升堂壽雙親, 年俱八袠尙康強. 溪洞窈窕, 山水淸麗, 恍然若入桃源而値仙老. (聞韶) (金安國) (國卿).

≤p.0073≥南中北望九重天, 往復于今費幾年?

素節豈衰華髮後, 丹心方切白雲邊.

專城深眷君親竝, 分席餘榮上下連.

反哺人間無此比, 金烏應駐弄雛筵.

【(花山)養老宴韻】

昊天擬報千年矩, 孝子寧知百歲長?

白髮兒啼黃髮下, 猶將愛日揭新堂.

殘生望斷白雲鄕, 風樹悲鳴攪恨長.

每向春輝看落日, 不堪揮淚慰君堂.

【(聾巖) (愛日堂)韻】

【(春輝壇), (貞)爲九十慈親築家北園上, 獻壽歡戱之處, 今其已無奈何奈何. 因公起感, 不覺悲咽.】

(逍遙堂) (伴食翁) (貞之)稿.

≤p.0074≥ [빈면]

≤p.0075≥紅葉黃花欲暮天, (永嘉)公館慰高年.

(萊)衣舞袖秋風裏, 鶴髮童顔壽爵邊.

野老已隨鄕老至, 歌聲還與篴聲連.

人間縱有三牲養, 世上無如此日筵.

(星山)佳致是仙鄕, 竹嶼花齋引興長.

倚閭今日須歸養, 好把雙旌慰北堂.

(慵齋) (商老)稿奉

≤p.0076≥/五冠//淸調拂靑天, 戱着(萊)衣作少年.

赤葉紅花殘照裡, 蒼頭白髮暮雲邊.

鳳凰吟入歌聲鬧, 鸚鵡杯傳舞袖連.

勝事當時人共嘆, 世間能幾此開筵?

一區形勝是仙鄕, 壺裡乾坤白日長.

萱草百年春不老, 孝思端合也名堂.

(靈川) (兪瑍)稿

≤p.0077≥稽首慇懃謝二天, 長施恩禮敬高年.

酒兼江海應無量, 樂與乾坤豈有邊?

美事合傳朝野說, 縟儀宜畵子孫連.

白頭我亦頻承喚, 叨揖淸光忝錦筵.

層簷姸緻擅桑鄕, 況奉雙親樂日長!

孝子百年心計緊, 暗祈時序莫堂堂.

事實宜稱孝子鄕, 日光低繞畵簷≤p.0078≥長.

年年壽節人爭羡, 摠爲椿萱共在堂.

癸未春, (金世卿)拜.

報德誰堪罔極天? (永嘉)榮孝冠當年.

萱椿交暎黃堂上, 鮐鶴同歡彩舞邊.

錫類固應綿福慶, 推仁先已洽顚連.

又聞星嶽重開宴, 擬獻仙桃忝壽筵.

菊潭家世水雲鄕, 鶴髮萱椿流慶長.

早向鯉庭輸義分, 他年枉≤p.0079≥道許陞堂. 【慶】

白雲蒼巘是仙鄕, 洞裡泉源出派長.

一生純孝天應格, 萬壽長臨(愛日堂).

乙酉秋, (希剛).

闔境熙熙五福天, 椿萱高會壽朋年.

乞言令典覃鄕曲, 奉檄深誠到日邊.

≤p.0080≥歡弄鳳簫歌宛轉, 醉扶鳩杖舞留連.

至今父老猶追想, 詫向兒童說此筵.

家世靑氈樹石鄕, 松窓竹徑日偏長.

陔蘭細擷堪怡養, 白髮綦巾共一堂.

桑楡翳翳莫知鄕, 誰把長繩繫許長?

回斡餘暉戈有力, 陽烏應駐德≤p.0081≥星堂.

不獨恂恂化一鄕, 熊轓到處頌聲長.

五州孝理多懷惠, 人愛黃堂祝北堂.

(菁川) (柳希齡) 書于(龜城郡)齋

壽域渾蒙雨露天, (花山)偏荷禮高年.

政先老老黃堂上, 澤及親親白屋邊.

龜鶴分行華髮映, 椿萱壓座綵衣連.

醉歸共歎恩如許, 願獻殘齡答≤p.0082≥盛筵.

誠孝平生化一鄕, (羲和)知愛駐偏長.

年年祗願添眉壽, 金玉何須更滿堂?

籍甚(聾巖)獨擅鄕, 芳名從此更垂長.

他年若也平如砥, 依舊椿萱蔭一堂.

(河源)後學(張玉)稿

≤p.0083≥丙戌重陽日≤p.0084≥(汾川)獻燕圖[그림]

≤p.0085≥

(李輔德)重陽壽親詩序

國家倣唐制, 置監牧於諸道, 時遣京官, 閱其乘而籍之, 名曰“點馬”. 今年秋, (禮州) (李君) 賢輔)氏受是命, 往于嶺之南, 仍謁其父母于故鄕. 至則節屬吹帽, 香膩東籬, 具慶之樂, 與時而會. 觀察使前領其意, 文移旁城≤p.0086≥之守若令, 督辦壽親之席. 適其居接小江, 遂臨水設幄帳, 男女別其所, 聲妓畢集. 大人年八十五, 夫人年八十, 竝主內外筵, 鶴髮炯炯, 神仙中人, 人莫不嘖嘖敬仰. 於是(李君)洗盞樽所, 酌(索郞)之酒*泛(南陽)之菊, 匑匑然率其季以上壽, 衆賓抗手稱≤p.0087≥賀, 亦以次交錯獻酬. /南陔//*/白華//迭奏侑觴. 且謀所以開笑, 密令小舠載紅粧張鼓吹, 遙棹江心. 凡可以悅親之具, 無所不用其極, 觀者傾城而出, 咸知其人間盛事也. (蔡寧海) (紹權)首賦詩二絶以揄揚之, 爲後來賡唱張本.

≤p.0088≥(李君)竣事, 復命闕下, 已過余而語其巓跋. 余蓼莪之人也, 歆艶之不已*感歎之不已. 後數日, 再投書求序文益懇. 余以(孟子)稱“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夫王有天下者, 人之所大欲, 而不可以彼易此, 則三樂之大於天下≤p.0089≥也, 爲如何? 而三者之中, 係於天道者, 其目一; 係於人事者, 其目二, 係於天道者, 父母俱存*兄弟無故, 是也: 係於人事者, 仰不愧*俯不怍, 得天下英才而敎育之, 是也.

蓋人之所能者, 人事也; 人之所不能者, 天道也. 人事則足以盡吾力以致之, 至於天道, 則雖聖如(孔≤p.0090≥子)*孝如(曾參), 固不可容一毫於其間也. 今(李君)能人之所不能者, 而上得於天, 有俱存無故之樂, 則其人之所能者, 不足說也. 況七十且曰“稀年”, 而一百望三五*九旬望一十者乎! 是則聖且孝者之所不能者, (李君)獨能之而獨有之, 一鄕有幾人也? 非惟一鄕爲然也, 一≤p.0091≥國之不多見也; 非惟一國爲然也, 天下之絶無而僅有也. 天下之絶無而僅有者, 有於一國之內, 則一國之人所共貴而歌詠之者也. 然則(寧海)之詩雖止於五十六字, 繼而和之者, 將不知其幾千萬首也. 薦紳之士, 其必聞吾言而樂爲之書其左方矣.

(皇明) (嘉≤p.0092≥靖)丙戌冬, (訥齋居士)謹序.

題慶筵詩軸

吾看生子髮未燥, 日夜撫頂冀立揚.

一朝富貴至列鼎, 已矣風樹徒悲傷.

二事雙全從古少, 苟非種德焉能當!

誰似今時(李內相), 九秩耶孃尙强康?

早歌/鹿鳴//貢帝庭, 超名奕舃殷一鄕.

捧檄榮養數十載, 列傍鉅郡歌(龔)*(黃).

特下鸞詔盛銀臺, 懽聲先騰具慶堂.

旋賜(飛黃)歸洗牏, 朝野嘖嘖≤p.0093≥聖恩汪.

太守負弩爲前驅, 方伯駐節候路傍.

倚門望中爛生輝, 貂冠玉珥暎榟桑.

高張雲幕大江濱, 山河影動魚龍藏.

是歲丁亥之初冬, 寒威料峭風力剛.

上帝念此勅(祝融), 呵噓溫氣回春陽.

風日姸暄大有情, 渚柳似舞沙鳥翔.

龍胙鳳炙堆銀盤, 金樽玉壺紛千行.

(王母)捧進千年桃, (玉皇)勅賜雲篆章.

仙姿相對壓上座, 顔如春紅鬢如霜.

椿萱影裏情融融, 踆烏不飛≤p.0094≥冬日長.

昔時嬌啼膝下兒, 今日玉珮雲錦裳.

/木鷄歌//高舞綵衣, 十里飄拂御爐香.

手斟北斗祝南山, 南極老星動光芒.

一區風流是仙會, (瑤池)之宴何足張?

數郡人民重趼至, 左右觀者如堵墻.

箇中父老垂淚說, 自有此鄕無此光.

滿筵詞客頌勝事, 爭揮綵筆鳴琳琅.

歸來挫盡縉紳中, 一日千首盈金箱.

餘光叨忝(東湖子), 賤子才薄安敢望!

我是當年(永嘉)≤p.0095≥氓, (永嘉)德政曾飽嘗.

忠孝昭昭有如此, 毓慶能不異尋常.

吾知于門積慶厚, 遠及雲仍應未央.

他年此軸續盈車, 傳入靑史增輝煌.

何幸姓名厠紙尾, 千秋萬歲垂無疆! 【裏】

奉別(李棐仲)爲養乞(榮川)郡守之任

錦衣去作斑衣戲, 具慶年今喜懼幷.

報≤p.0096≥國日長親日短, 拜章新寵郡爲榮.

(靑鶴道人)書

昨朝期話別, 今日奈相違?

人事如雲雨, 浮名有是非.

萱堂雙白髮, 西日一萊衣.

卽此平生願, 何時更北歸!

(子美)

≤p.0097≥ [빈면]

≤p.0098≥ [표지 이면]

≤p.0099≥ [뒤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