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료 / 하얀그리움

○ 1467년(세조 13)∼1555년(명종 10). 조선 전기의 문신, 시조작가.
○ 자(字)는 비중(棐仲), 호는 농암(聾巖), 설빈옹(雪鬢翁). 시호는 효절(孝節),
○ 29세에 [생원시] 연산군(燕山君) 1년(1495) 을묘(乙卯) 증광시(增廣試) [생원] 2등(二等) 3위,
○ 32세에 [문과] 연산군(燕山君) 4년(1498) 무오(戊午) 식년시(式年試) 3등(三等) 20위 급제,
○ 본관은 영천(永川). 이파(李坡)의 증손으로, 이효손(李孝孫)에 손자이고, 참찬 이흠(李欽)의 아들이다. 어머니는 권겸(權謙)에 딸이고, 부인은 권효성(權孝誠)에 딸이다,

○ 본관소재지는 경상북도(慶尙北道) 영천군(永川郡), 영천이씨(永川李氏)의 시조 이문한(李文漢)은 고려 때 평장사(平章事)를 지냈다. 6세손 익양군(益陽君) 이극인(李克仁) 이후의 계보는 실전되어 분명하지 않고, 고려시대를 기점으로 신호위대장군(神虎衛大將軍)을 지내고 영양군(永陽君)에 봉해진 이대영(李大榮: 시호는 문정)과 영동정(領同正) 이부(李磗)를 각각 파조로 하는 2계통이 있다.

○ 연산군 4(1498)년 식년문과에 급제한 뒤 32세에 벼슬길에 올라 예문관검열(藝文館檢閱-정9품)을 거쳐,
○ 연산 8년(1502) 춘추관기사관(春秋館(記事官-정8품)이 되어 재임중이던, 10월 사관(史官)의 자리가 가장 멀어, 정청(政廳)에 들어가 가까운 대간 앞쪽으로 옮겨 줄 것을 청하였으나 들어 주지 않았다, 이어서 예문관봉교(藝文館奉敎-정7품)를 거쳐,
○ 연산 10년(1504) 38세 때 사간원(司諫院) 정언(正言-정6품)이 되었으나, 4월 빈객(賓客) 홍자아(洪自阿)의 비행을 논하였다가, 당시에 곧 논계(論啓)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 4월 안동(安東) 안기역(安奇驛)에 정역(定役) 되었다.
그뒤 성희안(成希顔), 박원종(朴元宗) 등이 연산군을 폐하고 진성 대군(晉城大君)을 왕으로 추대한 중종반정(中宗反正)으로중종이 즉위하고,

○ 중종 2년(1507) 사헌부(司憲府) 지평(持平-정5품)에 복직되었다,
○ 중종 8년(1513) 사간원(司諫院) 사간(司諫-종3품)이 되고,
○ 중종 9년(1514) 9월 한차례 연임 되었다, 밀양부사(密陽府使-정3품), 안동부사(安東府使), 충주목사(忠州牧使-정3품)를 지냈고,
○ 중종 17년(1522) 4월 사헌부(司憲府 집의(執義-종3품)에 올랐다,
4월 사치(奢侈)한 풍속(風俗)의 폐단을 아뢰고, 충주(忠州)·안동(安東) 등의 부사(府使)와 수령으로 있을 때의 예를 들어 혼례와 장사 때의 사치한 풍속을 바로 잡을 것에 대하여 건의 하였다,
○ 중종 18년(1523) 성주 목사(星州牧使)가 되었는데, 12월 경상도 관찰사(慶尙道觀察使) 방유령(方有寧)이 장계(狀啓) 하여, 성주 목사(星州牧使) 이현보(李賢輔)는 마음을 공정하고 청렴하게 지키고 직사(職事)를 부지런하고 삼가서 다스립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현보에게 향표리(鄕表裏- 국내에서 생산한, 옷 한 벌을 만드는 데 드는 안팎감) 를 내리라.” 하였다.
이어서 임금이 하유(下諭) 하기를, “네가 받은 고을은 땅이 크고 인물이 많으므로 백성을 돌보는 직임을 맡아보기가 참으로 어려운데, 공정하고 청렴하며 근면하고 근신하여 혜택이 백성에게 미친다 하니 내가 매우 아름답게 여긴다. 특별히 향표리(鄕表裏) 를 내려 내가 권려(權勵)하는 뜻을 보이니, 너는 내 지극한 마음을 잘 알아서 끝내 변하지 말라.” 하였다,
○ 중종 19년(1524) 7월 다시 사헌부(司憲府 집의(執義)가 되었은나, 8월 경상도 관찰사 김당(金璫)이 장계하기를, “성주 목사(星州牧使) 이현보(李賢輔)가 어버이의 나이가 80이기 때문에 정사(呈辭)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신이 본주(本州)를 순찰하러 가니, 고을 사람들이 길을 막고 유임(留任)해 주기를 지성스럽게 청했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어버이의 나이 80이면, 법에 마땅히 돌아가 봉양해야 하므로 만류할 수 없으니 체직하라.” 하였다.
○ 중종 21년(1526) 11월 왕세자의 교육을 맡아보던 세자 시강원(世子侍講院) 보덕(輔德-정3품)을 거쳐,
○ 중종 22년(1527) 9월 승정원(承政院) 동부승지(同副承旨-정3품)가 되고, 경연청(經筵廳) 참찬관(參贊官)을 겸하였다,
○ 중종23(1528)년 2월 유생(儒生)들이 전강(殿講)하였는데, 승지(承旨) 이귀령(李龜齡)과 부표(付標) 한 대문(大文)을 유생들에게 누설시켜, 추고를 받았다, 이어 수차 죄를 청하는 탄핵이 이어졌으나 들어 주지 않았다,
이어서 대구 부사(大丘府使)가 되었는데, 8월 홍응이 늙은 어버이가 예안현(禮安縣)에 있는데 대구와의 거리가 3백 리 밖이니, 《대전》의 법에 의해 가까운 데로 바꾸어 줄 것을 청하여, 우선 경관(京官)으로 바꾸고, 예안현 근방의 수령이 개만(箇滿)하여 갈리기를 기다렸다가 차임하도록 명을 받았고, 이어서 곧 영해 부사(寧海府使)가 되었다,
○ 중종 28년(1533) 3월 형조 참의(刑曹參議-정3품)를 거쳐, 7월 홍문관 부제학(弘文館副提學-정3품)이 되고, 9월 우부승지(右副承旨-정3품)가 되었다, 10월 나이 많은 부친을 봉양하고자 사직을 청하니, 임금이 휴가를 주고 아울러 근방 수령 자리가 나면 제수 하도록 명하였다,
○ 중종 31년(1536) 경상도 관찰사(慶尙道觀察使-종2품)가 되었으나,
○ 중종 32년(1537) 1월 풍기 군수(豊基郡守) 안서(安㥠)에 탄핵을 받을 때 관리 감독자로 함께 파면 되었다,
○ 중종 34년(1539) 10월 형조 참판(刑曹參判-종2품)에 복직 하였다,
○ 중종 35년(1540) 7월 한차례 연임되고, 10월 호조 참판(戶曹參判)이 되었으나,
○ 중종 36년(1541) 8월 나이를 이유로 사직을 청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이때 사신이 논하기를,
현보는 광영(光榮)을 좋아하지 않고 어버이를 위하여 언제나 외직(外職)을 구하여 나갔다. 어버이가 죽은 뒤에는, 지위가 2품이었고 나이도 많지 않았으나 조정에 있지 않으려고 여러 차례 물러가 휴양하기를 빌었었는데, 마침내 윤허를 받아 물러났다. 식자(識者)들은 그를 ‘스스로 만족해 할 줄을 아는 뜻이 있다.’고 칭찬하였다.
이어서 병을 이유로 사직을 청하였으나 들어 주지 않았고,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에 임명 되었으나,
○ 중종 37년(1542) 7월 다시 사직을 청하였다, 직함은 그대로 둔채 녹봉도 그대로 주라는 명이 있었으나, 고향으로 떠났다,,

○ 이때 실록은 이렇게 평하였다,
【이현보는 호조 참판으로 병으로 체직되어 동지중추부사에 제수되었다. 지금에 이르러 정사(呈辭)하고 전리로 돌아가니 조정의 사대부들이 강가에 나와 전송하였는데, 이는 영원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사신은 논한다.
이현보는 일찍이 늙은 어버이를 위해 외직(外職)을 요청하여 여덟 군현(郡縣)을 다스렸는데 모든 곳에서 명성과 치적이 있었다. 늙어서 부모의 상을 당해 예를 다했고, 상을 마치자 다시 조정에 들어와 여러 벼슬을 거쳐서 참판에 이르렀다. 하루아침에 호연히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자, 사람들이 다투어 말렸으나 소매를 뿌리치고 하직하고는 배를 타고 자유로이 떠났다.
배 안에는 오직 화분(花盆) 몇 개와 바둑판 하나뿐이었다. 집에 있으면서는 담담하게 지냈고, 틈이 있으면 이웃을 찾아가 도보(徒步)로 상종하면서 전사옹(田舍翁- 촌 늙은이) 으로 자처(自處)하였다. 집 앞에 큰 시내가 있어 배를 띄울 만했는데, 가끔 손님과 더불어 중류(中流)에서 노[枻]를 두드리며 두건(頭巾)을 뒤로 높이 제쳐 쓰고 서성거리니, 사람들이 바라보기에 마치 신선과 같았다.

○ 중종 38년(1543) 3월 대신들이 건의 하기를, 오랜 덕망이 있는 사람으로 연로하여 귀향하였으니, 이제 왕명으로 부른다 하여도 반드시 오지 않을 것이니. 음식과 물품을 하사하시어 백성들이 보고 감동하게 하소서. 하였다,
5월 직함이 그대로인 것을 이유로 글로 다시 사직을 청하나 들어 주지 않았다,

○ 인종 1년(1545) 6월 나이가 많아 사퇴하고 예안현(禮安縣)에서 살았는데 상호군(上護軍) 직함으로, 정치의 올바른 방법 등에 관하여 상소하였다, 이에 임금이 전교하기를, “이 상소의 사연을 보면 노쇠한 나이에 충성이 오히려 매우 간절하니, 내가 매우 아름답게 여긴다. 특별히 자헌 대부(資憲大夫-정2품)로 가자(加資)하여 칭찬하는 뜻을 보이고 또 병이 낫는 대로 곧 올라오게 하라. 이 뜻을 이조(吏曹)에 말하라.” 하였다.

○ 명종 4년(1549) 8월 한 자급(資級)씩 특별히 가자(加資)하고 하서하여 불러들이라는 임금에 전교가 있었다, 나이가 많음에 말을 내려주라는 명이있었다,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로 있었는데, 10월 상호군(上護軍) 어득강(魚得江)과 같이 글을 올려 다시 사직을 청하였다,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많아서 향리에 물러가 있었다, 사신은 논하기를. 아, 이 두 사람의 염퇴(恬退)한 지조와 자신을 지키는 의는 벼슬하기에 급급하여 아침에 은명을 받았다가 저녁에 사약을 받는 자들과 비교하여 본다면 그 차이가 현격하다.
이해 12월 노직(老職)으로 숭정대부(崇政大夫-종1품)에 임명하고, 본도의 감사로 하여금 먹을 것을 갖추어 지급하게 하였다. 이에 감사의 글을 올렸는데, 초택(草澤)에서 융숭한 예택(睿澤)을 입었으니 분수에 넘치는 외람된 상은 은명을 입은 것으로 몸둘 바를 모르겠다 하고, 자신을 돌아보니 놀랍게도 허리에는 보대(寶帶)가 둘려 있고 덕과 은총에 취하여 배가 부른데 입에 맞는 진수(珍羞)에 감격했습니다. 실속 없는 명예를 피하지 못했는데 아름다운 하사품만 겹쳐 이르렀습니다. 하였다,
○ 명종 6년(1551) 8월 고향으로 돌아온 지도 10년이나 되었고 천한 나이 85세나 되었는데, 다시 사직을 청하니, 전교하기를, “경이 초야에 있으면서 그대로 작록(爵祿)을 가지고 있으므로 미안해 하지만, 내가 경을 체직시키지 않는 것은 곧 어진이를 높이고 덕을 숭상하는 일이니, 사직하지 말도록 하라.” 하였다.
○ 명종 9년(1554) 1월 재변으로 인하여 구언(求言)하였으나 답이 없자, 역마를 타고 상경하라는 전교가 있었다, 이에 글을 올리자 임금은 오지 않음을 섭섭하게 여기면서도 지적한바를 특별히 유념하겠노라 하고, 본도로 하여 먹을 것을 내려 주도록 명하였다,
○ 명종 10년(1555) 6월 28일 졸하였다,

○ 영조 11년(1735) 경상도 유생(儒生) 김성윤(金成胤) 등이 상소하여 서원(書院)에 사액(賜額)하기를 청하였다,

허백당(虛白堂) 홍귀달(洪貴達)의 문인이며, 후배인 퇴계(退溪) 이황(李滉), 금계(錦溪) 황준량(黃俊良) 등과 친하였다.
조선시대에 자연을 노래한 대표적인 문인으로 국문학사상 강호시조의 작가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전하여오던 〈어부가(漁夫歌)〉를 장가 9장, 단가 5장으로 고쳐 지은 것과 〈효빈가(孝嚬歌)〉‧〈농암가〉‧〈생일가(生日歌)〉 등의 시조작품 8수가 전하고 있다.
○ 광해군4(1612)년 향현사(鄕賢祠)에 제향되었다가,
○ 숙종26(1700)년 예안의 분강서원(汾江書院)에 제향되었다.
○ 저서로는 《농암문집》이 전한다. 시호는 효절(孝節)이다.
참고문헌 - 사마 방목(홍치 8년 을묘](司馬榜目[弘治八年乙卯), 국조문과방목(國朝文科榜目), 성종실록(成宗實錄), 연산군일기(燕山君日記), 중종실록(中宗實錄), 인종실록(仁宗實錄), 명종실록(明宗實錄),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농암집(聾巖集), 농암선생년보(聾巖先生年譜), 청선고(淸選考), 은대선생안(銀臺先生案),

○ 연려실기술 별집 제8권:관직전고(官職典故)-감사(監司) ○
○ 중종조에 농암 이현보(李賢輔)가 경상도 관찰사가 되었다.
감사는 그 직책이 풍헌(風憲 규찰의 직책)을 겸하고 있는데, 본도(경상도)는 곧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한번 사사로이 인사하러 오는 길을 열어 놓으면 행정의 법도가 무너지게 된다고 여겨 방지책을 준절(峻截)하게 세우니, 자제와 친척이 감히 공관으로 찾아와 기다리는 자가 없었다.

동각잡기 하(東閣雜記下) 본조 선원 보록 2
○무인년(중종 13, 1518년) 이현보(李賢輔)가 경상도 관찰사로 있을 때에,
감사는 직책이 풍헌(風憲)을 겸하였는데, 본도(本道)는 친척과 친구들이 있는 곳이니, 사사로이 통하는 문을 한 번 열면 정법(政法)이 무너지게 된다고 하 여, 한계를 엄하게 하여 자제와 친척이라도 감히 공관(公館)에 출입하는 자 가 없었다.

○ 검은 얼굴 때문에 소주도병(燒酒陶甁)이라 불리다,
이현보의 외모상 특징은 검은 얼굴과 긴 수염이었다. 그래서 이런 일도 있었다. 연산군 때 사관으로 재직하면서 직필을 하였고 자주 왕의 뜻을 거슬렀다. 바야흐로 사옥(史獄), 즉 무오사화가 일어났을　때 연산군이 그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단지 철면(鐵面:검은 얼굴)에 수염이 긴 자를 가두라고 하여 70일 간 옥에 갇혀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풀려났는데 그것도 연산군의 실수 때문이었다. 당시 국왕의 위사로 깃발을 드는데 조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옥에 갇힌 이가 있었다. 이 자를 풀어주려고 하다가 마침 그 사람의 이름 밑에 적혀 있는 이현보의 이름에 잘못 찍힘으로써 풀려났다고 한다. 그리고 강직한 성품과 검은 얼굴 때문에 생겨난 별명이 소주도병(燒酒陶甁)이었다. 겉은 검지만, 안은 맑고 뜨거웠기 때문이었다.

○ 성격이 호탕하여 어려서는 사냥을 즐기고 학문에 전념하지 않았다. 유난히도 고집스럽고 장난스러웠다. 이를 걱정한 부친이 옹암이 18세 되던 해 임지였던 진보로 데려가, 19세 때 향교에 들어간 뒤로 학문에 전력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호탕한 성격은 관직에 연연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자연을 노래하는 삶을 즐긴 데서도 알 수 있다. 76세 때 지중추부사에 제수되었으나 병을 핑계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와 만년을 강호에 묻혀 시를 지으며 한거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이현보를 보고 이황은 “선생은 남을 위하는 데는 부지런하고 자신을 위하는 데는 졸렬했다. 항상 몸을 깨끗이 하여 넘치는 것을 경계했다. 경사가 있으면 문득 근심하며, 벼슬이 오르면 두려워 기뻐하지 않았다. 욕심이 없어 이익을 탐하지 않았으며, 무릇 입고 쓰는 물건이 간소하여 일개 서생과 다름없었다.”고 평하였으며, 어부가 발문에서는 “농암 선생은 강호지락의 참됨을 터득하였으니 바라보면 그 아름다움이 신선과 같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올바른 처신을 하여 세상의 존경을 받았다. 명종은 “경은 충효가 완전하며 나이와 덕이 고매하여 참으로 천하의 대로(大老)요, 당세의 원구(元龜)이다.”라고 이현보를 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