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위용이 드러난 국학진흥원을 지나 도산면 분천 애일당 아래, 사방은 산으로 둘러싸였고 물이 빠진 들은 푸른 초원으로 드러난다. 식혜덩쿨로 몸을 감싼 풀은 허리를 지나 가슴까지 자랐다. 발을 들여놓기가 겁이 나서 한참을 주저했다. 넓은 초원 가운데 네모난 못엔 청둥오리가 한가로이 먹이를 찾는다. 풀을 헤치고 한참을 들어가 산아래 십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비스듬히 누운 화강암 바위를 만난다. 행암유원이란 글씨가 고졸한 해서로 새겨져 어눌한 표정을 하고 있다. 행암은 농암선생의 여섯째 아들 이윤량이란 분으로 행암이 명나라에 가 있을때 황제가 관작을 내렸으나 받지 아니하고 분송 몇 그루만 가지고 돌아와 행암대에 심고 만년의 소영거리로 삼았다고 한다.

행암유원: 220㎝×90㎝ 크기의 바위에 한글자 24㎝정도로 음각으로 새겼다.

이윤량(1516-1589): 본관은 영천 자는 자구, 호는 행암이다. 농암 이현보선생의 여섯째 아들로 명종 7년(1552)에 문과에 급제하여 판관에 이름.

자료 및 글/장종규(서예가)